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마당개의 슬픈 삶을 압니다. 불임 수술에 대한 인식 부족, 동물복지에 대한 무지로 마당에 묶인 개들은 떠돌이 개와의 교배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합니다. 새끼 강아지들은 운이 좋으면 어미견 곁에 묶여 마당을 지키지만, 많은 경우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다른 떠돌이 개가 되거나 개장수에게 팔려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카라를 비롯한 동물단체들, 또 시민들의 노력 끝에 정부의 정책도 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마당개 중성화 사업을 진행하며 '실외사육견'들의 중성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개를 중성화할 수 있는 동물병원이 거주지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노령 보호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예산이 부족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개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카라가 평창에서 만난 개들과 보호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미탄면 창리와 미하리의 경우에는 가장 가까운 동물병원이 평창을 벗어나 한 시간 넘게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중성화 지원을 원하는 어떤 노인 분들은 차도 없는 마당에 힘센 대형견들을 데리고 그 먼 길을 갈 수가 없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혹은 '돈이 없어 못 시킨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평창 닭장 속 고양이들과 마을 고양이들의 TNR을 지원하러 간 기회에 평창 마을의 마당개들의 중성화 수술까지 진행하는 것을 논의했습니다. 마을을 돌며 개 한 마리 한 마리를 찾으며 보호자들을 설득했습니다. 그 결과 총 16마리 개들이 중성화 수술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자궁축농증이 있던 개 '창이'의 목숨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또 수술 받은 16마리의 개 모두 동물등록을 마쳤습니다.
한국의 반려동물 가구 절반 이상이 시골 거주자이고 많은 경우 방치 사육 중입니다. 놀랍게도 짧은 목줄과 음식물 쓰레기 급여를 학대로 여기지 않는 국민 비율도 높습니다(*2022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 하지만 모두가 귀하고 소중한 생명, 마당에 묶여 사는 삶은 이제 없어야 합니다. 카라는 장기적으로 정책과 교육을 통해 '묶여 사는 개' '고통받는 개'가 없는 사회로 변화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