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 ‘길고양이서 살인진드기 발견’ 보도에 대한 항의 및 후속•정정보도 요청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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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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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번호 : 1609-A-01

발신 일자 : 201691

수 신 : 문화방송 대표이사 (Fax 02-789-2004)

참 조 : 문화방송 보도본부장 (Fax 02-789-3921)

윤성철 기자(ysc@mbc.co.kr)

발 신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담당자 정책팀 한혁 070 4760 1221)

제 목 : ‘길고양이서 살인진드기 발견보도에 대한 항의 및 후속정정보도 요청

 

 

  1. 안녕하십니까? (사)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는 2002년 설립되어, 인간과 동물과의 평화로운 공존 실현을 목표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입양확산및 유기근절을 통해 올바른 반려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에서부터, 비인도적으로 동물을 착취하는 식육산업, 모피산업, 동물실험, 동물이용 전시·공연·시합, 야생동물 위협 등에 저항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카라는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복지와 권리를 대변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1. 귀 사는 지난 8월 26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살인진드기, 길고양이서 발견'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치사율 30%에 달하는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바이러스(이하 SFTS 바이러스)가 서울 시내 길고양이 17.5%에서 발견되었다며 “사람 간에 바이러스 전파 사례로 볼 때 길고양이와 사람 간에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1. 귀 사의 이같은 보도는 사실관계가 불분명하거나 팩트의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만을 일방적으로 기사화하고, 특히 이 과정에서 오해소지가 다분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에 대한 국민들의 불필요한 공포와 길고양이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를 부추기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1. 먼저, 귀사가 보도한 해당기사의 ‘살인진드기, 길고양이서 발견’이라는 헤드라인은 명백한 오보입니다. 귀사가 취재원으로 활용한 서울대 연구팀의 논문에서도 “Unfortunately, there is a lack of data on the tick infestation rates of Seoul stray cats, and no ticks were found from our sampling processes”라 적시되어 있습니다. 즉, SFTS 바이러스가 17.5%나 발견되었다는 연구팀의 표본에서도 실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사는 ‘살인진드기, 길고양이서 발견’이라는 표현으로 마치 길고양이에게서 살인진드기를 발견한 것처럼 오도하였습니다.

 

  1. 또한 귀사가 인용한 서울대 연구팀과 동일하게 서울시내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SFTS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연구조사중인 서울시의 경우, 8월 26일 “올해 4월부터 성동구, 동대문구 등 13개 지역의 길고양이 185두의 혈액 검사를 마쳤는데 바이러스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상반된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같은 비중으로 보도하고, 그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까지 살펴서 보도하는 것이 ‘불편부당한 공정방송’을 추구하는 귀사의 강령에 보다 근접한 보도태도라 판단합니다.

 

  1. 해당 기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사람 간에 바이러스 전파 사례로 볼 때 길고양이와 사람 간에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보도한 부분입니다. 귀사는 이같은 우려를 보도하면서도 이런 우려의 근거가 무엇인지조차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귀사의 우려와 달리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고양이와 사람 간 SFTS 바이러스의 전파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혹시라도’ 하는 생각에서 ‘우려’라고 표현하였다 설명하실 수 있겠으나, 치사율 30%에 달하는 질병에 대해 보도하면서 과학적인 근거 없이 ‘가능성 우려’라 운운하는 것은 결국 대책 없는 사회적 불안과 공포만을 일으킬 뿐인 극히 위험한 보도행태입니다.

 

  1.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귀사의 보도가 길고양이의 역할에 대하여 완전히 왜곡된 모습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대 연구팀과 서울시의 연구조사는 ‘길고양이를 통해서’ 해당 지역에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참진드기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즉, 귀사의 보도처럼 길고양이는 SFTS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아니라, 특정지역에 치사율 높은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고마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길고양이들에게 그만큼의 ‘건강과 생명의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1. 한국사회는 이제야 동물복지국가로의 발돋움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며, 동물보호와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번 귀사의 보도는 위와 같은 여러 이유들로 매우 유감스러우며, 직접 경험하고 계시겠지만 귀사의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항의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귀사의 보도로 인해 길고양이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가 확산하고 실제 학대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1. 그간 귀사가 ‘울릉도 유기견 문제’나 ‘마포 독극물 살포의혹 사건’등 다양한 기사를 통해 동물보호에 앞장서 오셨음을 잘 알고 있는 우리 단체로서는 이같은 상황이 너무도 안타까우며, 귀사에 해당 기사에 대한 정정․후속 보도를 요청 드립니다. SFTS 바이러스에 대한 국민들의 잘못된 정보와 불필요한 공포, 길고양이에 대한 근거없는 혐오를 막기 위해 “개인과 사회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귀사의 사시에 걸맞는 ‘책임’있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 첨 부 =

 

  1. Molecular detection of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virus(SFTSV) in feral cats from Seoul, Korea(Hwand.J., et al., Ticks and Tick-borne Diseases(2016))

 

  1. 설명자료(서울시, 2016.08.26)

 

  1. 편향된 길고양이 살인진드기 매개 보도의 후속・정정 보도를 요구한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논평, 2016.08.26.).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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