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PD수첩 '누가 내 반려동물을 죽였나' 방송, 그리고 못 다한 이야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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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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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카라에서 예고해 드렸던 PD수첩이 방송되었습니다.
(지난 글 보기)
 
카라는 지난 3개월여간 불법 번식장/경매장/불법 개도살장에 대하여 서울, 경기, 대전, 경남 일대를 조사해 왔습니다. 많은 위험과 어려움 속에서도 이 조사가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는 무수한 동물에게 희망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하였고, 이 내용을 MBC PD수첩에 제보하여 다루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2월 4일 밤, MBC PD수첩 “누가 내 반려동물을 죽였나” 편이 공개되었습니다. 먼저, 공영방송의 대형 시사프로그램에서 반려동물 문제를 다룸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된 점에 대하여 MBC PD수첩에 감사드립니다.
 

PD수첩의 방송 내용
 
 
<구입 하루 만에 병에 걸린 강아지, 그 강아지들은 경매장에서 거래된다>
 




 
<경매장에 강아지를 공급하는 곳은 대부분 불법 번식장이었다>
판매로 등록된 곳 1,989곳, 그러나 생산 신고된 곳은 겨우 49?
 
 
<불법 번식장의 참혹한 현실>
 




 
<허술한 생산신고/판매등록제 및 행정의 무관심과 부기능>
 


 
이번 PD수첩의 방송 내용은 보다 많은 분들이 열악한 반려동물 대량생산/매매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해주었다는 의미가 있고, 방송을 보신 분들 역시 이러한 의의에 대해 공감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PD수첩의 요지는 대부분이 불법인 번식장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이 경매장에서 나이, 건강 등에 대한 최소한의 원칙도 없이 거래되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일본의 경우와 같이 더 좋은 브리더의 확산과 매매 원칙의 정비를 통해 소비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위의 내용는 카라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카라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를 하나의 방송으로 담아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기에, 저희의 기획의도와 준비한 내용 중에서 미처 나오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카라가 알리고 싶었던 핵심내용은, 반려동물의 대량생산/매매가 무참한 도살과 개식용산업으로 직결되는 죽음의 구조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추후에도 이곳 카라 홈페이지를 통해 반려동물의 대량생산/매매와 개식용산업이 어떤 협력관계를 이루며 수많은 생명을 고통 속에 앗아가고 있으며, 하루에 유기되는 동물 270여 마리라는 우리의 아픈 현실을 되풀이되도록 만드는지 명백히 밝혀 여러분들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어제 방송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었지만, 다수 국민이 개식용을 허용하는 분위기에서 방송이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까 싶어, 결국 카라와 여러분이 힘을 합쳐 더욱 열심히 풀어가야 할 우리 모두의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못 다한 이야기1: 반려문화는 더 나은 매매가 아닌 입양으로 가야 한다
 
방송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아쉽다고 말씀해주신 점은 반려동물이 '물건이 아니라 생명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점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가 모범사례로 제시되면서, 사고파는 것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보다 소비자의 '건강한 반려동물을 구매할 권리' 쪽에 포커스가 맞추어진 경향이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2005년 기준 40만 마리, 2010년 기준 31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여 상당히 많은 동물들이 '살처분'을 받고 죽어가야 했습니다. (『どうぶつたちへのレクイエム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고다마 사에, 책공장더불어 中)
 

조금 더 깨끗하게, 조금 더 안전하게 '생산'하고 '매매'한다 하여도 결국 대량생산과 매매는 많은 유기동물의 아픔을 해결해줄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요?
 
한편 독일의 경우 강력한 동물보호법으로 판매업, 번식업의 관리가 엄격하여 반려동물의 매매가 많지 않고, 입양이 일반적입니다. 강력한 중성화수술 정책으로 개체수 조절이 성공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독일은, 동물보호소와 보호 단체의 No kill 정책으로 유기동물 안락사를 거의 실시하지 않으며, 90%의 동물이 입양되고 입양되지 않는 10%도 보호소에서 복지를 누리며 여생을 보낸다고 합니다.
(Oh! Boy!의 '세계의 유기동물 보호소 <베를린 티아하임>' 中)
 
카라는 개선된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계속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유기동물 안락사율이 0%에 가까운 독일처럼 우리 사회가 돌볼 수 있는 만큼의 동물들과 더불어 생에서 사까지 복지를 충분히 보장하는 반려생활을 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못 다한 이야기2: 개식용이 금지되지 않는 한, '좋은' 브리더는 없다
 
 
그나마 나은 상황으로 말티스와 셔틀랜드 쉽독의 브리더 분들이 소개되었지만, 그 아이들이 결국 경매장에 가게 되면 이런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귀에 분홍 염색을 한 이 말티스는 어떤 과정을 거쳐 이곳에 왔을까..>
 

 
 
<발바닥이 약하다는 셔틀랜드 쉽독이 시멘트바닥 위 철장을 밟고 미동도 없이 앉아있다>
 
 

 
 
 
순종견들도 보호소에서 살처분되는 것은 물론, 대놓고 개소주감으로 팔려 죽어가는 현실이기에 이에 대한 명확한 조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저희로서도 뼈아프게 생각됩니다.
 
