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의빛의 명복을 빕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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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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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공주 폐마목장에서 발견된 퇴역경주마, ‘천지의빛1213일 임시보호처에서 사망했습니다.

한국마사회의 말복지사업 1호 수혜 개체로 홍보되던 천지의빛은 작년 9월 경주마 은퇴 후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충격적이게도 지난 10월 사체들이 뒹굴던 폐마목장의 피학대 말로 발견됐습니다.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공주 말 학대 사건에 대응하며 경주마 산업이 존재하는 반면 말복지는 전무한 속에서 이번에 드러난 폐마목장과 같은 음지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대한민국 말들이 처한 현실을 알려왔습니다.

동물단체들이 연대하여 대부분의 생존마들이 입양처를 찾았지만 2마리는 임시보호처에서 보호받는 중이었고 그중 천지의빛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2일 오후 천지의빛이 갑작스레 주저앉았고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수의사 소견으로는 신경계 손상인 것으로 추정되며 기계를 동원하여 일으키려 해도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후 천지의빛은 스스로 여러 차례 일어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뒷다리를 일으키지 못했고 바닥에 다리가 긁히는 상처만 깊어졌습니다.

밤새 현장에선 대책위 소속 단체들이 모여 천지의빛 상태를 지켜봤습니다. 누워있다가도 기운이 다시 모여 일어서길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하며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천지의빛은 점점 기력을 잃어갔고 거친 숨소리를 내며 지쳤습니다.

천지의빛을 구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고민됐지만 생을 유지할 방도를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천지의빛의 더해가는 고통을 멈추기 위해 다음날 수의사님이 방문해 안락사를 해야했습니다.

말복지사업 홍보에 이용되다 버려지고 폐마목장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퇴역경주마, 천지의빛.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랐지만 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멀리 떠나보내야 했던 천지의빛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천지의빛과 같이 인간의 이용 끝에 학대 속에 처참히 죽는 말들이 없도록 동물단체들은 노력하고자 합니다. 같은 바람으로 천지의빛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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