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에서 복제견 사업 중단 후 2번째 검역탐지견 심의위원회에 다녀왔습니다.
황우석- 이병천으로 이어진 동물복제의 망령
우리나라는 동물복제를 국가 주요 사업으로 적극 추진해왔습니다. 동물복제에 국가 경쟁력이 있다는 자체 판단이었지만
사실은 뒤떨어진 동물실험 윤리가 비윤리적인 동물복제를 용인한데 불과했습니다. 특정인 몰아주기식 복제 연구는 ‘특수목적견’ 복제라는 미명하에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술이라 포장된 복제 사업의 실상은 수많은 대리모와 난자 채취의 도구로 사용된 소위 ‘식용개’농장 개들에 대한 대규모 동물학대였습니다.
대리모견은 제왕절개 후, 어린 개들은 난자 채취 후 다시 개농장으로 보내져 도살되었습니다. 이렇게 대리모에게서 탈취된 개들은 태어나자마자 사람 손에 키워져
경찰청이나 검역본부로 보내져 ‘사역견’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인간을 위해 사역하는 고마운 개들을 우리나라는 잔인하게 동종의 동물과 복제견 모두를 학대하며 탄생시켰던 것입니다. 이렇게 탄생된 개들은 건강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동물들이 발작·경련 등 신경계 질환이나 근골격계 질환들을 앓았으며 복제 동물의 특성상 질병이 어린 나이에 발병되어 고생해야 했습니다.
특수목적견들은 해외에서 도입하는 것보다 싼 값에 복제할 수 있다며 요란하게 선전했지만, 착취된 불법 개농장 개들의 고통, 태어난 사역견들의 고통,
부풀려진 연구 성과를 고려하면 총체적인 예산의 낭비이자 동물학대 사업이었습니다.
동물복제 산업 반성의 필요성
☞ https://www.ekara.org/activity/use/read/13233
복제견 사업 중단 후 2번째 검역탐지견 신규 선발과 은퇴견 판정의 의의
현재 서울대학교 동물복제 실험실의 연구 허울을 쓴 동물학대와 농촌진흥청의 무분별한 복제 연구에 대한 동물권행동 카라의 끈질긴 조사와 문제 제기,
소송의 결과 뒤늦게 정부는 표면적으로나마 특수목적견 복제 사업을 접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동안 소위 ‘식용개 농장’을 토대로 이뤄진
어처구니없는 국가 주도의 동물학대와 예산낭비 연구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가장 최근까지 복제견을 검역탐지견으로 도입해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다 사역견 ‘메이’의 학대 문제가 불거져 거센 항의에 직면한 이후
복제견 도입을 포기하고 사역견을 양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올해 2번째로 열린 사역견 심의 위원회에서는 은퇴대상견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그동안 훈련받은 후보견들과 핸들러들의 역량을 점검하였습니다.
올해 신규 탐지견 선발 시험에 나온 동물 중 ‘복제견’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5마리가 데뷔 시험을 치뤘는데, 이중 한 마리는 유기견 출신으로
어려운 훈련과 시험을 당당히 통과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오랫동안 사역견으로 국가에 복무한 ‘금강이’ 등 8마리가 노령으로 인해 은퇴 대상에 올랐으며, 이중에는 복제견 ‘마치’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당분간은 은퇴 대상견 중 복제견들이 포함되게 될 것이지만 이 비극적인 역사도 조만간 막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동물 실험 속에 죽어간 은퇴 사역견 ‘메이의 죽음’
☞ https://www.ekara.org/activity/use/read/11347
동물복제의 폐기, 국가의 반성과 사역동물에 대한 우리의 의무
이번 은퇴견 중에는 노령의 사역견 8마리 외에 열심히 훈련을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탐지견으로 선발되지 못한 에코와 유기견으로 어릴때 선발되었으나
너무 체격이 작아 탐지견 부적합 판정을 받은 1살령의 핑퐁이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체격이 작으면 컨베이어 벨트 위수하물 냄새를 맡는데 불리해서
체고가 기준 이하인 개들은 탐지견이 될 수 없다고 합니다.
평균 연령이 10세령 정도인 은퇴 사역견들은 오랫동안 국가에 복무하며 고된 훈련과 사역을 하다 명예퇴직하는 동물들입니다. 그리고 비록 최종적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힘든 훈련을 한 에코와 핑퐁이도 우리가 소중한 사회 구성원으로 또 평범한 반려견으로 품어 주어야 할 동물들입니다.
인간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 주는 고마운 동물들, 당연히 그 탄생부터 훈련 그리고 사역하는 과정, 끝으로 은퇴하여 여생을 보내는 것까지 인도적이고
인간의 책임을 다해야 마땅합니다. 도구로 여겨 착취하고 용도가 다하면 폐기하거나 탄생의 과정에 다른 동물들의 학대가 개입된다면 그것도 정부 주도로
그런 행위가 일어난다면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공 포장된 순대, 사과, 소시지, 닭발, 오렌지 등이 옷가지 등과 섞여 가방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개들은 여행용 가방 속에 숨겨진 물품들의 냄새를 맡아
찾아내고 가방 앞에 앉아 손으로 긁으며 핸들러의 칭찬을 기다렸습니다. “옳지!” 한마디에 기뻐하며 다른 수하물을 검사하러 가는 녀석들의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했습니다. 실수 없이 10개를 전부 찾아낸 녀석, 이중 두리안이나 콩 가공품 같은 비 목적물 한 두 개를 혼입해 찾아 와 감점이 된 녀석 등,
모두가 너무 대견하고 고마웠습니다.
검역본부 한쪽 마당에는 태어난지 4개월령 되어 이제 한창 사회화 중인 예비 훈련 강아지들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복제되어 대리모의 배를 갈라 태어난 게 아니라 어미에게 태어나 돌봄을 받으며 자란 생명입니다. 지금은 멋도 모르고 정신없이 놀고 있지만
곧 여러 가지 훈련을 받게 되고 이후 어려운 시험을 거쳐 탐지견으로 데뷔하게 될 것입니다. 이중에는 장차 에코나 핑퐁이처럼 부적합 판정이 되는
개체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최소한 어미에게서 태어나 보살핌 받고 형제끼리 뒹굴며 놀고 자라는 등 정상적이고 인도적인 과정을 거치는 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입니다. 동물복지를 확보하고 정성과 품을 들여 우리를 위해 복무할 사역견들을 키워내고 또 은퇴하거나 탈락하는 개체들을
책임지는 것까지가 ‘당연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일방적 착취가 아닌 사역후 은퇴견들을 전부를 반려견으로 품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우리는 진정 반려동물 문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코와 핑퐁은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나머지 8마리는 나이가 꽤 많습니다. 이 생명들이 부디 가정 반려견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2022년 1월 말 또는 2월 초에 농림축산검역본부 홈페이지에 은퇴견들의 입양 안내가 공고될 예정입니다. 입양이 확정된 개체는 중성화 수술 후 입양 이동됩니다.
입양이 성사되지 못한 개체는 검역본부측에서 보호될 예정입니다. 이제 은퇴견들이 일터를 떠나 가정의 반려견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