더구나 몸길이와 비율이 잘난 개, 못난 개를 나누며 생명을 재단하여 값을 매기고, 인위적으로 번식시켜 상품화하는 것이 '브리더'의 일이라면, 그리고 그 기준에 벗어나는 동물들은 '폐기'한다면 이 세상에 좋은 브리더란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개들은 인류와 오랜 우정을 나누며 사역해 온 같은 조상을 가진 그냥 '개'일 뿐입니다.
 
순종이냐, 작냐, 크냐, 몇 살이냐에 관계 없이 예쁘지 않은 아이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선택받지 못할 경우, 오직 그 이유만으로 처참한 도살의 구렁텅이로 직행하게 되는 현실이라면, 우리의 반려동물들이 과연 어떤 길을 거쳐 우리 곁으로 오게 되며, 그들의 옆에서 숨쉬던 부모형제자매들이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를 살펴야만 할 것입니다.
 
몇마리 어떻게 되든 말든 업자들이 쉽게 무한증식을 택하는 것은, 바로 그 '몇마리'로도 돈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택받지 못한 '폐견'들을 개식용산업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 대량생산이 곧 개식용산업의 '식재료공급처'였습니다.
우리는 반려동물의 대량생산/매매 문제와 개식용 문제가 샴쌍둥이와 같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개식용이 금지되지 않는다면, 한국에 진정으로 '좋은' 브리더가 있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숨어 아무데서나 개를 도살하면서도 떳떳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 곁에서 동물학대가 사라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동물학대에 마음 아파한다면, 우리는 더이상 개식용에 유보적인 태도가 아닌 용기 있는 반대를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못 다한 이야기3: 이들을 폐견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인가
 
 
누가 이 아이들을 '폐견'으로 만들고 있을까요?
 

 
 
버티기 힘들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불법 재왕절개까지 자행하면서 반려동물을 생산하는 번식장,
사실을 알고도 개들을 '효과적으로 세탁'하여 이 사회에 무한 방출할 뿐만 아니라, 반려견/폐견을 구분지어 그들의 생과 사를 무자비하게 나누는 경매장,
그리고 번식능력을 잃은 개, 누군가 잃어버린 개, 병든 개, 팔리지 않은 개 등 '선택받지 못한 자들'을 모두 거두어 삼키는 개식용산업...
분명 이들이 한쪽 바퀴일 것입니다.
 
그러나 생산을 창출하는 것은 결국 소비이기도 합니다.
 
단돈 1만원에 묻지마 경매되는 수많은 '선택받지 못한 자들', 그 기준은 바로 우리 반려동물 소비자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어미 곁에 있어야 할 어린 강아지를 찾는 것도 바로 우리 소비자들입니다.
 
우리가 더 어리고 더 귀여운 반려동물을 찾을 때, 그것이 아직 어미의 보살핌을 받을 강아지에게서 어미를 박탈하는 것임을, 모견의 모성애에 새끼와 생이별하는 크나큰 상처와 고통을 주는 것임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깊은 슬픔을 이겨내고 지금의 반려문화를 성찰할 때, 우리가 부지불식 간에 굴려 오던 이 거대한 폭력의 한쪽 바퀴를 멈출 수 있을 것입니다.
 
 
못 다한 이야기를 맺으며

카라와 PD수첩 측의 문제인식은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반려동물경매장'이라는 간판 아래에서 팔렸어도 결국 솥에서 비통한 삶을 마감하게 되는 수많은 이른바 '폐견'들의 고통에 대한 고발이 충분히 펼쳐지지 못한 것 같아 저희를 비롯한 많은 시청자 분들의 애가 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MBC PD수첩 측의 노고와 이 문제를 다루어주신 것에 대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PD수첩, 그리고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언론이 왜곡된 반려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를 공론화 해 주었으니, 이제 카라는 동물단체로서 해야할 일을 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아래 내용을 꼭 기억해 주시고, 주변에 널리 알려주세요!
 
첫째, 개식용문제가 사라지지 않으면 이와 같은 반려동물 대량생산/매매/도살/학대를 끊을 수 없다는 점
둘째, 우리의 반려문화는 상품매매가 아닌 소중한 생명의 입양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
 
 




앞으로 이어질 카라의 활동과 보고에도 많은  관심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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