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는 발가락이 줄에 묶여 있는 비둘기를 도와주고 싶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제보자는 평소 챙겨주는 길고양이 밥자리에 찾아오는 비둘기를 내쫓거나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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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는발가락이 줄에 묶여 걷기 힘들어 하는 비둘기에게 '둘기' 라는 애칭을 붙여주고 1년 가까이 돌봐 주셨고, 둘기도 제보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찾아올 정도로 교감이 가능해졌습니다. 둘기를 직접 잡아 줄을 풀어 주고 싶었으나, 다가가면 바로 날아가 버려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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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활동가는 제보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비둘기가 나타나는 시간에 맞춰 현장에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구조 현장에서 만난 비둘기는 한눈에 보아도 다리가 불편해 보였습니다. “둘기야, 이번에는 날아가면 안 돼. 조금만 기다려줘” 제보자는 비둘기의 이름을 부르며 다정하게 말했습니다. 활동가는 포획틀을 설치하였고, 신속하게 둘기를 구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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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확인한 둘기의 발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발가락에 나일론 줄이 꽁꽁 묶여 매듭까지 형성되어 있었고 발가락은 퉁퉁 부어 땅을 딛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나일론 줄이 옆 발가락에도 가닥가닥 감겨 있어 아마 그대로 시간이 더 지체되었다면 다른 발가락들마저도 위험했을 것입니다. 발가락에 걸린 줄이 나뭇가지나 건물 구조물에 감겨 목숨까지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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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들은 즉시 줄 해체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한 명의 활동가가 둘기의 날개가 다치지 않도록 포근히 감싸 안은 채 발가락을 고정하여 주었고, 다른 활동가는 줄 상태를 살피며 신중하게 줄을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둘기의 작은 발가락에 감긴 나일론 줄은 매우 얇았고 해체 작업에는 고도의 섬세함과 정확함이 요구되었습니다. 제보자도 인근 네일아트샵에서 초소형 커터를 빌려 가져와주시며 적극적으로 협력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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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한 작업 끝에 둘기의 발가락을 옥죄고 있던 줄을 모두 안전하게 제거하였습니다. 그러나 발가락은 그동안 오랜 시간의 압박으로 이미 발과 연결된 부위에서 떨어지기 일보 직전의 상태였습니다. 활동가는 둘기의 상태를 제보자에게 알리고, 카라에서 일정 기간의 임시 보호를 진행한 뒤 다시 터전에 방사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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