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인간의 오락도구가 아니다-⑤> 죽어야만 벗어날 수 있었던 사자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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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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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만 벗어날 수 있었던 사자,

그리고 아직도 고통 속에 살아가는 동물들



힘없이 누워있는 사자를 포착한 사진 한 장이 제보로 들어왔습니다. 콘크리트 벽과 타일 바닥으로 이루어진 전시실 안에 사자가 힘없이 창밖을 응시하며 누워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는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아프리카쥬라는 곳입니다. 2월 초 카라 활동가들이 현장을 조사했을 때 사자가 보이지 않아 직원에게 물으니 “더 넓은 곳으로 갔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관청에 문의한바 ‘폐사’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노령으로 인한 자연폐사. 이것이 사자의 마지막 발자취입니다.

 

이미 이 동물원으로 이동될 때부터 노령이었고, 질병이 있었다고 하지만 사자에 대한 복지를 진정으로 생각했다면 타일과 시멘트로 뒤덮힌 환경이 아닌, 더 나은 곳으로 가서 마지막 삶을 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자는 저런 상태로 끝까지 돈벌이로 이용되었습니다. 나무그늘로 덮인 따뜻한 흙 위에 평온히 누워있는 삶조차 꿈꿀 수 없는 암사자는 결국 그 지옥같은 현실을 죽어야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죽음을 거짓말로 기만하고 있는 그들의 행태와 너무도 불필요한 전시동물의 고통을 우리는 언제까지 모른척해야 할까요?

 

 

사자를 대신해 전시되고 있는 대형견. 이런 곳이 '동물원' 맞습니까?

 

 

다른 전시 동물들의 사정은 어떤지 조사를 이어갔습니다. 대부분의 전시동물의 내실과 방사장은 구분없이 단일한 공간인 전시실에 계속 갇혀 있으며, 모든 바닥은 관리가 용이한 시멘트 바닥입니다. 사막여우 전시실을 비롯한 동물들의 사육장에는 인조잔디나 노란 장판이 깔려있었습니다.

 

사막여우와 코아티의 전시실은 해당 동물의 서식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외부에 전시된 일본원숭이(CITES 2)는 뜬장 속에 놓여 있었고, 둔한 움직임을 보일 뿐 대부분 가만히 웅크려 있었습니다. 단독사육을 해야 하는 기니피그들은 여유로운 공간도 없는 좁은 어장 속에 넣어져 전시되어 있습니다. 라쿤은 인간처럼 손을 여러 방면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있는 동물이지만, 전시실 내에 개집과 물그릇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무료함으로 인한 정형행동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종을 들이는 것 자체가 종에 따른 각각의 환경 구축이 필요함을 전제로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애초에 반입하여 전시해서는 안된다

 

낮은 울타리 속에 사슴 한마리가 보입니다. 1m도 안 돼 보이는 목줄에 옴짝달싹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교육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몸의 깃털이 모조리 뽑은 앵무새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털을 고르며 몸을 정돈하는 습성이 있지만 이렇게 과도하게 깃털이 뽑힌 경우는 영양 밸런스가 깨져 깃털이 빠졌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과하게 깃털을 뽑는 자해의 흔적입니다.




체험동물원 대부분은 이렇게 동물들의 생태적 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최소한으로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게다가 동물만지기 및 먹이주기 체험도 여전히 권장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쥬와 같이 동물을 오락도구 정도로 간주하는 유사 동물원은 동물학대의 온상과 다를 바 없으며, 이런 곳들이 여전히 난립하고 있는 한 동물복지를 높이겠다는 정책들은 허울뿐인 허상입니다.


 

 

방문객이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도마뱀을 올려놓으며 체험을 권장한다. 

 

 

요건만 갖추면 등록허가를 내주는 현 법제 개선은 불가피

체험동물원  폐지하고 동물원수족관 허가제로 강화하라

 

 

우리나라 곳곳에는 온갖 종류의 야생동물과 가축들을 집어넣고 그 본래 습성을 무시한 채 전시하며 장사하는 유사동물원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체험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유사동물원을 법으로 금지하고, 허가를 받아야 동물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기존 등록제를 허가제로 문턱을 높이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관련 법제도의 개선은 불가피합니다.

 

이미 시민사회는 이런 실내체험 유사동물원이 지닌 한계, 그 안에서 양산되는 문제들을 인지하고, 체험동물원 운영 금지와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습니다. 지난해 2월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대표발의로 동물원 등록제를 허가제로 강화하는 동물원수족관법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한 채 1년 가까이 계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대 국회가 끝나가는 시점일지라도 체험동물원 난립을 방지하고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높여야 합니다.

 

열악하게 동물원을 운영하면서 폐사된 동물을 큰 곳으로 보냈다며 방문객을 기만하는 아프리카쥬는 동물을 보유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 곳은 폐쇄되어야 마땅하지만, 그 안의 동물들의 다음 거처가 지금과 별 차이가 없는 유사동물원이라면 동물들의 복지 측면에서 무의미한 변화일 것입니다. 따라서 동물권행동 카라는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해당 동물원을 관할하는 경기도에 전달하고자 합니다.

 

1. 전시동물들의 사육환경을 각 개체의 습성에 맞게 개선할 것

2. 모든 보유동물에 환경풍부화 및 먹이풍부화 프로그램 및 설치 등을 이행할 것

3. 먹이주기와 만지기 체험을 금지할 것


경기도는 해당 동물원에 대한 지도점검의 의무가 있습니다. 아프리카쥬가 위의 요청을 이행하도록 경기도 환경정책과에 민원을 넣어주세요. 열악한 수준의 체험동물원들 중 한 곳이라도 제대로 개선되는 사례를 여러분의 힘으로 이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민원액션에 함께 하길 부탁드리며, 더불어 체험동물원 난립방지와 폐쇄 촉구하는 서명에도 동참 바랍니다.

 


#1. 민원 동참하기


경기도 환경정책과에 민원넣기(국민신문고)


(1) 국민신문고 어플을 깔기 / 또는 국민신문고 사이트 들어가기(https://www.epeople.go.kr)



(2) 신청인 기본정보를 기입하고 해당 민원내용 입력하기


[민원 샘플]

제목: 경기도 평택의 '아프리카쥬'의 사육시설 개선과 체험프로그램 폐지를 촉구합니다

 

내용:

'아프리카쥬'에 전시되었던 암사자는 열악한 환경에 누워있는 채로 돈벌이에 이용되었습니다. 

그러다 폐사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자가 안타까워 찾아간 시민에게 '넓은 곳으로 갔다'며 기만한 곳입니다. 

90종의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며 홍보하지만, 어느 동물도 제대로 된 사육환경에 지내는 경우가 없습니다. 

먹이주는 체험뿐만 아니라 원하지 않는데도 동물을 관람객 팔에 올려놓는 체험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해당 동물원이 다음의 요구사항을 이행하도록 지도 점검을 해 주시길 촉구합니다. 


1. 전시동물들의 사육환경을 각 개체의 습성에 맞게 개선할 것

2. 보유동물을 위한 환경풍부화 및 먹이풍부화 프로그램 및 설치 등을 이행할 것

3. 먹이주기와 만지기 체험을 금지할 것






 (3) 기관선택: 경기도 환경정책과

 


#2. "체험동물원 폐지"를 위한 서명 동참하기

서명 동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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