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액션] '동물방역' 후진국인 대한민국을 고발합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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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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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96

동물방역후진국인 대한민국을 고발합니다

 

해외에선 살아있는 동물 거래·도살 재래시장 폐쇄하는데 국내에선 뒷짐

 

방역당국, ASF발병농장과 역학관계 무시하고 개농장이면 조사도 안해

 

과학적 근거 없이 살처분 범위만 확대해 온 엉터리 동물방역 쇄신하라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초기 대응이 높이 평가된 데 이어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상향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가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시민의식 또한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세계 각지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와도 직결되어 있는 동물방역에 경각심을 갖고 야생동물 거래 규제 강화는 물론, 살아있는 동물의 거래와 도살 중지 및 이것이 가능했던 각종 재래 시장에 대한 폐쇄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중앙정부 차원의 개식용 금지 조처까지 검토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부적절한 환경에서 집단으로 동물을 사육하고 도축하는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 대해서도 대전환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공장식 축산 시스템의 일부인 정육공장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핫스팟으로 지목될 만큼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국은 동물방역에 대해서는 매우 미온적이고 후진적입니다. 해외에서는 살아있는 동물을 거래하는 시장 자체가 폐쇄되고 있으나 국내 재래 가축시장에서는, 특히 개시장을 중심으로는, 살아있는 동물의 거래와 도살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중국이 감염병 확산에 대한 대응 맥락에서 개식용 금지 계획까지 준비하고 있는 터에 국내에서는 정부가 개농장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있는지 파악도 못하고 있으며 방역의 성역지대로서 줄곧 방치되고 있습니다.

 

보다 못한 시민이 무단 거래와 개도살, 유통과 판매에 대한 민원을 넣으면 정부는 개고기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지금은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답변하고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개시장 뿐만 아니라 개농장도 음식쓰레기와 축산폐기물을 주요하게 취급, ASF(아프리카돼지열병)은 물론 다른 각종 전염병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터에 말입니다.

 

야생동물 거래, 공장식 축산 등 다양한 방면에서 개선이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노력은커녕 방역의 근간을 해치며 치명적 구멍이 되고 있는 개농장과 개시장, 개도살장에 대해서조차 통제하지 못하고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방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순서

1. 동물을 음식쓰레기 처리기로 사용해오다 터진 ASF

2. ASF 최초 발병 농장과 2km 떨어진 무허가 잔반 돼지농장도 알고보니 식용개농장 (파주시 오도동)

3. ASF 최초 발병농장 바로 옆에도 개농장이... (파주시 연다산동)

4. 근거 없이 살처분 범주만 넓혀온 엉터리 동물방역쇄신하라

5. 남겨진 동물들을 위하여

 

 

1. 동물을 음식쓰레기 처리기로 사용해오다 터진 ASF

 

동물권행동 카라는 오래 전부터 방역의 사각지대로서 시한폭탄과 다름 없는 세계 유일의 전국 '개농장'의 위험을 경고하고, 동물학대는 물론 음식쓰레기 무단 급여에 대한 실태조사와 단속을 강력히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심지어 ASF는 음식쓰레기가 바이러스 확산의 주요한 요인임이 세계적으로 밝혀졌음에도 정부는 발생 음식쓰레기 관리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917ASF가 발발하자 살처분 범주를 근거없이 행정구역 전체로 확대하는 등 오로지 동물 살처분에만 의존해 왔습니다.



[영상] 여전히 산 채로 매장되는 돼지들 (오마이뉴스, 2019/09/18)

 

