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카라의 팜생츄어리 공간으로 미니돼지 ‘팸이’가 이사 왔습니다. 릴리, 자스민, 데이지, 라벤더와 같은 미니돼지인 팸이에게는 참 사연이 많습니다.
한 보호자의 반려동물로 지내던 팸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정해진 구역 내의 돼지는 모두 살처분한다는 예방적 살처분 정책으로 인해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했고, 살처분을 피해 정든 곳을 떠나 급히 다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목숨은 구했지만 팸이는 그곳에서 사고를 당해 뒷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를 얻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내던 시설의 폐쇄가 결정되어 또다시 갈 곳을 잃었습니다. 다행히 카라의 팜생츄어리와 협업해 주시는 좋은 분의 도움으로 팸이는 세 번째 보금자리를 찾았습니다.
처음 팜 생츄어리 공간으로 올 때는 비쩍 말라 있어 한눈에 보기에도 건강이 좋지 않았던 팸이였지만, 지금은 새집이 마음에 드는지 잘 적응하며 건강을 회복해가는 중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경북 산불현장에서 벼슬과 발바닥, 꼬리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되어 구조된 닭 ‘동이’도 치료를 마치고 팜 생츄어리에서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소위 농장동물들은 각자의 위험과 죽음을 피해 구조되어 이곳에서 안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카라가 동물을 구조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동물이 사람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그들 본연의 모습으로 존엄한 생명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닭이 모래 목욕을 하며 날갯짓을 하고, 돼지는 코로 땅을 파헤치며 호기심과 본능을 충족하고, 염소는 놀이터를 오르내리며 본래의 습성을 발휘하며 살기를 희망하며 팜 생츄어리에서 함께 살아갑니다.
더 이상 사람에 의해 본능을 억압당한 채 사육되는 게 아닌,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농장동물들의 평안함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