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지수립대책위원회와 문대림 국회의원실은 ‘말 복지의 현주소와 과제’를 주제로 한 좌담회를 지난 20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개최했습니다.
이번 좌담회는 지난해 10월 소위 ‘폐마목장’에서 일어난 말 학대·방치 사건을 통해 국내 말 복지의 실태를 유관기관 관계자, 피학대 말 입양처 등이 모여 점검하는 자리였습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팀장이 사회를 맡고 오옥만 보좌관의 좌장 참여로 좌담회가 시작됐습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조현정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동물단체들이 공주시 말 학대 사건 발생 직후 연대체를 구성해 사건에 대응한 경과를 설명하고 학대자 엄벌 촉구와 피학대 말 입양처 소통 등 향후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어 안나현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변호사는 말산업정보포털상 2024년 서울, 부산에서 퇴역한 경주마 총 1,201개체 중 276마리가 폐사했고 ‘용도 불명’을 포함한 기타 용도로 207개체가 이용된 현황을 짚어 높은 폐사율과 불분명한 정보의 문제점을 알렸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말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동물보호법령의 개정, 현 등록제도 개선 및 마주 책임 강화, 말 학대 감시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경주마 과잉 생산 통제와 같은 법과 제도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입양자이자 토론자로 참여한 강한별 코치는 누군가는 해결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 승마인으로서 공주시 피학대 말 입양을 결심하게 되었다며 정부에서 말 복지에 초점 맞춘 정책을 시행해 주길 주문했습니다. 포세이돈을 입양한 이진경 JK호스트레이닝공원 대표는 사람 나이로 보면 100세에 해당하는 노령의 포세이돈을 입양한 계기는 마지막 여생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하며 말 보호에 드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지원 확대가 필요함을 호소했고, 이수현 일산승마 마음치유&트레이닝센터 대표는 인연이 닿아 백설이를 입양하게 되었다며 달리지 못하더라도 말들이 사람과 교감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방안 마련에 노력해 주길 당부했습니다.
김화태 농림부 사무관은 말 의무 신고제 도입을 위해 의견수렴을 실시하며 이력 관리 고도화를 추진 중에 있고 현재 진행 중인 말 복지 사각지대 실태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유사사례 발생 방지 대책을 세울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유성언 말등록복지센터장은 말 등록·이력관리 강화, 말 보호시설 설치 지원사업 등 말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말 복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추진 계획을 알렸습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은 충남 부여 말 유기·방치 사건, 서울 기마대의 무분별한 폐마 처리, 승마체험산업 실태 조사 등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산업 속 말 복지 문제를 분석해 말 복지 개선을 위한 대책을 제안했습니다. 공주시 현장에서 피학대 말들을 보살폈던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공주시의 초동 대처가 매우 미흡했다고 밝히며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매뉴얼 강화가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란영 대표는 거듭 말 이력제의 개선을 촉구했고 제주도 내 마을 공동목장을 활용한 생츄어리 조성을 고민 중에 있다고 밝히며 농림부와 마사회가 같이 머리를 맞대 좋은 선례가 만들어질 수 있길 주문했습니다.
모든 말에 대한 개체별 이력 관리는 말 복지의 기본입니다. 말 이력제 의무화를 비롯해 수년 전부터 사회적으로 요구되었으나 제자리걸음인 말 복지 증진을 위한 법과 제도가 서둘러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통해 동물의 삶이 나아지는 길에 동참하며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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