지난해 파주에 소재한 최초 발병지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에서 여러 마리의 돼지들이 의식의 소실 없이 살아서 몸부림치는 채로 포크레인에 집혀 땅 속에 묻히고 있는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10분간 최소 5마리 이상의 돼지들이 산 채로 땅 속 구덩이에 묻힌 통으로 떨어졌으며 살처분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도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 상태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의 돼지들이 생매장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ASF 발발로 국내에서는 40만 마리가 넘는 돼지들이 이렇게 살처분 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은 발생 음식쓰레기를 소위 재활용이라고 명명하며 개농장과 돼지농장에서 동물의 먹이로 처리해 오고 있었습니다. 음식쓰레기가 동물에게 적절한 영양 공급원이 되지 못하고 이로울 리 없는데도 발생 음식쓰레기의 처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동물을 음식쓰레기 처리용도로 사용하며 위법한 부분이 있다한들 이를 묵인해 오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ASF는 음식쓰레기가 주요 감염 원인이라는 것이 이미 밝혀진 바 있습니다. 안그래도 비윤리적이고 문제가 많았던, 동물을 음식쓰레기 처리기로 사용해 오던 정책은 빨리 폐기되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ASF 바이러스는 냉장 및 냉동 상태의 육류에서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생존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고 국내 최초 발병(2019/09/17) 전부터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각종 수입축산물 등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되기도 한 터에 음식쓰레기 동물 급여 지속은 너무 위험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국내 최초 발병 이전 ASF가 전세계적 확산일로에 있을 때 정부는 동물을 음식쓰레기 처리기로 이용해온 소위 음쓰 재활용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끝까지 고수하기 급급했습니다. 그러다 ASF의 주요 감염원으로 음식쓰레기가 지목되자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하여 오직 돼지에 대한 음식쓰레기 급여만 한시적금지를 가능케 하는 언발에 오줌누기식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즉각 적용하지도 않았습니다.

 

국내 발생 음식쓰레기는 주로 개와 돼지에게 갔습니다. 음식쓰레기를 먹이는 소위 잔반 돼지농장은 전체 사육 돼지 농장의 4.3%267곳으로 파악됩니다. 반면 개농장은 전국에 약 3,000개소로 추정되며 사료 대신 음식쓰레기와 축산폐기물을 개들에게 상시 무단 급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개농장은 지금까지 민간에서만 나섰을 뿐 정부가 제대로 된 실태조사조차 한 바 없어 문제의 규모와 범위가 방역적 측면에서 가히 압도적입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세계에서 유일한 식용개농장이 폐기물처리업체로 둔갑하여 음식쓰레기 수거 수익을 얻고, 수거해온 음식쓰레기로 개들을 대규모로 학대·사육하여 무단 도살 후 유통·판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개와 돼지를 병행 사육하며 같은 음식쓰레기를 먹이는 무허가 농장 또한 태반입니다.


[영상] 카라가 제보 받은 개와 돼지 병행 사육 불법 농장 (2019.9) 

카라는 ASF가 확산되고 있었던 20199월 말에도 개와 돼지가 병행 사육되는 농장에서 부패한 음식쓰레기가 개와 돼지에게 급여되고 있는 현장 영상을 제보 받기도 하였습니다. 



돼지가 음식쓰레기를 먹음으로써 ASF에 감염되기도 하고 감염 돼지가 다른 돼지와 직접 접촉함으로써 ASF가 전파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하지만 ASF 바이러스는 오염된 차량, 감염 진드기 등 2차 경로를 통해서도 전염됩니다. 돼지농장이 음식쓰레기 급여를 중지한다고 하더라도, 전국에 산재되어 음식쓰레기를 주요하게 취급하고 있는 방역의 사각지대, 개농장이 아무 조치도 없이 도사리고 있는 한 방역은 어렵습니다. 개농장을 드나드는 음식쓰레기 차량 및 관계자, 개농장의 개들에게 급여되고 때로는 같이 기르는 돼지들에게도 함께 먹이는 음식쓰레기, 그리고 개들이 먹지 못해 농장주가 무단 투기한 음식쓰레기 등이 매개체가 되어 ASF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것입니다.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각종 돼지 관련 수입축산물이 무방비 상태에서 전국으로 유통되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음식쓰레기 동물 급여를 전면 금지하지 않고 돼지에게만 한시적으로금지해 개농장은 계속 방치했으니 방역의 허점은 발병 전부터 이미 노정되어 있었던 셈입니다.

