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빠르게 자라는 닭 “프랑켄치킨” 품종
2027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퇴출 발표
노르웨이는 매년 7천만 마리 이상의 닭들을 도살합니다. 이중 60%가 빠르게 성장하도록 개량된 로스 308(Ross 308)이라 불리는 품종이며 5주 만에 도축 가능한 체중으로 무게를 늘릴 수 있도록 개량되었기 때문에 많이 사육되고 있는 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근육이 다른 신체 기관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닭들은 무엇을 겪을까요? 가장 흔한 증상은 절뚝거림(파행)이고, 심할 경우 움직임 자체가 힘들어 분뇨 위에 그대로 주저앉기도 합니다.
거대해진 근육은 심한 호흡 곤란과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털고르기와 같은 본능 충족도 어려워 닭의 복지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죠. Welfare Footprint Institute 자료에 따르면 육계 복지문제를 연구한 전문가들은 이 닭들이 평균 708시간을 다양한 수준의 고통 속에서 지낸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번식 목적의 닭들의 경우 유전적으로 단기간에 불어나는 체중을 억제하기 위해서 만성적인 굶주림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생산비용을 낮추고 인간 수요에 맞추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자라야 하는 “프랑켄치킨”의 삶. 그 누구도 이 닭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 권리는 없습니다.
지난 23일, 노르웨이 최대 식품 생산업체 중 하나인 노르투라(Nortura SA)와 노르웨이 육류/가금류 산업협회(KLF)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육계 산업 내 속성장(fast-growing) 품종인 “프랑켄치킨” 사육을 단계적 퇴출하고, 수평아리 대량 도살 관행도 종료할 계획에 합의했습니다.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노르웨이 소식에서 주목할 점은 정부가 아닌 산업계가 선제적으로 변화를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산업계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는 노르웨이보다 훨씬 많은 10억 마리 이상의 닭을 도축하고 소비합니다. 한국의 1인당 닭 소비량은 연간 약 26마리로 20년 만에 두 배로 늘었으며 삼계탕용으로 사육되는 닭들, 일명 “백세미” 닭은 30일 이내 도축, 출하됩니다. 그런 숫자 이면에는 더 빠르게, 더 많은 닭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인간이 아닌 닭들의 잔혹사가 있습니다.
산업계가 먼저 변화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동물학대를 거부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닭 소비를 줄이는 실천도 늘려야 합니다. 미약한 실천이라도 시작이 중요합니다. 닭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 싶은 우리의 행동이 확산된다면 먼 나라의 이야기 같은 노르웨이의 소식은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들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