동묘시장 길고양이 학대사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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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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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학대사건 발생


- 11시 56분. 무엇 때문인지 놀란 고양이가 시계방 안으로 뛰어들어왔습니다.

- 12시 14분 이전 약 2분 간. 두 사람은 올가미를 만들고 쇠막대를 이용해 고양이의 목에 올가미를 걸었습니다.

- 12시 14분. 고양이는 올가미에 목이 매인 채 밖으로 끌려나가 길 한복판에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쓰러진 고양이의 입과 얼굴 부위를 금속 재질 집게로 자극합니다. 고양이가 패닉된 상태로 가게 앞에 대변을 누는 것이 보입니다. 고양이는 길 한가운데서 데굴데굴 구르며 도망치려 애쓰다가 자신을 눌러찌르는 쇠막대기에 저항합니다

- 12시 15분. 놀란 고양이가 일어서 사람들로부터 도망가려 하지만 목에 매인 줄로 도망가지 못합니다. 그 이후로도 질질 끌려다닙니다.

- 12시 16분. 고양이는 목이 매인 채 대롱대롱 매달려 상자 안에 박힙니다. 가해자는 고양이의 머리 부분쪽 뚜껑을 덮고 상자가 찢어질 정도로 발로 눌러 밟았습니다.




그저 안전한 거리 한켠에서 몸을 의탁하려던 길고양이 한마리. 단지 자신의 가게에 들어오려 했다는 이유만으로 상인분 몇몇이 올가미를 매고 집게로 눌러댔습니다. 사진 속 고양이는 난데없이 벌어진 폭력적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사투하는 과정에서 패닉 상태에 빠졌고 그 고통과 공포에 몸부림치던 고양이의 모습은 제보 사진과 영상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최초 제보자는 고양이가 피를 내뱉고 구토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습니다. 진단 결과 입술점막에 출혈이 있어, 입 안에 피가 고였다가 사투 도중 피를 흘렸을 가능성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극한의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목이 묶여 끌려 나오며 대변까지 눴습니다.

그 모든 과정과 끝난 후 상인들이 그 흔적을 치우는 모습까지 CCTV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단 20분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상인은 "덩치 큰 고양이가 계속 그르렁대 너무 무서웠다" "이불(담요)로 해보려고 했다" "가게 밖에서 바로 풀어주려고 했지만 다른 가게로 다시 들어갈까봐 박스에 담아 청계천에 방사했다" 고 이야기하며, '동물학대가 아니다' 라고 주장합니다.










영상을 보면 고양이는 무언가에 놀란 듯 이미 혼비백산한 상태로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 옵니다. 놀라서 숨은 고양이는 그곳에서 숨어서 떨며, 그저 위험을 피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고양이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상인은, 패닉에 빠져서 그르렁대는 고양이를 끌어내려는 방법으로 얇은 담요를 가져와 보지만, 당연히 그것들로 고양이를 내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 뒤로 이제 고양이에 대한 잔인한 사건이 진행됩니다.

카라는 현재 고양이가 강제로 담겨져 사람들 발에 밟혔던 상자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끌려다니며 흘린 피와 공포속에서 흘린 침 등이 여기저기 묻어있고 상자의 일부가 찢어져 있습니다.




피 묻은 상자와 다친 고양이가 있고, 목격자가 있고, 무엇보다 상인이 직접 공개한 CCTV 영상이 있습니다.




고양이의 목을 졸라 길거리로 달려 나오고, 고양이를 길 한가운데로 내동댕이 치고, 목을 죈 채로 허공에 들어 올리고, 박스에 담아 발로 짓밟고... 이 긴 고통과 공포의 시간 동안 사람들이 쇠막대로 얼굴을 자극하고 목을 졸라 들어 올려 상자에 짓눌러 담기까지, 고양이는 오직 목을 조르는 줄에서 벗어나려고만 할 뿐, 사람들 쪽으로 달려들거나 앞발을 내밀어 공격하거나 뛰어 올라 물려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저 죽음의 공포속에서 안 끌려가려 하고 찔러대는 막대가 무서워 방어할 뿐이고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려고만 할 뿐입니다.

고양이는 불필요한 학대를 당했습니다. 무지에 의했든 고의성이 있었든 그것이 영상이 보여주는 '팩트'입니다. 상인의 사정이나 의도가 어떻든 고양이를 학대했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언론이나 기사는 상인의 이야기를 부각하며 일부 동물애호가들이 과격하게 반응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고양이에게 외상이 없다고 사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를 송출하기도 했습니다. 왜 우리 사회에서 약자의 고통은 '가해자의 서사' 속에서 희석되어야만 할까요?

우리나라 동물보호법 제8조 2항은 '도구ㆍ약물 등 물리적ㆍ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가해자의 사정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모든 인권 문제에서 그렇듯이요.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생명을 '그깟 고양이'로 부르기도 하고, 그 고양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을 '고양이빠' 로 비하하는 것, 그 모든 것도 그만둘 때가 되었습니다. 사건의 본질은 상인의 공포심이나 혐오감정 등이 아니라 고양이가 '학대' 당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사건 당일 즉각 서울시의 책임있는 동물보호 행정을 요구했고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고양이의 안전한 구조를 위해 사건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서울시에서도 이 사안을 엄중하게 보며 경찰과 담당자가 현장에 출동하여 조사 후 필요에 따라 고발 조치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피해 고양이가 동묘시장에서 끌려나와 상자에 담겨 버려진 곳은 원래 서식하던 곳이 아닌 차량과 오토바이가 수시로 지나다니는 청계천 영도교 다리 위었습니다. 갑작스러운 가혹행위에 놀란 고양이가 상자에서 겨우 나와 도망쳐 갈 수 있던 곳은 아찔한 높이의 청계천 난간 뿐이었습니다. 