 


카라는 초지일관 음식쓰레기 동물 급여 전면금지가 아니면 방역상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해 왔습니다. 개농장의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95월 카라는 환경부(음식쓰레기 처리 소관)와 농식품부(동물방역 소관)를 찾아가 돼지농장은 물론 개농장까지 포함하여 전국에서 동물에게 급이하는 음식쓰레기의 구멍을 막지 않으면 ASF도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제발 음식쓰레기를 동물에게 먹이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영상] 음식쓰레기, 정말 돼지에게만 먹이지 않으면 괜찮은 걸까 (KNN부산뉴스, 2019/10/24)

 

한창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기승을 부리던 작년 10, 부산 기장군 야산에서 음식물쓰레기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이 보도된 바 있습니다. 염소 수백마리와 닭들을 키우는 농장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숨겨서 운반해온 후 마구잡이로 닭과 염소들에게 먹이고 있었습니다. 경상대 수의학과 이후장교수는 많은 세균들이 음식물쓰레기 안에 번식해 있고 그 바이러스들이 포집되어 있으면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를 통해 경고하였습니다. 불법으로 오고 가는 수거차와 화물차의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없어 질병과 바이러스 이동추적도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개농장의 위험을 개식용 찬반 문제로 가볍게 치환해 버렸습니다. 개식용 금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엉뚱한 말을 하거나, 그럼 그많은 음식쓰레기는 어떻게 하냐고 하는 등 도무지 말이 안 통했습니다. ASF는 돼지가 걸리는 것인데 개가 무슨 상관이며 연관성에 대한 증거를 갖고 오라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2019917일 파주의 한 종돈(모돈) 돼지농장에서 ASF가 발발하고 말았습니다.

 

 

2. ASF 최초 발병 농장과 2km 떨어진 무허가 잔반 돼지농장도 알고보니 개농장

 

지난해 917일 파주의 한 돼지농장에서 ASF가 발발하자, 방역당국은 ‘ASF 최초 발병농장 반경 3km 이내에 다른 돼지농장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발표와는 다르게 이로부터 2주 뒤인 102, 최초 발병농장과 직선거리 2km에 무허가 돼지농장이 있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이 농장은 돼지들에게 음식쓰레기를 대대적으로 급여하고 있었습니다.

(11번째 ASF 발병농가의 경우 이 농장처럼 돼지에게 직접 음식쓰레기를 급여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영상] ASF 최초 발병농장 2km 인근에서 뒤늦게 발견된 무허가 잔반 돼지농장 (SBS뉴스, 2019/10/25)

 

ASF가 지난해 9월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발병했을 때 방역 당국은 반경 3km내에 돼지농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SBS 취재 결과 최초 발병 농가 옆에 음식쓰레기를 먹여 기르던 돼지농가가 있었고, 2주 넘게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열처리도 안된 음식쓰레기를 돼지에게 먹이고 직접 야생 멧돼지까지 사냥해 도살·해체하고 있었던 이 무허가 농장은 ASF 방역의 치명적 허점이었기에 역학조사를 이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판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문제의 농장에서 ASF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혈청검사를 단 1마리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27마리 사육 돼지를 살처분 한 뒤, 이 농장에서는 ‘ASF 양성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임상관찰만으로 돼지에게 이상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ASF 비감염이 추정된다며 혈청검사 없이 돼지들부터 살처분 한 것입니다.

 

당시 카라의 현장조사 결과 사육돼지 27마리를 살처분했다는 농장에 생석회나 방역상 위험 표지판 하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농장이 '식용' 개농장을 겸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해당 농장은 무허가 돼지 사육뿐만 아니라, 동일한 주소지에서 뜬 장 안에 개들을 집단 사육하며 음식쓰레기와 축산폐기물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산지에서 돼지, , 닭 등 무허가 가축 사육에, 동물에게 음식쓰레기를 먹이고, ASF 방역 시국에 야생 멧돼지를 사냥해 도살·해체 하고 있었던 이 엽기적인 농장은 20191025일 언론에 보도되며 축산법, 가축분뇨관리법, 폐기물관리법, 야생생물법 위반 등으로 뒤늦게 고발조치 되었습니다만, 당시에도 농장은 개와 닭에게 음식쓰레기를 먹이고 있었고 방역 당국은 개농장 등은 방치했습니다.

