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한파의 날씨, 목줄에 조여 진물과 피고름을 흘리던 백구 ‘목련’을 구조했습니다.
남양주 한 마을에서 목줄에 조여 괴사 상처를 입은 한 백구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목줄이 피부에 파고들어 진물과 피고름이 흘러내리는데, 손을 타지 않아 그 누구도 목줄을 풀어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폭설 예보가 있어 이동이 위험했지만, 백구의 안전을 위해 카라 활동가들은 바로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길에 눈이 많이 쌓여 구조 차량이 쉽게 진입할 수 없었습니다. 제설기를 통해 눈길을 정리한 뒤 겨우 백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주한 백구의 가슴팍은 피고름 등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건지, 사람의 모습에 경계한 건지 백구는 쉬지 않고 짖었습니다. 한참을 짖다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냄새를 맡다, 다시 뒷걸음치며 짖기를 반복했습니다. 다가올 때마다 상처에서 악취가 풍겼습니다.
백구를 구조하기 위해 주로 다닌다는 경로에 포획틀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백구는 포획틀 주변만을 계속해서 맴돌았습니다. 아마 육체적 고통으로 더 예민하고 조심스러워졌던 것 같습니다. 혹시 친하게 지내는 개가 포획틀 안에 있으면 따라서 들어갈까 싶어서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간식으로 천천히 포획틀로 유인해 보았지만, 구조는 순순히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틀 동안 여러 시도 끝에 백구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었고, 결국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고통 속에서 버텨온 백구에게 이제 봄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목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함께 더봄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카라 병원에서 확인한 목련이의 상처는 생각보다도 더 참혹했습니다. 목줄은 피부 속 깊이까지 파고들었습니다. 게다가 목줄이 덜렁거리지 않도록 설치한 케이블타이가 목에 더 큰 상처를 주고 있었습니다. 케이블타이 위로 새살이 돋고 있어 목줄을 제거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어렵게 제거한 목줄은 그간 진물과 고름으로 누렇게 변해 있었습니다.
괴사 된 목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아직 많은 치료 과정이 남았습니다. 더군다나 오른쪽 눈에도 이상이 있어 시력은 괜찮은지 추후 검진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추운 겨울을 버텨온 목련이가 이제는 행복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