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다수 매체에서 제주시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감염자가 길고양이를 만졌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일제히 보도하였습니다. 문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했던 일부 기사의 제목이었습니다. ❛귀여워서 길고양이 만졌는데... 치명률 17% SFTS 감염됐다❜, 이후 SFTS 감염자가 입원 9일 만에 사망하자 ❛길고양이 만졌을 뿐인데.... 제주 올해 첫 '진드기 SFTS' 사망자 발생❜등으로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와 공포심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아낸 것입니다.
보도 후 천안시의 여러 공동주택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길고양이와 접촉을 피하라는 안내문을 신문 기사와 함께 게시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방역 당국은 감염 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역학조사 중으로 아직 길고양이 접촉과 감염 간의 상관관계는 입증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카라는 보도 후 피해 방지를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⓵제3자는 정정보도 요청을 할 수 없고 ⓶기사의 SFTS 감염자 또는 서귀포 보건소 당사자가 정정 요청을 해야하며 ⓷ 당사자는 후속 법적 조치가 가능한 ‘사람’이어야 정정보도 신청 요건이 된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기사로 인해 동물들에게 피해가 초래되어도 동물보호단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보도 요청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에 카라는 길고양이에 대한 오해, 혐오로 이어질 수 있는 자극적 기사 제목을 사용한 언론사들에 유선 통화, 공문 발송으로 직접 정정 보도를 요청하였습니다. 그 결과 매일경제를 비롯한 4개 언론사에서 '길고양이' 문구를 삭제하거나 정확한 사실로 정정 보도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언론은 피해 복구가 어려운 동물들에 대한 보도일수록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추측을 유발하거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보도를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다양한 외부 환경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은 각종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사람보다 앞서 감염병에 걸리거나 옮을 확률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치명적이지만 보이지 않아 더 위험한 진드기와 바이러스로부터 생활 환경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길고양이들의 SFTS 감염률 조사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길고양이가 감염된 경우, 사람이 어떠한 경로로 감염될 수 있는지 정확히 조사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진드기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사는 환경이 SFTS로부터 안전한지 알아보고 사람들의 감염 위험에 다각도로 대처하기 위함입니다.
무분별하게 보도됐던 이번 기사들로 인해 길고양이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었을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동물들을 위한 공정한 보도가 되도록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잘못된 내용의 기사를 접하게 되는 경우 해당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언론사에 직접 전화로 정중히 정정 요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보다 높아지고 있는 동물권 인식의 흐름에 발맞춰 잘못된 표현을 바로 잡아준 해당 언론사들에 감사함을 표합니다. 또한 진드기 감염으로 인해 안타깝게 생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