 

카라는 20208월까지 문제의 농장을 모니터 하였으며 농장에서는 여전히 개와 닭에게 음식쓰레기를 먹이고 있습니다. 음식쓰레기의 양이 돼지를 키울 때보다는 줄어들긴 했지만 동물에게 음식쓰레기를 먹인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뜬 장 속 개 밥그릇 안에는 음식쓰레기와 함께 돼지발 뼈와 같은 폐기물이 들어있기도 했습니다.

 



닭에게도 음식쓰레기가 급여되고 있었습니다. 가금류 음식쓰레기 급여는 AI 바이러스 차단 목적으로 지난 201710월 이래 금지되었으며, 음식쓰레기 수분함량 14% 이상의 습식 가금류 급이는 사료관리법 33조에 따라 3년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사항인데도 말입니다.

 

해당 농장은 산지여서 동물을 집단 사육해서는 안 되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ASF 최초 발병농장과 지근 거리에서 무허가 농장으로 뒤늦게 발견된데다, 돼지에게 열처리되지도 않은 음식쓰레기를 생으로 급여하여 논란이 된 농장에서는 정말 돼지만 살처분되고 말았습니다.

 

감염 여부 판별을 위한 혈청 검사 진행은 단 1마리도 없었으며 돼지들을 모두 살처분 한 뒤에도 ASF의 주요 감염원인 음식쓰레기는 그대로 방치, 지금도 농장주는 개와 닭에게 계속 음식쓰레기를 급여해 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최초 발병 농장과 2km 떨어진 무허가 농장이 이러한 실정인데 과연 어떠한 방역 조치가 이뤄졌다 할 수 있을지요. 개농장을 이렇듯 방역의 성역으로 대하는데 과학적 동물방역의 근거는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뒤늦은 무허가 농장 발견 후 당국이 어떠한 조사를 했으며 어떠한 방역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카라는 지난 5월 정부에 해당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내용을 질의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파주시에도 해당 농장의 상황을 제보하고 시정을 촉구하며 개농장 폐쇄를 요구했지만 방역 당국은 개농장에 선을 그었습니다.

 

어째서 개농장 만큼은 어떤 짓을 해도 무조건적 예외의 대상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될 따름입니다.






3. ASF 최초 발병농장 바로 옆에도 개농장이..

 

오늘 카라는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 합니다.

 

지난해 917ASF 최초 발병농장 바로 옆에도, 소위 '식용' 개농장이 딱 붙어 있었습니다.

 

방역 당국은 이 개농장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지조차 못했으니 방역상 조치와 역학조사도 있었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개농장은 ASF 국내 최초 발병농장 코 앞에 존재하고 있으며 지척에는 2400마리 사육돼지가 살처분 매몰된 현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카라는 최근 이 개농장에서 해돌이라는 개의 목걸이를 발견했습니다.



백구 사진이 담긴 목걸이형 인식표. 인식표에 적힌 이름은 '해돌이'였습니다. 해돌이는 어디로 간 채로 이 개농장에는 해돌이의 인식표만 남아 있게 된걸까요?

 

카라 활동가들이 ASF 최초 발병농장 바로 옆에서 발견한 개농장에는 최근에도 크고 작은 개들 예닐곱마리가 뜬장 안에 남아 있었습니다. 피부병을 앓고 있는 개체들도 있었고, 뜬장은 비좁고 열악했습니다. 뜬장 위에서 발견된 인식표 앞면에는 휴대폰 번호가, 뒷면에는 해돌이의 출생일로 보이는 2019.08.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인식표 연락처를 통해 전화 연결된 분은 '해돌이의 인식표를 개농장에서 발견하여 전화를 드렸다'는 말을 전하자마자 우리 해돌이가 왜 개농장에 있는 것이냐,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습니다. 해돌이에게 인식표를 만들어 주신 분은 파주시 거주자로 해돌이가 원래 살던 집의 이웃 주민분으로 해돌이를 출산한 어미개를 이전부터 돌봐오셨다고 합니다.

 

어미개와 해돌이의 견주가 워낙 개들을 방치하고 키워서 이분께서 걱정되는 마음에 해돌이에게 출생년도와 본인 연락처가 적힌 인식표를 만들어 주었으나 지난 20207월 해돌이가 보이지 않아 견주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전라도 아는 사람집에 해돌이를 보냈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해돌이가 전라도가 아닌 파주의 돼지농장 옆 개농장에서 인식표만 남긴 채 사라진 것입니다.

