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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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제 연구사업 내세우며 극악무도 생명 유린 자행한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에 대한 “파면” 결정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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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복제’ 권위자로 꼽히며 국가 복제연구 사업의 독점적 수혜자였던 이병천 교수(서울대 수의대)가 결국 파면되었다. 서울대는 지난 2019년 이병천이 진행한 국가 연구사업에 대해 감사를 착수하고 2014년부터 약 5년간 160여억 원을 조사, 연구비의 부정 사용이 확인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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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천의 파면은 당연지사이나 본 사안을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된다. 본 결정이 나기까지 이병천에 대한 심각한 의혹들이 제기되었음에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서울대학교와 동물복제 경쟁력 기술 운운하며 개 복제연구 사업을 수 년간 추진한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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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불법 개농장과 결탁하고 개농장 개들을 공급받아 개 복제 실험에 이용한 실태를 고발하며 서울대에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였으나 규명 노력은커녕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또한 2019년 사역견으로 활동하다 퇴역한 비글 ‘메이’가 처참한 몰골로 연구에 이용되다 사망한 사건에 대해 시민사회는 서울대에 이병천 교수직 파면을 강력히 요구하였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무시한 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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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1마리를 복제하기 위해 100마리가 넘는 불법 개농장 개들이 난자채취 및 대리모로서 ‘이용’되고 다시 개농장으로 보내져 도살되었다. 우리나라의 개 복제 연구 경쟁력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규모 식용개 학대사육에 기대어 이뤄진 비윤리적 동물착취 행위와 연구 윤리 위반의 결과이다. 그러나 농촌진흥청과 소위 정부의 동물복제 마피아들은 ‘개 복제 연구’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과학적・객관적 검토 없이 비윤리적 연구자 이병천에게 수십억의 예산을 지원하여 결과적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동물의 고통을 초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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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식용개 농장에서 싼값에 난자 채취와 대리모가 되기 위해 끌려와 공포와 고통 속에서 실험당하다 결국 도살되어 개고기가 된 수백 수천의 젊은 여성 개들의 고통은 복제 성과의 베일 아래 은폐되었다. 다른 한편 복제 실험의 결과로서 강제 출생된 복제견들도 태어나자마자 어미로부터 박탈되어 인공 포유되며 비윤리적 과학자들의 전리품이 되어 홍보에 동원되어야 했고 복제의 부작용인 조기노화, 선천적 질병과 장애로 고통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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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이병천 팀이 세계 최초라 주장한 복제견 ‘스너피’는 2년 가까이 암으로 고생하다 11세 경 사망하였다. 사망 후에도 스너피는 편히 쉬지 못하고 박제되어 서울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줄기세포 논문 조작으로 황우석이 서울대에서 파면된 이후에도 서울대는 스너피 복제는 서울대연구팀의 연구 성과라며 스너피 박제 전시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서울대학교는 이병천이 5살이 된 스너피를 재복제해 ‘생산해 낸’ 재복제견 4마리 중 바로 사망한 1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3마리도 지적 재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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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오판하고 교육기관이 방조한 개복제 사기극과 이병천 파면 사태는 이병천 한 사람 문책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정부는 감사원을 통해 윤리성뿐만 아니라 사업 타당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스마트 탐지견 개발 연구’ 사업 등 농진청의 개복제사업 일체를 재심의하고 국민에게 사업비, 사업 내용 및 그 결과 모두를 공개해야 하며 무엇보다 이병천에 의해 태어난 60여 마리 소위 특수목적견들의 현재 안위를 낱낱이 전수조사하고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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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기로 끝나버린 황우석의 연구, 그리고 온갖 불법과 동물학대로 결국 파면된 이병천이 자신들의 ‘업적’으로 서울대에 기증한 스너피의 박제가 아직도 서울대의 자랑할만한 연구 성과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또한 떠들썩한 탄생 홍보 이후 후속 소식이 전혀 오리무중인 스너피의 재 복제견 3마리가 살아는 있는지, 살았다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 안위와 이후 보호 방안을 강구 중인지도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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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천 파면은 동물실험 기반 연구사업이 지닌 총체적 문제를 다시금 사회에 환기시켰다. 국민의 혈세가 불법으로 유용되고 동물들의 생명을 불필요하게 희생시킨 이병천 사태에 대해 서울대와 정부는 명백한 불찰과 과오임을 인정하고, 평온한 삶조차 누리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실험에 이용된 동물들과 국민들에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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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서울대는 복제견 스너피의 재복제견들의 안위와 관리실태를 공개하여 개들의 처우를 명백히 밝힘과 동시에 이제라도 개들의 복지를 높이기 위해 동물권행동 카라 등 적합한 동물단체에 기증하여 돌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 그리고 죽어서도 편안하지 못한 스너피의 장례를 치러주고 흉물스러운 박제 전시를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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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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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