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이네 보호소 인근 방치견 새끼 4마리 구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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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의 한 야산 바로 밑에 위치한 곳에 방치견이 있었습니다. 가끔씩 들리는 보호자가 주는 음식쓰레기와 주변 주민이 챙겨주는 사료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이 개는 근방을 떠돌아다니며 살고 있는 소위‘들개’들에 의해 매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태어났던 새끼들의 행방은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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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1년 이 곳의 바로 앞은 개발로 인한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몇몇 공사장 직원 분들이 가끔 사료를 챙겨주었지만 방치견은 위험한 공사장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가을 5마리의 새끼가 태어났습니다. 새끼들은 공사장 직원들의 귀여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 누구의 제대로 된 보호자 없이 커다란 차량이 오가는 위험한 장소에서 위태롭게 자라나던 중 한 마리는 끝내 교통사고로 눈을 감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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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생긴 이후 남은 4마리를 인근 주민이 가끔 챙겨주기도 했지만 그뿐이었습니다. 공사장 주변에서 겨우 버티며 생활하던 새끼들 중에 피부병이 생겼고, 점차 4마리 모두에게 피부병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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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 인근 공사장을 떠돌며 방치되어 자랐기에 진드기와 해충들에 노출이 되었고 시간이 지나게 되면서 피부병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피부병이 점점 심해져 온 몸을 긁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긁어서 생긴 상처까지 생겨 피부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카라는 4마리의 구조를 결정하고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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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의 표재성 모낭염과 동반된 곰팡이 감염으로 밝혀졌으며 약품목욕과 약을 병행하는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최소 4주에서 길게는 8주 정도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12월 말부터 치료를 시작하여 약욕 등의 치료를 꾸준히 진행한 끝에 현재 치료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다행히 4마리 모두 어려서부터 여러 사람을 거치며 사람을 잘 따르는 상태입니다. 비록 5마리 중에 한 마리는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사망하였지만, 남은 4마리 비니, 차르, 오스, 트리는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이제비니, 차르, 오스, 트리의 가족을 찾기까지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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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라고는 부르지만 보호자의 무관심과 열악한 환경에 사실상 방치된 개들이 많은 것이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입니다. 짧은 목줄에 묶여 비와 바람을 피할 공간도 없는 경우, 방치된 채로 사료와 마실 물도 없는 경우 등 방치의 양상은 다양합니다. 이런 방치견이 중성화마저 되어있지 않다면 태어난 개체들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죽거나 성견이 된 뒤에는 소위 ‘들개’마저 될 수 있으며 결국 탄생과 죽음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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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법의 개정안에는 혹서·혹한의 방치와 최소한의 사육공간 및 먹이 제공을 하지 않는 것을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를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카라에서 구조한 4마리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대부분의 방치견은 끝내 비참한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방치견이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환경개선과 중성화는 필수입니다. 이는 시민들의 의식개선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있기에 카라에서는 방치견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과 중성화지원으로 우리사회의 방치견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