 

인식표를 발견한 개농장의 뜬장 주변에는 커다란 가스통과 토치까지 존재했고 개농장은 온갖 폐기물이 뒤엉켜 있었습니다. 개농장에서 흘러나온 오염물은 인근 농지나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해돌이가 사라진 개농장은 ASF 국내 최초 발병 돼지 농가와 바로 붙어 있습니다. 방역은 가장 취약한 부분에서 뚫리는데도 정부는 동물방역에 관한 한, 살처분에 의존하는 것 외에는 감염경로를 밝히기 위한 노력이나 역학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국내 최초 발병농장 코 앞의 개농장, 그리고 발병농장과 2km 떨어진 곳에서 음식쓰레기를 돼지에게 먹이고 있었던, 뒤늦게 발견되어 고발조치 된 무허가 돼지농장의 개농장까지도 조사는커녕 모두 방치하고 말았으며 음식쓰레기 동물 급여와 폐기물관리법 위반 행위는 최근까지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소위 개농장을 지금처럼 방역의 성역으로 남겨둬서는 안됩니다. 개농장에 대한 방역상 문제제기를 개식용 찬반의 문제로 가볍게 치환하며 실체도 없고 추진도 없는 국민적 합의뒤로 달아나서도 안됩니다.

 

코로나19로 중국에서도 야생동물의 식용 거래가 금지되는 것은 물론 개식용 또한 본격적인 금지 추세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방역상 위험이 크고 더이상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개농장은 더이상 선택의 사안이 아니며 방역과 위험관리 차원에서라도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하는 뿌리깊은 적폐입니다. 개농장, 개시장, 개도살장 이제는 제발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4. 근거 없이 살처분 범주만 넓혀온 엉터리 동물방역쇄신하라

 

한국은 '동물방역후진국 입니다.

 

사태가 불거지면 눈앞의 문제를 덮기에만 급급하고 예방보다는 사후 약방문식 대처 속에서 하염없이 많은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역대 설정과 이를 기준으로 한 대응은 진정성 있는 조사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해야 유효하지만 조사는 미약하고 조사 대상 설정부터 선입견 속에서 중요한 단서들은 늘 뒷전입니다.

 

이 때문에 전염병의 경로는 밝혀지지 않고 살처분 범주는 역학조사와 무관하게 점점 확대 됩니다. 마치 살처분 범주를 무한정 확대 하는 것이 강력한 방역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인 양 포장되지만 이는 오히려 정반대 입니다. 원인이나 경로 등 갈피를 잡지 못하니 무조건 죽이고 보는 희생만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역학조사'의 내용이나 유효성은 평가 받지 않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을 제한하고 조사 내용도 공개되지 않습니다. 예방에 대한 조치나 감염 경로에 대한 조사가 엉터리여도 문제가 터졌을 때 살처분 범주만 무한정 확대하는 식으로 사태를 무마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래서야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도 없고 제대로 된 방역이라 보기도 힘듭니다. 개별 축산 농가에 대한 관리와 살처분 의무 부과만으로 동물 질병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10km 방역대를 훨씬 넘어서서 근거 없이 행정구역 내 전 돼지를 죄다 싹쓸이살처분 하면서, 국내 최초 발병농장 바로 옆 개농장, 그리고 발병농장과 2km 떨어진 곳에서 음식쓰레기를 돼지에게 먹이던 농장의 개농장은 역학관계에도 불구하고 방치 상태이며 지금도 음식쓰레기가 발견됩니다.

 

40만 마리가 넘는 돼지들이 ASF ‘방역의 미명 하에 죽었습니다. 우리는 죽임 당하고 나서도 처리되지 못하여 트럭에 산처럼 쌓여 부패해 가던 돼지들의 사체와 피로 오염된 시뻘건 하천을 기억합니다. 사체 처리 방법조차 수립하지 못한 채 과학적 근거도 없이 행정구역 내 모든 돼지를, 그것도 몇몇 곳에서는 (마치 바이러스 전파의 원흉이라도 되는 양) 반려 미니피그들까지도 검사도 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살처분 하면서 어찌하여 발병 농장 옆 개농장은 존재조차 알지 못하고, 지근에서 돼지에게 생 음식쓰레기를 먹이던 무허가 농장은 계속 개와 닭을 사육하며 아직도 음식쓰레기를 먹이는 게 가능하단 말입니까. 이것이 제대로 된 동물방역이 맞습니까?

