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전시동물 매각 문제, 체험동물원의 잉여 동물들.. 결국 어디로 갈까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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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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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잉여동물 매각과 식용ㆍ약용으로 도축의 불편한 진실

2014년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에서 '건강하고 어린 기린을 공개도살'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시동물의 '도살'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이 어린 기린은 '아무곳에도 속할 곳이 없다'는게 동물원측의 입장이었고, 필요하지 않은 기린은 공개도살되어 사자의 먹이로 주어졌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후 코펜하겐 동물원 원장은 살해 위협을 받을 정도로 후폭풍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공원의 사슴 흑염소등 잉여동물들의 공개 매각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위태위태하던 일이 결국 터진 것입니다.        

지난 8월 19일, 2015년 잉여동물 매각 3차 공고에 올랐던 사슴과 흑염소 등 43마리도 동일한 공매 방식으로 매입자에게 인수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도착한 곳은 경기도 용인의 녹용탕 등을 판매하는 사슴농장이었습니다.
동물원의 전시동물이 하루 아침에 식용농장으로 인수되어 식용,약용의 대상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종명

성별 및 개체수

다마사슴

암컷 6마리

물사슴

암컷 2마리

잡종사슴

암컷 7마리

에조사슴

수컷 2마리

꽃사슴

암컷 1마리, 수컷 3마리

붉은사슴

암컷 3마리

흑염소

어린개체 19마리

43

   <2015.8.19 사슴농장으로 인수된 전시동물의 종명과 개체수>

 


서울대공원측은
"동물복지ㆍ종보전 을 위해 매년 계획을 세워 잉여 개체를 선정하고 있으며,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공간이 부족한 경우 이 동물들을 잉여 개체로 선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잉여 개체로 선정된 전시동물들은 '지자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의거, 
인터넷 공매사이트 '온비드'를 통해 공개적 매각 공고를 올렸다는 것입니다.

  






전시동물이 식용 약용 도축되는 곳에 매각된 점에 대해 시민들의 비난이 일자 서울대공원측은 "제도적 한계로 인해 판매된 동물이 구입자 측에 의해 식용ㆍ약용으로 도축된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서울대공원이 말하는 "제도적 한계"가 정말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일인지, 정말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일인지 한번도 심도깊게 반성, 검토되고 개선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진 바가 없는 바, 이를 두고 "한계"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법적으로는 개체수 관리를 위해 잉여동물을 절차에 따라 매각한 것이라고 하여도, 동물원과 우리 사회가 전시동물이 전시후 어떻게 사용될지 도덕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일은 슬프고 부끄러우며 정당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서울대공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원으로서 시민들의 기대치가 가장 높은 동물원이며,

공식적인 종보전기관으로 등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행동풍부화활동 등 동물복지를 위한 노력을 보여주던 곳이라 시민들의 실망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서울대공원에서 밝힌 동물들의 매각 상황입니다.

1. 매각동물인 나귀,사슴,염소,양은 공개입찰을 통해서 충남 부여의 체험농장 운영자에게 낙찰
2. 부여의 체험농장 운영자가 사슴,양,염소를 2차로 경기도의 체험농장 운영자에게 매각,
3. 경기도의 2차 매수자가 사슴, 염소를 언론에 보도된 농장에 3차로 매각

최종 3차 매수자가 사슴과 염소를 직접 대공원으로 와서 반출해 감.


잉여동물의 매각과 식용ㆍ약용으로 도축, 전적으로 동물원만의 책임일까요? 

코펜하겐 동물원의 어린 기린 도살에 대해 "기린을 불임수술 하라"는 동물단체와 시민들의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물원은 암수가 짝을 짓고 새 생명이 탄생하며 강하고 종보전 가치가 있는 동물들이 살아남는 동물들의 정상 생태를 추구한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자연에서도 사자가 어린 기린을 사냥하여 먹이로 삼습니다.

하지만, 이미 동물원이라는 공간은 '자연' 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때만 편의적으로 '자연'의 원리를 끌어오는 건 비겁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사자의 사냥 성공율은 30% 미만이고, 목숨을 걸고  사냥을 합니다.
그러나 코펜하겐 동물원의 사자들은 '사람이 도살하여 던져 준' 기린을 먹었고, 모든 것은 자연의 힘이 아닌 사람의 힘에 의해 이루어졌으니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없습니다. 

한편, 관람객들은 다양한 동물들을 보고싶어합니다.

암수가 자연스럽게 어울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동물'을 키우는 모습을 보고자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사랑스럽지 않은 아기동물은 없기 때문에 동물원들은 앞다투어 어린 동물들의 탄생을 축하하고, 동물원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체험하게 합니다.
사실 이런 아기 동물을 눈으로 보고 안아보거나 먹이주는 등 체험해 보고자하는 욕구가 결국 체험형 동물원과 잉여동물의 양산을 낳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체험을 위한 동물들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동물들이 사슴과 같은 초식동물과 흑염소 돼지 양등 농장동물들입니다.


이제 '진짜 문제'를 찾고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이번에 불거진 전시동물 매각 문제는 서울대공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동물원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으며, 체험을 표방하는 동물원일수록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따라서 서울대공원에서 잉여 동물을 설사 체험동물원으로 매각했다고 해도 그 이후 동물들이 겪을 운명이 뻔하기 때문에 이것은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동물원 동물들의 불임수술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으나 여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숫사자는 고환을 제거하는 불임수술로 갈기가 빠져 본래의 모습을 잃게되며, 사자의 정관 수술은 고난이도 수술로서 우리나라에서 아직 가능하지 않다고 합니다.

사슴이나 흑염소를 발정기때 암 수를 분리해서 개체수를 조절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슴은 연중 약 7개월 이상을, 흑염소는 일년 내내 발정이 오는 동물로서 격리조치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초식동물이나 농장동물의 특성상 이 동물들은 매우 번식이 잘 됩니다...

동물원측의 어려움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동물원에 전시되던 동물들이 개체수가 많다는 이유로 공개 매각을 통해 판매되고,

식용·약용으로 이용하기위해 도축된 것은 동물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중 하나인 '교육'의 원칙이 무너진 것으로 서울대공원에 명백한 도의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서울대공원은 제돌이와 태산이 복순이의 방사에도 참여하여 기여했고, 노골적인 돌고래쇼를 포기한 바 있습니다.
금년에는 동물원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던 '아기동물 인공포육실'도 과감히 폐기하여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 여러가지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지만 그대도 서울대공원은 우리나라 동물원을 선도해 나가는 중요한 기관임에 분명합니다.

이에 카라는 서울대공원과 대공원의 관리주체인 서울시에 이번 문제를 계기로하여, 동물 전시와 체험에서 발생되는 '잉여동물의 인도적 관리'를 위한 방안을 도출하여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 발전의 계기로 삼아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이를 위해 :

1. 시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것.

2. 근본적으로 개체수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가능한 대책을 연구할 것. 예) 암컷의 중성화. 수컷의 정관수술

3. 서울대공원 측은 개체 수 조절과 동물 판매 등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


이와 별개로,
금번 매각되었던 동물들은 다른 전시시설로 이관하거나, 불가피할 경우 안락사 하여 줄 것을 아울러 요청합니다. 


사진출처(동영상캡쳐) : http://news.jtbc.joins.com/html/871/NB110048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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