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
  • 2017-04-28 00:51
  • 1174

    참사랑이 이겼다! 닭들의 생명 지켜낸 동물복지 농장

    살처분 명령으로부터 살아남은 5000마리의 닭


    지난해 11월 16일 또다시 조류독감(AI)이 발생하면서 3700여만 마리의 닭과 오리 등이 산 채로 땅에 파묻혔습니다. 한국에서 최초로 조류독감이 발생한 2003년부터 계산해 본다면 지금까지 조류독감 방역상의 이유로만 죽어간 닭과 오리가 8201만 마리에 달합니다.


    나치가 자행한 홀로코스트의 13배가 넘는 대학살에서 5000마리의 닭들이 살처분으로부터 살아남았습니다. 살처분 명령의 집행을 거부하고 “가족 같은 닭들을 죽일 수 없다”며 꿋꿋이 닭들을 지켜낸 익산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의 이야기입니다.



    3.23 전주지원 앞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는 농장주, 임희춘씨

    AI 감염되지 않은 닭, 살처분을 왜 해야하나


    익산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은 지난 2월 27일 2.1km 떨어진 하림 직영 육계농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고 추가 발병 농장이 나오기 시작하자, 조류독감 음성판정(2월 28일)에도 불구하고 ‘예방적 살처분’ 대상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발병 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3km내에 위치했기에 보호지역이라는 방역대에 속하게 되었고 반경 500m 이내 관리지역이 아닌데도 가축방역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살처분 명령이 떨어진 것입니다.


    농장주는 “병에 걸리지도 않은 닭들을 무조건 죽이라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3월 10일까지 닭들을 살처분하라는 익산시의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생명을 지켜보겠다던 소박한 희망의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익산시가 농장주를 형사 고발한데다 달걀 출하가 금지되면서 농장주는 지금까지 약 1억여 원에 달하는 큰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21일이라는 최대 잠복기가 도과한 이후인 3월 28일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은 충남대 서상희 교수 연구실을 통해 다시 한번 조류독감 음성판정(3월 29일)을 받았습니다. 참사랑 농장의 닭들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바 없고 따라서 전파 우려도 만무했지만 익산시는 살처분 명령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살처분을 집행하려 했습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들은 대책위를 구성, 익산시와 농림축산식품부를 상대로 살처분 명령의 취소를 요구하는 한편, 농장주를 돕기 위해 <생명달걀 모금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 살처분으로부터 닭들을 지키기 위한 농장주의 싸움에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동금지로 출하하지 못하고 창고에 가득 쌓여가던 달걀들


    예찰지역 전환 이후 달걀 출하 가능해져… 닭들의 생명 지켜낸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


    살처분조가 언제라도 들이닥치는 것은 아닌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디디듯 하던 농장주는 지난주 익산시로부터 3월 28일 이후 생산된 달걀은 출하해도 좋다는 소식을 통보 받으며, 해당 지역이 지난 3월 28일 이미 예찰지역으로 전환되었음을 비로소 확인했습니다. 사실상 3월 28일 이후부터는 닭들을 살처분 해야 하는 이유가 사라졌던 셈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은 뒤늦게 확인되었고 참사랑 농장주와 시민들의 저항이 없었더라면 하마터면 5000여 마리 닭들은 무의미한 죽음을 피치 못했을 것입니다. 어찌됐든 참사랑 농장은 이제 달걀을 출하할 수 있게 되었고 닭들은 살처분 당하지 않아도 됩니다.




    무조건 죽이고 보자는 예방적 살처분 더이상 안돼


    이번 사태를 통해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정책이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실효성 없는 것인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감염될 동물을 미리 없애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동물희생의 규모는 그 어느 때보다 컸지만 이번 조류독감 방역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라 명령했으니 무조건 죽이라’는 식의 방역 대책도 이제 중단되어야 합니다. 방역 대책의 실패를 닭과 오리의 죽음으로 덮으려 했던 관료적 행정 또한 반성해야 합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는 정부, 그런 정부의 노력이 선행될 때만이 국민들도 괜한 불안과 전염병 확산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카라는 이번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의 사례를 발판으로 대한민국 방역 정책의 개선과 생명존중의 사회 건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참사랑 농장의 상황에 대해 관심 가져주시고 <생명달걀 모금 캠페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주, 유소윤씨(가운데)와 카라 활동가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팀





    강석민2017-04-28 10:37
    홀로코스트의 13배라고 하니 감이 오네요. 이런 일들을 수없이 겪었을 전진경 이사님의 무표정이 더 슬프게 느껴집니다. 왜 가장 똑똑하고 윤리적이어야 할 정부와 지자체의 폭주를 우리가 막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