고양이는 난간에서 버티다 떨어져 119에 의해 구조되었고, 카라가 당시 현장에 도착해 시민들과 상인회가 직접 지키고 있던 고양이를 만난 곳도 바로 이 다리 위였습니다. 천만 다행스럽게도 동묘시장 고양이는 종로구 지자체와 119분들의 노력으로 구조되었고, 케어테이커 분들과 시민 분들께서 관심과 염려로 현장을 지켜주셨습니다.

















시민 분들은 피해 고양이를 조금이라도 안심시키기 위해 겉옷을 벗어 이동장을 덮어주고 계셨습니다. 카라의 차량이 도착하자 쭉 지켜주던 고양이를 옮겨주시고, 고양이의 상태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시민 분들은 상인들이 고양이를 담았던 박스까지 찾아주셨습니다. 상자를 건네주신 시민분은 "처음엔 여기에 쓰레기도 들어가 있어서 지저분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시민 분께서 그나마 정리해주신 낡은 상자에는 고양이의 혈흔이 남아 있습니다. 이 상자 속에서 고양이는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까요?






카라의 활동가들 또한 오직 이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갔지만, 결정적인 순간들에는 시민 분들이 계셔서 고양이가 살 수 있었습니다. 카라 활동가들도 시민 분들께 바톤을 이어받을 수 있어서 고양이를 병원에 무사히 데리고 갈 수 있었습니다.

‘그깟 길고양이 뭐가 대수라고’, ‘내 자식 내가 때린다는데’, ‘가족문제에 끼어들지말라’라는 가해자들의 말 한마디에 무수한 시민들이 부딪히며 싸우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사회입니다. 현장에서 싸워주신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고양이의 건강 상태





































고양이는 구조 당시 침을 흘리며 개구 호흡을 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카라는 서울시와 함께 이 아이를 서울시와 연계된 유기동물 응급의료센터(24시간 운영 동물병원)으로 안전하게 이동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해당 고양이는 누군가의 보살핌 속에서 이미 TNR을 받은 고양이로 보입니다. 최초 제보자님, 소식을 알리는 수많은 시민들, 현장에서 고양이를 지켜주신 분들이 아니었다면 고양이는 무사히 병원까지 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모두가 고양이를 살렸습니다.




고양이는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태로, 진료 결과 3세 정도로 추정되는 여아입니다. 임신한 고양이일지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뱃 속 작은 생명들도 걱정스러웠는데, 살이 쪄서 둔둔한 상태이며 고양이는 임신한 고양이는 아니었습니다. 살이 찔 정도로 잘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동묘시장에서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시는 할머니 덕분으로 추정됩니다.






고양이는 신체검사상 양측 앞발가락, 모든 패드에 출혈과 찰과상이 진단되었습니다. 대부분 발톱과 복부에서 찰과상이 관찰되었고, 우측 입술점막 내측에는 출혈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구조 당시 근손상 지표들이 엄청나게 상승했었습니다. 질병은 없지만 이상하도록 높았던 다른 수치들- AST와 LDH도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중이고, CK는 아직 고점 확인이 안 된 상태라고 합니다.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고암모니아혈증은 다행히 안정을 취한 후 해소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참 착합니다.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며, 친화적인 친구입니다. 사람에게 착한 아이였으니 더 쉽게 붙잡혀 고생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동묘시장의 변화




서울시도 해당 사건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주무관님도 카라의 활동가들과 함께 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입원시키는 한편, 종로구청에서도 혜화경찰서로 해당 상인을 고발하였습니다. 해당 상인은 우선 경찰에 조사를 받은 상황입니다.


시장을 떠나기 전, 고양이를 옮길 때 시장 구성원으로 짐작되는 한 남성은 "그깟 고양이가 뭐라고 그렇게들 난리야!" 하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깟 고양이 한 마리를 위해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사건 일주일 후, 카라는 동묘시장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동묘시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현수막을 걸고 계시던 동묘 시장 상인회 회장님과 상인회 분들을 시장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동묘 시장 내에서 생명을 경시하고 말못하는 동물을 과격하게 대한 행위가 일어난 것을, 상인회는 매우 유감으로 생각하며, 이번 행위의 가혹성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동묘 시장 내 고양이를 지속적으로 보호하고 돌보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라는 말씀을 직접 만나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동묘 상인회의 입장을 출력물로도 만들어 각 상점에 배포할 것도 계획하고 있음을 알려 주셨습니다. 서울 중심에 자리한 동묘시장이 동물과 함께 공존하는 것이 당연한 지역사회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가해자의 영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와 달리 사건 발생 일주일 후 찾아간 동묘 시장의 가해 상인은 사건 발생한 해당 상점 인근에서 평온한 상태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구조되었다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해서 사건이 끝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러한 피해 동물이 두 번 다시 없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확한 학대 행위 검증과 처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서울 중심에 자리한 동묘시장이 동물과 함께 공존하는 것이 당연한 지역사회로 거듭나기를 희망하며, 카라는 고발장 접수 등 사건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지속적으로 동묘 시장을 점검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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