 

우리는 지금까지 애먼 동물들만 희생시켜 왔습니다. 그 결과 경기 북부 사육돼지들이, 강화 등지에서는 반려 미니피그들까지 모조리 살처분 된 이후에도 우리는 ASF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 경로를 알지 못합니다. 현재도 멧돼지로부터 계속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ASF 사태는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거의 전적으로 살처분에 의존하다시피 해온 국내 동물방역. 과학적 근거 없이 무조건 동물을 죽이기 바빴던데다 이제는 그 살처분 숫자가 너무 많아져 생명경시 문제에 더하여 환경오염, 세금낭비 등이 오히려 비효율적 이라고 문제제기 되는 상황입니다.

 

진정한 방역 선진국으로 거듭 나려면 과학적 근거 없이 살처분 범위만 확대해 온 엉터리 동물방역부터 쇄신해야 합니다.

 

 

5. 남겨진 동물들을 위하여


동물의 희생만 강요하고 정작 ASF 원인 제거에는 망설이는 방역, 여러분들이 바로잡아 주세요.


[민원 1] 음식쓰레기 동물급여 전면 금지를 위한 환경부 민원에 동참해 주세요!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음식쓰레기 동물 급여 전면 금지가 우선입니다. 

살처분 범위 확대와 멧돼지 혐오와 살상으로는 ASF를 근절할 수도 비참한 살처분을 줄일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환경부는 최근 음식쓰레기 동물 급여 전면 금지에 대하여 적극적인 '반대의견'을 개진했습니다.

( 기사 참조 http://m.daehan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829 )


환경부의 잘못된 인식 시정과 동물 음식쓰레기 급여 행위 중지를 위해 어려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 주세요!


환경부 민원 넣기

- 국민 신문고 사이트 or 앱 이용( www.epeople.go.kr ) : 로그인 → 민원발생지역(파주시) → 민원내용 작성 → 기관선택(환경부) → 신청 클릭

- 항의 전화 하기 :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044-201-7349


[민원 2] 엉터리 동물방역을 성토하고, ASF 최초 발병 농장 인근 개농장의 폐쇄 및 남은 동물 구조를 위한 파주시 민원에 동참해 주세요!


(1) ASF 최초 발병농장 바로 옆 개농장(파주시 연다산동)(2)최초 발병농장과 2km 떨어진 개농장(파주시 오도동)에는 열악한 환경에 개들이 남겨져 있습니다.


이 개들의 구조와 개농장 폐쇄를 위한 민원을 넣어주십시오!


파주시 민원 넣기


- 항의 전화 하기 : 파주시 농축산과 031-940-4593

- 국민 신문고 사이트 or 앱 이용( www.epeople.go.kr ) : 로그인 → 민원발생지역(파주시) → 민원내용 작성(아래 참고) → 기관선택(파주시) → 신청 클릭


* 민원 내용 예시

- 민원 제목: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농장 인근 연다산동, 오도동 개농장 폐쇄 및 긴급 격리 요청

- 민원 발생지:  파주시 연다산동 개농장 / 파주시 오도동 개농장

- 민원 내용:

“파주시 연다산동 및 오도동 개농장은 음식물폐기물을 불법으로 이동시키고 동물들에게까지 급여하여 바이러스 전염의 매개체가 되는 것은 물론, 반려견을 불법 시설에 방치하고 거래하는 동물학대의 온상인 곳입니다. 파주시는 두 개농장에 대해 즉각 폐쇄 및 해당 개농장 개들에 대한 피학대동물 긴급격리조치를 속히 내려주십시오.”




댓글 1

김규빈 2020-09-27 11:03

마음이 아파서 글을 한번에 못읽겠네요...힘든일에 앞장서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