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친화적 학교]② 칠곡신동초등학교 6학년 1반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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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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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신동초등학교 6학년 1반은 카라의 동물친화적 학교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더불어숨쉬는 학급상>을 수상했습니다. 학생들이 선택한 주요 활동 주제는 '동물원 현장 조사'입니다. 학생들은 동물원 동물복지를 평가할 기준을 세우고, 직접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동물 프로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대안적인 동물원을 상상해서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활동에 참여했던 신동초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생생한 활동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


김민서 학생의 활동 후기


우리는 ‘프로젝트’라는 특별한 수업이 있다. 우리가 계획을 짜서 선생님과 의논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특별과목이다. 우리 반의 세 번째 프로젝트는 ‘동물원의 동물은 행복할까?’이다. 프로젝트는 ‘동물원의 동물은 행복할까?’라는 다큐 시청으로 시작되었다. 다큐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아기 침팬지는 자신의 엄마를 알아보지 못했는데, 동물원에서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떨어져 가족을 모르는 것이었다. 또한 성욕을 잃은 고릴라, 뚱뚱한 하마 등 동물원의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대구의 중심에 있는 달성공원을 평가하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만들기로 했다. 우리는 동물원의 시설과 문제점을 공간, 기후, 오락성, 건강이라는 네 가지로 나누어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달성공원은 오래되어서 그런지 시설이 많이 열악했다. 체크리스트는 5점 만점인데 달성공원은 1~2점 정도로 점수가 매우 낮았다. 평가를 하기 위해 관람하는 것이 힘들 정도였다.


▷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달성공원의 동물들


한국의 동물원은 크게 네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① 공간 : 공간이 너무 좁다. 하루에 100km 정도 이동하는 동물들은 백만분의 1의 크기 남짓한 공간에 갇혀있고, 바닥도 흙이 아니어서 불편하고, 천장이 너무 낮아서 새들이 높게 날지 못한다. 또한, 동물원 사육장 안에 나무 한 그루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를 한 그루라도 심고, 같은 종류의 동물들과 무리생활을 하도록 해서 야생성을 배워야 한다.

② 기후 : 기후가 알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떤 동물들은 극지방이나 사막 같은 곳에서 온다. 그런 동물들은 한국이 너무 춥거나 더워서 병에 걸려 죽기도 한다.

③ 건강 : 동물들은 수의사에게 매일 건강상태를 검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동물원은 수의사가 상주하는 경우가 잘 없다.

④ 오락성 : 동물들은 단지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인간처럼 행동하도록 훈련 받거나 웃기기 위한 연기(?) 지도를 받는다. 하지만 호기심과 즐거움을 위한 행동이 동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우리는 동물원이 더 이상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생물종의 다양성을 지키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만약 동물원이 필요하다면 다음과 같은 동물원을 원한다. 천장이 없어서 높이 나는 새들이 있는 동물원, 동물 여러 마리가 무리생활을 할 수 있는 넓은 동물원, 북극곰이나 사막여우가 적절한 기후 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동물원, 각 동물별로 수의사가 진료를 해주고 먹이 금지 안내판을 크게 설치하는 동물원, 그리고 인간을 위하는 것이 아닌 동물을 위하는 그런 동물원을 우리는 원한다.


▷ 우리가 꿈꾸는 '동물이 행복한' 동물원의 모습




배보란 학생의 활동 후기


나는 동물원의 동물은 생명과 삶의 터전, 자신의 먹이가 보장되어 있기에 마냥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달성공원에 갔다. 공원의 외면이 정말 깨끗해서 더욱 기대를 하고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내부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방치된 듯이 보이는 동물들, 너무 더럽고 단조로운 사육장이 있었다. 나는 동물원이 정말 이래도 되나 싶었다. 내 믿음이 깨졌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이를 PPT나 동영상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동물원의 시설이 주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동물은 고통 받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동물이 동물원의 사육장에서 자라는 것이 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잘못된 상식을 깨뜨리고 싶었다.


▷ 동물원에서 관찰한 동물 프로필 만들기



우리의 목소리는 작지만, 이 목소리를 듣고 조금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달성공원의 사육장 환경, 먹이, 무리생활에 대해서 민원을 제기했는데, 이것으로 동물원 환경이 바뀌어서 동물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지냈으면 좋겠다. 내가 동물원에 하고 싶은 말은 "동물이나 동물원은 사람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생긴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동물보호법 제3조에는 “동물의 본래 습성과 신체의 원형을 유지하여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 적혀있다. 부디 동물을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동물의 본래 습성을 지켜주기 위해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


▷ 대구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달성공원 시설 개선' 민원




황현우 학생의 활동 후기


나는 처음에 동물원을 길 잃은 동물이나 먹을 것이 없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살펴 주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물원의 동물은 행복할까?’라는 책을 읽고,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달성공원의 동물들은 좁은 공간에서 살면서 혼자 외롭게 하루 하루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람도 혼자 살면 외로워서 못 참는데 동물원의 동물들은 거의 다 혼자 살고 있었다. 그래서 달성공원의 동물들 중 한 마리를 자세히 관찰했다. 이때 동물원 동물의 5대 자유를 기준으로 보았다. 첫째 영양실조로부터의 자유, 둘째 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자유, 셋째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넷째 공포와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다섯째 병으로부터 치료받을 자유가 있어야 한다.


▷ 동물원 동물의 5대 자유 포스터 전시



그런데 달성공원에는 한두 가지의 자유만 있었다. 좁은 공간과 딱딱한 바닥에서 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항상 지켜보고 있지만, 동물들이 공포를 피해 숨을 수 있는 공간도 없었다. 수의사가 상주하고 있지 않아 병에 걸려도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 같았다. 또한 극지방에 사는 동물들은 알맞은 온도로 살지 못할 것 같았다. 나는 달성공원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두드리소’라는 대구시청 민원 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불편한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넣었다. 이것을 쓴 이유는 동물들이 불쌍해 보였고, 앞으로 이게 바뀌어서 동물들이 행복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행복해지면 사람도 행복해질 것이다.


▷ 좁은 사육장에 갇힌 동물 되어보기 체험



끝으로, 동물원 동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동물원의 동물들아, 내가 지금까지 잘못 알아서 정말 미안해. 나는 앞으로 동물원에 가서 만지지도 않고 쓰레기도 던지지 못하게 표지판도 만들도록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볼 거야. 시설이 나아질 수 있도록 자주 찾아가볼게. 그럼 안녕!”


-동물권행동 카라 교육아카이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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