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데이' 뒤에 가려진 공장식 축산 시스템의 돼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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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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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삼겹살데이를 겨냥한 판촉행사가 한창입니다. 2003년 구제역 파동 후 축협에서 돼지고기 소비를 촉진하고자 3이 두 번 겹치는 날짜를 삼겹살데이(삼삼데이)로 정하였고, 20여 년이 흐른 현재 업계에 따르면 3월 3일 오늘은 추석, 설 명절과 함께 돼지고기 소비가 가장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돼지고기 소비 증가추세로 인해 돼지를 공산품처럼 찍어내는 대규모 공장식 축산의 바퀴도 쉼 없이 굴러가고 있습니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5천 마리 이상 돼지를 사육하는 농가수만 400여 곳에 이릅니다.



국내 99%의 돼지들이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서 사육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돼지들은 밀집 사육 스트레스로 서로 물어뜯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빨과 꼬리가 잘리고, 수퇘지들은 냄새를 제거한다는 이유로 마취도 없이 거세를 당합니다. 어미돼지는 몸조차 돌리기 힘든 금속 우리인 스톨(stall)에 갇혀 임신과 출산을 평생 반복합니다. 분뇨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로 가득한 좁고 지저분한 곳. 돼지들은 이곳에서 맑은 공기를 맡지 못하고 평생 흙 한번 밟지 못합니다.


돼지는 개와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쾌락과 고통을 겪는 지각력 있는 존재입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지능이 높은 동물로 손꼽힐 정도로 학습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도 높고, 서로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하기도 하고 먹이를 찾아 땅을 헤집기도 합니다. 몸에 땀샘이 거의 없어 진흙을 뒹굴며 체온을 낮추지만 밀집 사육 환경에서는 똥 속을 구를 수밖에 없어 더럽다는 오해도 받습니다.


우리는 평소에도 살아있는 동물이 아니라 고깃덩어리로 돼지를 만나고 있습니다. 3월 3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이기도 한데요. 오늘만큼은 공장식 축산 뒤로 철저히 가려진 돼지의 삶을 기억하고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을 기념하면 어떨까요? 식탁 위에 무엇을 올릴지에 대한 선택이 동물의 삶을 살릴 수 있습니다.


✊공장식 축산 철폐 서명> stopfactoryfarming.ekar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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