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카라는 연천의 한 허가 번식장에서 77마리의 개를 구조했습니다. 그리고 그 번식장 한켠에는 잦은 출산 후유증으로 죽어가던, 겨우 두 살이었던 어린 개 루시도 있었습니다. 루시는 결국 구조 직후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그런 루시에게 우리는 다짐했습니다. 더이상 생명을 매매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함께 구조된 개들은 좋은 집으로 입양 보내 루시 몫까지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요.
그리고 벌써 1년이 흘렀습니다. 그 1년 동안 카라는 번식장 폐쇄를 위한 많은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세 곳의 번식장에서 개 300여 마리를 구조하고 루시의 이름을 딴 ‘루시프로젝트’도 진행하며 수십만 명의 시민분들에게 서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1월 23일, 그 첫걸음인 ‘루시법’ 법안을 발의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루시에게 약속했던 그 세상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약속이 있습니다. 함께 구조된 개들에게 좋은 가족을 찾아주겠다던 약속이요. 그 약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더봄센터 개관 후 이렇게 많은 개를 구조한 것은 처음이라 모든 활동가들이 눈코뜰새 없이 지냈습니다. 구조 이후에도 출산이 이어져 개체수는 83마리까지 늘어났습니다. 이후 입양파티를 열어 반려 가족을 찾는 많은 시민분들과 개들 사이를 이어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를 동안 58마리의 개들이 새로운 가족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더봄센터에는 아직 24마리의 개들이 남아있습니다.
티나는 구조 당시 2개월령의 손바닥만 한 강아지였습니다. 티나는 구조 직후 더봄센터의 공간을 준비되는 동안 잠시 다른 개들과 함께 위탁처에 머물렀는데, 안타깝게도 그곳에서 전신을 물리는 사고를 겪게 되었습니다. 이후 티나는 견사 대신 병원에서 머물면서 상처 치료를 이어나갔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다행히 대부분 상처가 아물었지만, 결국 왼쪽 앞 발가락의 일부는 괴사 되고 말았죠. 그럼에도 티나는 늘 북적북적한 카라병원에서 자란 덕에 개와 고양이, 사람들 모두와 잘 지내는 구김살 없는 개로 자랐습니다. 이제 막 1살을 넘긴 티나는 아직 카라 병원에서 지내며 함께 세상을 함께 걸어줄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리자와 이아, 그리고 모과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개였습니다. 이 개들은 경계심이 워낙 강해 조금만 다가가려 해도 이빨을 드러내거나 도망가기 일쑤였습니다. 미용은 고사하고 빗질조차 쉽게 허락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개들이 사회화 교육을 받으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활동가의 손에 있는 사료를 받아먹는 연습부터 시작해서 빗질을 받고 산책을 하는 즐거움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리자와 이아, 모과는 활동가들에게 먼저 다가오고 손길을 받을 줄 압니다.
진구와 벨 역시 사람을 너무나 두려워했던 개들입니다. 구조 이후 집중 사회화 훈련을 받게 된 둘은 훈련 초기엔 늘 구석에 숨어만 있었지만, 최근엔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사람은 물론 개들에게 관심조차 없던 진구는 최근 플레이 바우를 하며 먼저 놀자는 신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활동가는 물론 봉사자님들 곁에 다가가는 일이 없던 벨 역시 이젠 봉사자님 옆에 슬며시 다가가 간식을 얻어먹곤 하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둘 역시 안정된 공간에서 지내다 보면 더봄센터에서 지내는 것 보다 훨씬 빠르게 변할 수 있을거에요.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한 기억은 아픔과 고통뿐이었음에도 사랑받고자 갈구하는 아이들. 짧게 소개해드린 여섯 아이들 말고도 많은 개들이 이곳 더봄센터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생을 번식장에서 고생했던 이 아이들도 가족의 따뜻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주세요.
펫숍과 경매장, 강아지공장을 없애기 위해 동물권행동 카라는 ‘루시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루시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20만 서명운동에 참여해주세요.
🐾 서명하기 > https://campaigns.do/campaigns/838
🐾 입양신청 > https://www.ekara.org/kams/ado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