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례 감독님의 ‘듣똑라’ 출연 소식을 전합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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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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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서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의 동물학대 사건으로 동물 촬영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2월 9일에는 카라의 전 대표님이자 현 이사님이신 임순례 감독님께서 관련 주제로 방송에 출연하셨습니다.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듣똑라) 12편입니다.


〈태종 이방원〉 사건에 대한 의견, 퇴역 경주마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 동물 촬영에 내재된 구조적 학대 문제와 그 대안까지. 약 30여 분간 생생하고 중대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전체 방송 청취를 권해드리며, 주요 내용을 아래와 같이 추려 전합니다.


▶ 듣똑라 12편 바로 가기


- 오디오 클립: “영화·드라마 속 동물들, 행복할까? 이들을 지키는 방법은(f. 임순례 감독)”

- 유튜브 시청: "말의 발을 묶어서 쓰러뜨리고, 거북이 등껍질을 벗기고.. 촬영장의 동물들을 지키는 법"




▶ 듣똑라 12편 주요 내용 소개


•  드라마 〈태종 이방원〉 사건

방영분을 보니 정말 짧은 장면이었고, 그 장면 없이는 드라마가 진행되지 않을 정도의 중요성도 아니었다. 말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지 않고도 충분히 찍을 수 있었는데 동물권·생명권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했고, 촬영을 위한 소품이나 도구 개념이 우선했던 것 같다.


•  퇴역 경주마들의 현실과 문제점

경주 산업을 조장하고 관리하는 국가적인 시스템은 있으나, 경주마가 퇴역한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상황이다. 이에 말들이 촬영 소품이나 관광마차용, 도축용으로 싼 값에 소모되고 있다.


•  동물 촬영에 내재된 구조적 학대 문제

국내 동물보호법에 세부 규정이 없다 보니 현실적으로 법망을 피해가거나 약한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말 관리 에이전트에서 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마인드, 방송국의 동물학대와 생명존중에 대한 개념 역시 많이 부족하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부터는 거의 모든 할리우드 영화들이 AHA(미국인도주의협회) 규정을 따르도록 체계화되었고, 영국 BBC는 RSPCA(영국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와 자체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한국은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발간한 것이 첫발 떼기 정도이다. 중요한 것은 제작진의 마인드로, 동물 본연의 습성을 이해하고 생태적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가이드라인을 기획하게 된 최초 발단은 유튜브 동물학대 및 카카오톡 오픈채팅 고어전문방 등 동물학대의 사각지대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영상을 만들고 향유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미국 AHA 자료를 우리 현실에 맞게 번역하고, 국내 현황 조사 및 모니터링을 병행하며 집필했다. 그 내용으로는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필요한 준비사항, 촬영장에서의 동물 촬영 시간 및 조건, 학대 목격 시 대처 방안과 법적 신고 절차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간 300여 곳 이상 배포했으나 동물단체에서 만들고 보낸 것이 법적 강제성을 갖지는 않기 때문에 촬영장 여건이 당장 좋아지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  촬영장의 동물들을 보호하는 방법

할리우드 촬영 현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컴퓨터그래픽(CG)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지되어 있다. 최근에는 로봇으로 촬영해서 필요한 부분을 추가 CG 작업하기도 한다. 동물이 오래 대기하는 일이 없도록 동물 촬영을 먼저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제작자, 피디, 감독 등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강력하게 의사 표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동물 영상을 소비하는 시청자들의 태도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가장 큰 힘이다. 시청자들의 눈높이와 의식이 높아질수록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도 그 감수성에 수준을 맞출 것이다.


•  모든 동물이 해를 입지 않기 위해

사람이 먹고 입기 위해 존재하는 농장동물과 밍크, 거위 등 수많은 동물에게는 타고난 생명성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것이 주목 받지 못한다. 동물학대는 환경오염, 기후위기 등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는 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므로 인간 중심적인 착취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하며 절제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동물학대를 하는 사람들은 동물이 사회적으로 가장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이기에 그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이에 동물에 대한 생명 존중 감수성을 높이는 것은 사회안전망을 더 튼튼하게 하는 것과 동일하다. 무엇인가를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보다는 동물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주변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 촬영장 내 동물학대 방지를 위하여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의 동물학대 사건을 통해 우리는 크게 세 가지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경주마 산업의 이면, 만연한 학대

- 사행을 부추기는 경주마 산업 속에서 착취당하는 말의 복지

- 싼 값에 팔려나가는 퇴역 경주마들의 삶과 죽음


2. 동물 촬영 현장에서의 생명 경시 풍조

- 시간과 비용, 인간 중심적 촬영 과정 등을 이유로 후순위가 되는 동물권

- 소품이나 도구처럼, 동물이 ‘고장’나거나 ‘훼손’되면 버리고 교체하는 시스템


3. 미디어 가이드라인의 강력한 제도화 필요

- 최우선적으로 동물 촬영의 컴퓨터 그래픽 대체 검토

- 동물 촬영이 필요한 경우, 구체적인 종별 가이드라인 준수 의무화

- 동물 촬영 시 지켜야 할 필수 원칙의 법제화


카라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동물학대에 대한 고발 진행,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정책 활동,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캠페인 등을 유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동물이 해를 입지 않는 촬영 현장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시민 여러분의 꾸준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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