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친화적 학교]① 서울공연초등학교 5학년 5반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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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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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친화적 학교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동물친화적학급상>을 수상한 서울공연초등학교 5학년 5반의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소개합니다! 동물권 수업, 동네 길고양이 조사, 학급 회의와 토론, 교내 캠페인, 그리고 영상 제작까지! 한 학급에서 시작된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위한 노력이 전교생의 프로젝트가 되기까지, 어떤 활동이 펼쳐져 왔는지 주목해주세요. ^^

* 선생님과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자 게시글 중 일부는 활동후기에서 직접 인용해 "큰따옴표"로 나타냅니다.


◎ 길고양이 보호 활동, 담임 선생님의 동물권 수업에서 시작되다!


초등 5학년 실과 교과서는 "동물을 인간의 목적에 따라 경제동물, 애완동물, 특수동물"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류는 과연 학생들에게 익숙할까요? 혹은, 동물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도 전에 인간이 생각한 '쓸모'에 따라 동물을 분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학생들의 생명 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서울공연초등학교 5학년 5반의 담임인 윤지수 선생님은 이런 교과서의 내용이 "모든 생명의 평등함에 위배"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에 대한 생명 존엄성을 우선으로 지도하고자 표현들을 가르치기에 앞서 생명과 공생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 중 학생들이 가장 흥미로워 했던 주제는 "우리 곁의 동물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길고양이'를 중심으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 어디 어디 있을까?: 길고양이를 찾아 거리로 나선 학생들


학생들과 길고양이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길고양이가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 주변의 길고양이들을 조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고양이가 주로 발견되는 지역과 고양이들을 찾아 사진을" 찍으면서, 길고양이들의 거리 생활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길고양이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을 이해하고자 기사를 찾아 읽고, 길고양이 주제를 다룬 tv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했습니다.


<학생들이 파악한 길고양이 생활 구역>


<학생들이 마주친 학교 주변의 길고양이들>


<학생들이 탐색한 길고양이들의 삶>

"근처에 음식점 골목이 있어 고양이들이 주워먹는 듯함."

"골목길이 많은데 차가 많이 다니는 편이라 위험해 보임."

"학교 근처에 자주 보이는 단골 고양이 3마리가 있음.(노랑, 삼색, 푸른회색) 새끼고양이도 목격함."

"근처에 마땅한 고양이 쉼터가 없는데, 학교로부터 조금 떨어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고양이 쉼터가 운영되고 있음."

"살찐 고양이가 많아서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짠 걸 많이 먹어서 부어있는 고양이들도 있었음"

"학교를 지나갈 때마다 고양이를 매번 마주치는 학생이 많았음"


◎ 길고양이를 어떻게 돕지?: 뜨거운 고민과 토론의 현장, 학급회의


길고양이의 모습과 생활을 파악한 뒤, 학생들은 "어떻게 우리가 길고양이들을 도울 수 있을지" 학급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에 길고양이 쉼터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학교는 대부분 오후 시간에 비어있고 인적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학급회의를 통해 교내에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위생적인 공간과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결정'보다 더 멋진 것은 결정을 도출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학생들은 길고양이 쉼터를 교내에 설치해야 한다고 결정하기에 앞서, 굉장히 다각적인 측면에서 이 문제를 검토했습니다. 길고양이 쉼터를 학교에 설치하면 좋은 점뿐 아니라, 길고양이 쉼터를 학교에 설치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 및 대안까지 미리 생각해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길고양이 거처(집)를 학교에 설치하면 좋은 점>

"우리 학교가 울타리로 겹쳐져 있어서 고양이들이 드나들기 좋다."

"길고양이들이 길에서 살다보면 차에 치이거는 경우가 있어 학교가 비교적 안전하다."

"학생들이 주변의 여러 동물을 접해볼 기회가 생기고 동물을 더 알아 책임의식이 생긴다."

"길고양이가 다치거나 아픈 것을 빨리 치료할 수 있다. 학교 밖을 나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다."

"생명이 위급해졌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상한 음식이나 썩은 물을 마시지 않게 된다."

"오후에 학교에 사람이 없어서 고양이가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

"오히려 해충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길고양이 거처(집)를 학교에 설치했을 때 문제점과 해결방안>

1) "기생충이 많아서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 → "무조건 기생충이 많은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예방약을 먹인다.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어 봉사단이 위생관리를 할 수 있게 한다."

2) "배변 문제가 발생한다." → "어린아이들이 많이 오는 놀이터와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하고 배변 장소를 따로 만든다."

3) "낮에 찾아와서 아이들이 깜짝 놀랄 수 있다. / 다가가는 아이들을 공격할 수 있다. / 아이들이 고양이를 괴롭힐 수 있다. / 고양이의 언어를 몰라서 다칠 수 있다." → "우리주변의 동물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홍보하고, 길고양이 매너를 가르쳐준다."

4) "개체 수가 너무 늘어난다." → "서울시 중성화 수술 정책을 이용하거나 동물보호단체에 도움을 청한다."


<반대하는 입장을 설득하는 글 써보기>



<길고양이 집은 어디에 설치하면 좋을까?>

1) 모둠토론에서 가장 많이 추천된 세 곳

2) 장소별 특징과 장단점 비교 활동


◎ 가자, 전교 어린이회의로!: 5학년 5반의 의제가 전교생의 프로젝트가 되기까지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공연초등학교 5학년 5반 학생들이었지만, 그럼에도 한 학급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교내에 설치하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일을 온전히 책임지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5학년 5반 학생들은 아프거나 중성화 수술이 필요한 동물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학교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쉼터 설치와 일상적인 운영에 대해서는 전교 어린이회의 안건으로 제시해 학교 차원에서 봉사단을 구성하고 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학생들은 전교를 돌아다니며 많은 학생에게 길고양이와 공존해야 하는 이유와 쉼터 설치 계획을 알렸고, 1-6학년 전교생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그리고 투표를 통해 "전교생 92% 찬성"이라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학생들은 길고양이 쉼터 운영단의 역할이나 교장선생님 면담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했습니다. 학생들이 예산안도 직접 짜보았다고 하니, 활동 전반의 자율성과 체계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학년 5반의 한 학생이 짜본 예산안>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담임 선생님이 정리하신 예산안>


◎ 우리가 해냈어요!: 올해 2학기부터 시작될 공연초등학교 학생들과 길고양이의 아름다운 공존


공연초등학교는 올해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쉼터 운영단을 구성해 길고양이 쉼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 학급에서 시작된 작은 노력과 정성이 전교생의 동의로, 학교 차원의 프로젝트로 확장된 모습으로부터 카라는 더 큰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동물친화적 학교'가 늘어날수록, 학교는 동물들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고, 세상은 약한 자를 서로 돌보는 생명 감수성 충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요?

이제 공연초등학교 학생들은 길에서 길고양이를 마주치면 "단순히 귀엽다라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보살핌이 필요"한 소중한 생명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더 많은 학생이 "인간과 주변의 동물들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나의 일상에서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지혜로운 길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 홍보 영상>


-동물권행동 카라 교육아카이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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