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숑300마리와 비극의 ‘늪’에 빠져버린 합법 번식업자
지자체 보호소에서 개들이 일상적으로 안락사되는 한편, 펫숍에서는 어미로부터 조기 분리된 아기 동물들이 상품처럼 무차별 판매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하고 매정한 이러한 과정은 오직 인간의 이익을 기준으로만 작동합니다.
좀 더 어리고 작고 예쁜 개를 원하는 구매자 입맛에 맞춰 업자들은 합법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동물 신체의 변형까지 감행합니다. 새끼를 낳지 못하거나 잘 팔리지 않는 외모의 개들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합니다. 그동안 루시의 친구들은 합법 불법 번식장을 막론하고, 아예 자연 출산도 할 수 없는 개, 자궁이 썩은 개, 기형적일 정도로 작은 개, 무릎 관절이 빠진 채 번식에 동원되던 개, 폐기처분 위기에 처한 개 등 무려 2,000마리 넘는 동물을 구출하며 그 실태를 적나라하게 알려왔습니다.
250여 마리 비숑 전문 번식장의 비극은 2017년 비숑 20마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법을 지키려 노력했지만 경매장에서는 나날이 더 작고 더 인형같은 개를 원했습니다. 경매업자들은 펫숍과 짜고 무지한 소비자를 현혹하며 소위 ‘미니’ 동물들의 유행을 만들어냈습니다. 대부분의 번식장들이 경매업자의 농간에 번식장 규모가 점점 커져 갔고 예속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이미 막대한 투자를 한 비숑 번식자도 같았습니다. 경매업자로부터 ‘종견’을 사면서 파국은 더 빨리 다가왔습니다. 1,000만원에 구입한 종견은 자주 아팠고 아주 ‘작고’ ‘병약한’ 새끼를 낳았습니다. 아기동물의 사망이 일상인 번식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픈 동물을 치료하며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다른 업자들처럼 팔리지 않은 개들이나 소위 ‘폐견’들을 보신탕용이나 열악한 번식장에 돌려대는 일도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제발 개들만은 살려달라는 번식업자의 호소에 루시의 친구들은 3월 20일 기준 총 291마리의 개들을 분담 구조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