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중 동물이 다치거나 죽지 않았나요?"
영화 <파묘> 제작사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카라의 '동모본(동물 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에 영화 <파묘>에 대한 의견이 한달만에 8건이나 등록되었습니다. 영화 <파묘>에는 돼지, 닭, 은어, 개 등 다양한 동물들이 위험해보이는 장면들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동모본 본부원 의견
"파묘에 나온 이 수많은 동물들이 모형인지 컴퓨터그래픽인지 아니면 실제 동물을 사용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실제 동물이라면 너무나 위험하고 스트레스 받는 환경에 놓여있었을 것 같아 우려됩니다. 아무리 장르 특성이라 해도 꼭 동물을 등장시켜야 했는지, 동물을 제물이나 소품이 아닌 생명체로 표현하고 대할 순 없었는지, 동물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했는지, 감독과 제작사에 꼭 묻고 싶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오컬트 장르는 발전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면 지극히 인간(동물)만 구원하는 서사거든요. 심지어 죽어빠진 망령한테마저 희생을 당하죠. 대사 표현들도 불편했습니다. 살아 있는 닭을 위협하는 장면에서 성인 무녀가 학생 무녀에게 말하죠. “교촌은 잘만 먹으면서.” 이게 <검은 사제들> 때부터 반복되어 온 장재현 감독식의 유머코드라는 게 너무 헛웃음이 나더라고요. 살아있는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어떤 모순을 지적하고 싶었다면 더 진지하게 그런 대사를 설계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미, CG를 쓰세요. 여우처럼요. 여우가 가짜라고 비웃은 여론이 있던가요? 오히려 안심할 따름이죠. 미디어 제작자들은 이런 동모본 반응으로부터 배우는 게 있길 바랍니다."
<파묘> 제작사는 유일하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카라는 관련 장면이 카라 가이드라인에 위배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한 후 3월 12일, 제작사 '쇼박스'에 7가지 질의를 담은 공문을 메일과 팩스로 보내어 동물 촬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답변기한이 지나서 재차 메일을 보냈으나, <파묘> 제작사는 끝까지 답변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제보가 이어진 영화 <파묘>의 제작사만이 유일하게 답변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카라 질의서 전문] 카라는 주식회사 쇼박스에게 답변을 요청합니다
1) 각 장면들 중 살아있는 동물이 촬영에 동원되었는지 여부
2) 실제 동물이 출연했다면, 어디에서 섭외되었고 어떻게 반환되었는지 여부
3) 돼지 사체 5구에 칼을 찌르는 장면에서 실제 사체였는지 모형이었는지 여부
4) 촬영 중 다치거나 죽은 동물이 없었는지 여부
5) 촬영 전‧후 및 진행 단계에서 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이 이루어졌는지 여부
6) 현장 사고 대처를 위한 촬영현장 수의사 또는 전문가가 배치되었는지 여부
7) 동물 촬영에 앞서 동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되었는지 여부
동물은 인간을 위해 죽어야 할까?
국내 오컬트 장르에서 무당, 굿 장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굿을 하며 동물을 죽이고 동물의 피를 뿌리는 장면들이 과거에는 흔하게 등장했지만, 지금은 그래서는 안 됩니다. 영화는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위해 동물이 다치거나 죽는 것, 동물 사체를 촬영하는 것을 동물학대이자 동물권 유린으로 받아들이는 시대입니다. 영화 <파묘>에서는 흙도 살아있습니다. 생명이 태어나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에서, 오로지 인간을 구하기 위해 동물을 소품처럼 해하는 촬영현장은 영화 <파묘>가 품은 가치와는 상충될 것입니다.
동모본의 활동은 계속됩니다
동물 촬영 현장에 대한 정부 가이드라인도 마련되지 않고, 제작사가 임의로 '동물이 안전하게 촬영되었다'라고 안내문구를 달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 국내 현실에서 '동모본'은 시청자와 제작사의 상호 신뢰를 바탕에 두며 동물도 안전한 미디어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제작사는 관객의 질문을 중요하게 여기고, 시청자/관객은 제작사의 답변과 약속을 확인하며 지켜봄으로써 상호 신뢰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
영화 <파묘> 제작진이 답변을 보내지 않은 것은 마치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은 것처럼 영화 <파묘>가 동모본의 활동에 말뚝을 박은 것입니다. 카라는 관객들을 대신하여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그리고, 카라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영화 <파묘> 동물 촬영에 대한 제보 및 연관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만약 시민 여러분들 중에서 <파묘>의 동물 촬영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언제든지 카라 이메일(info@ekara.org) 또는 동모본(media.ekara.org)을 통해 제보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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