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길고양이, 실험동물로까지 이용해서야 되겠습니까?
2016년 국가 R&D 사업으로 길고양이 불임백신 개발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연구 내용은 주사용 길고양이(암/수 공용) 백신을 개발하고 이를 필드에 적용하여 결과를 평가하며 이를 바탕으로 백신을 이용한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2년 8개월의 기간 동안 무려 8억의 연구비가 지급되는 길고양이 불임백신 연구에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즉, 이번 불임수술 백신 개발은 ◯ 관주도의 일방적 진행으로 현장의 의견과 길고양이 케어테이커들의 필요 수요가 점검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 길고양이의 수명을 2~3년으로 가정한 연구의 문제 ◯ 영구불임이 아닌 한시적 불임으로 인한 중성화 정책 집행상의 혼란 야기 문제 ◯ 임신 고양이에 대한 백신 주사 위험성 등 대상 고양이들의 복지 확보 문제 등입니다.
고양이 불임백신 연구는 기존에 '외국에서' 이미 진행되어 논문이 발표된 바 있었으나 상용화 단계가 아닙니다. 왜냐면 불임상태 유지 기간이 약 4달부터 3년 이상까지 균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필드에 적용하기까지 축적된 연구 자료도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동물에게 불임백신이 상용화되어 있는 경우는 돼지고기의 웅취를 없애기 위해 거세 수술 대신 동물복지적 접근으로 백신을 주사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는 돼지가 1년 미만의 연령에 일률적으로 도살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카라는 불임백신 연구는 유효성, 편의성, 안전성, 순응도 면에서 기능과 효과가 점검되어야 하며 이런 필요 요건이 충족된다면 긴히 필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백신을 필드의 길고양이에게 적용하려면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해야 하며, 당연히 필드 적용에 문제가 없음이 확인된 이후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적용 후 동물의 건강과 복지가 증진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효과도 검증되지 아니한 백신을 길고양이들에게 적용하려한다면 이는 단지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불쌍한 길고양이의 처지를 이용하여 이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실험동물로 사용하려는 것과 같아 절대 불가한 일입니다.
다음은 길고양이 불임백신에 대한 카라의 입장입니다.
- 방사 후 추적관찰과 재포획이 힘든 길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은 외과 수술과 이표식 후 방사하는 TNR 채택이 맞다.
- 만약 고양이 불임백신을 개발한다면, 이는 집안에서 키우는 반려묘 중 외과 수술 없이 불임수술을 원하는 고양이들에게 주기적 접종을 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어야 한다.
- 불임백신의 개발과 임상시험은 백신 주사 후 모니터링과 추가 대응 및 정보수집이 가능한 가정반려묘를 대상으로 하여 그 효과와 안전성이 먼저 입증되어야 한다.
- 만약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실험대상으로 길고양이를 이용했거나 임상시험에 백신 주사후 추적 조사와 모니터링이 불가능한 길고양이를 이용하려 했다면 이는 동물학대 행위이며 실험동물법 위반이다.
남령 2018-05-01 11:45
호르몬 제제는 원하는 기대치보다 부작용이 더 많은 치료법일 수 있습니다. 자칫하면 고양이 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탁상 행정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