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이하 동모본)에 영화 <마루이 비디오>와 웨이브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2>에 관한 시청자 의견이 다수 등록된 것을 확인하고, 카라는 제작사로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두 제작사 모두 공문에 회신하였으며, 동모본 이용자들이 걱정했던 동물의 안위를 비롯하여 어떻게 동물을 섭외하고, 촬영하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마루이 비디오>
영화 <마루이 비디오>에서 출연진에게 목이 잡혀서 들린 닭은 살아있는 닭이었습니다. 제작진은 닭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서 추가 촬영하지 않았으며, 닭은 촬영 장소 인근의 양계 농장의 지원을 받았고, 촬영 후 농장으로 돌아갔다고 답변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칼에 찔려서 피를 흘리는 닭 장면도 등장하는데, 이 장면의 닭은 모형이 아닌, 실제 닭의 사체였습니다. 제작사는 다음 날 새벽에 출하 예정의 닭으로 이미 질식사한 상태로 촬영장에 운반되었고, 촬영 직후 도계장에 돌려주었으며, 8시간 안에 돌려주면 문제없다고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카라에서 법적 자문을 받은 결과, 이는 법률관계로 보기 어렵고, 자체적인 기준일 뿐입니다. 기준이 적합한지도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축산물로 도축된 동물을 촬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발포플랜 '마루이 비디오' 회신 공문 전문
1. 해당 장면에 살아있는 닭이 촬영에 동원되었는지 여부
30분 33초 전후에 등장한 닭은 살아있는 닭입니다.
2. 살아있는 닭이 촬영에 동원되었다면, 어디에서 동물이 섭외되었고 어떻게 반환되었는지 여부
촬영 장소인 폐가에서 가까운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양계 농장의 지원을 받았고 촬영 후 농장으로 돌아갔습니다.
3. 촬영 중 다치거나 죽은 동물이 없었는지 여부
촬영 중에 다치거나 죽은 동물은 없습니다. 칼로 목이 찔린 닭은 다음 날 새벽에 출하 예정의 닭으로 이미 질식사한 상태로 촬영장에 운반되었고, 촬영 직후 도계장에 돌려주었습니다. 제작스텝으로부터 8시간 안에 돌려주면 문제없다고 들었습니다.
4. 촬영 전/후 및 진행 단계에서 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어떤한 노력이 이루어졌는지 여부
1회차 촬영이었고 총 세 마리의 닭이 현장에 있었습니다. 농장에서 제공한 컨테이너 안에 있거나 촬영장 부근의 수풀이 우거진 공터에서 제작스텝이 사료를 주는 등 별도로 관리하였습니다. 총 세 마리 중 실제 촬영에 투입된 닭은 한 마리였습니다. 촬영을 해 보니 닭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서 목을 잡고 들어 올리는 장면은 추가 촬영을 하지 않았습니다.
5. 동물 촬영에 앞서 동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되었는지 여부
우선 이 작품은 2019년에 촬영한 작품이라 제 기억이 조금 불명확할 수도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저희 작품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특성 상 <리얼리티> 가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굿과 관련된 모든 장면들은 실제로 굿을 하시는 분들의 자문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굿에서는 닭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이 부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CG로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장면이었습니다. 아쉽게도 동물 전문가가 현장에 있지는 못했지만 제작 스탭들이 닭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며 동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깊게 살펴보았습니다.
저희가 이번 작품 ‘마루이 비디오’ 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었다고는 해도 저희 역시 동물권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모든 촬영에서 동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귀 법인의 견해와 노력에는 항상 공감하고 있습니다. 향후 다른 작품을 제작할 때는 ‘동물출연 미디어 가이드 라인’을 숙지하고 충분히 적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웨이브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2>
웨이브 예능 <피의 게임2>에서 출연자에게 거칠게 포획된 닭은 섭외된 닭이 아니라, 촬영 현장(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닭이었다고 합니다. 촬영 후에는 건강한 상태로 자연에 다시 방사되었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카라 가이드라인 속 야생동물 가이드라인에서는 촬영장소에 야생동물이나 길고양이가 나타날 경우, 만지거나 동물의 이동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제시합니다.
콘텐츠 웨이브(주) '피의 게임 2' 회신 전문
1. 2화에 출연한 닭의 안위
촬영 이후, 자연에 방생했습니다. 2화에 방송으로 나온 바와 같이, 풀어주니 테이블 위로 날아오를 수 있을 정도로 닭은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반려동물처럼 애정을 가지고 닭을 대했습니다. 방송에서 출연자가 닭을 ‘밥’ 또는 ‘치킨’이라고 말하는 등의 내용은 야생에서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몰입한 출연자의 멘트였을 뿐,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출연자가 실제로 닭을 식량으로 쓰려 했다면 제작진이 만류했을 것입니다.
2. 살아있는 닭은 어디에서 섭외되었고, 어떻게 반환되었는지 여부
<피의게임2>는 인도네시아 발리 내에서도 문명의 손길이 덜 닿은 시골에 들어가 촬영했습니다. 현장에는 주인이 없는 들개와 고양이, 닭들이 많았습니다. 제작진이 임의로 닭을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돌아다니는 닭을 출연자들이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고, 촬영 후 자연으로 돌려보냈습니다.
3. 2화의 닭을 포함하여 촬영 중 다치거나 죽은 동물이 없었는지 여부
촬영 중 다치거나 죽은 동물은 없었고,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동물들에는 애정을 가지고 대했습니다. 특히 현장에 새끼고양이가 많아 출연자와 제작진이 보살피기도 했습니다.
4. 촬영 전후 및 진행 단계에서 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이 이루어졌는지 여부
2화의 닭의 경우, 잡은 상황에서는 따로 물과 먹이를 주었습니다. 이외에는 동물을 활용한 촬영이 없었습니다.
5. 동물 촬영에 앞서 동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되었는지 여부
동물을 활용한 촬영은 <피의게임2>에 예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2화에서 닭을 잡는 것은 제작진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발생한 이후에는 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물과 먹이를 주고 보살피는 등 노력했습니다
두 제작사 모두 동모본의 시청자 모니터링과 카라 가이드라인이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며 실천을 약속했습니다. 현장의 스태프들은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2022년 상반기 내로 제작하겠다고 했던 '미디어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이 더 미뤄질 이유가 없습니다. 카라의 가이드라인과 해외 자료를 바탕으로 초안까지 일찌감치 마련되었으나, 그 이후로 소식이 없습니다. 제2의 태종 이방원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카라의 '동물 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동모본)은 미디어에서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을 위한 온라인 공간입니다. 시청자들은 동모본을 통해 미디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연대할 수 있으며, 동물에게 해로운 미디어를 거부하고 안전한 영상을 공유함으로써 시청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https://media.ekara.org/
미디어 속에서 짧게 지나가는 닭의 모습을 보고, 닭의 안위를 걱정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서 동모본에 남겨주신 의견으로 인해 제작사의 답변을 이끌었고,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동모본을 통해 여러분들과 함께 모든 동물에게 안전한 미디어를 위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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