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서울시의회는 '대발생 곤충 방제 조례' 폐기하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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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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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서]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를 반대하는 시민모임


서울시의회는 ‘대발생 곤충 방제 조례’ 폐기하라




౦ 서울시의회가 3월 7일 제32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민의 정신적인 피해와 불편을 이유로 대발생 곤충을 방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윤영희 시의원이 발의한 후 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보류된지 7개월 만이다. 이로써 서울시가 시민의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이유로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도 방제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౦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은 지난해 9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보류되었던 바 있다. 당시 서울시의회 의안정보시스템에 380여명의 시민이 반대의견을 표출하는 등 시민사회의 반대가 거셌는데, 해당 조례안이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시민에게 불편을 끼치면 방제할 수 있게 하며 △곤충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을 키워 어떤 생물이든 불편하면 죽여도 된다는 발상을 일으킬 수 있고 △'대발생'이나 방제를 허가하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과학적 근거가 없고 △'친환경 방제'는 권고사항에 불과해 시민 건강에 더 큰 위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౦ 그러나 시민의 반대로 보류된 조례안이 어떠한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7개월만에 원안대로 가결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반민주적 처사다. 당시 시민들이 제기했던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౦ 조례가 대발생 곤충으로 꼽은 동양하루살이(팅커벨)와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는 유기물을 분해하고 식물의 수분을 돕거나 먹이원이 되는 등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들이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내고 ‘불편’을 끼치는 기간은 약 1주일 남짓이다. 



౦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3월 5일 보건복지위원회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 심의에서 “시민생활에 여러 불편과 지장을 주는 곤충이 익충이라고 그대로 방치하기는 어렵다”며, 대발생 곤충에 대한 물리적 방제가 필요하다 주장했다. 그러나 특정한 종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방제 방법은 없으며, 조례가 말하는 ‘친환경 방제’는 우선적 고려사항일 뿐이므로 화학적 방제의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친환경 방제의 수단으로 ‘살수’를 언급하지만, 실제로 방제를 진행하는 25개 자치구청이 방제 현장에서 친환경적 수단을 사용하는지 감시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서울시의회가 시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보호하고자 했다면 ‘친환경’을 내세운 방제 조례를 통과시킬 것이 아니라, 기존 주거지역에서 사용해 온 살충제 총량을 관리하고 방제를 수행하는 노동자의 건강 관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조례를 만들어야 했다. 



౦ 같은 날 김영옥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도 곤충이 주로 발생하는 공원부지가 방제의 사각지대인 상황이라며, 주거지 뿐 아니라 산림 등 공원녹지에도 대발생 곤충 방제를 진행할 것을 서울시에 주문했다. 그러나 도시 생물 다양성의 주요한 거점인 산과 강의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도 않고 방제 지역에 포함한다면 오히려 곤충 대발생이 심화될 위험이 크다. 대발생의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인지, 도시화 및 숲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때문인지, 그간 남용되어온 살충제로 인한 생태계 교란 때문인지 원인과 현상에 대한 기초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와 시의회가 당장의 민원을 해소하고 현상을 제거하는데만 급급하다면,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불편함도 커지고 더 큰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౦ 서울시는 지난 2월 19일 ‘동양하루살이’와 ‘러브버그’ 같이 대량 발생해 시민의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유발하는 곤충, 기타 시장 및 자치구청장이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곤충을 ‘유행성 생활불쾌곤충’으로 정의하고 방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유행성 생활불쾌곤충 통합관리계획’을 발표했다. 대발생 모니터링, 비화학적 방제 적용, 전문기관 연구 협력 등이 언급된 것은 일면 긍정적이지만, 감염병 매개 곤충이 아닌 '대발생하여 시민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곤충'을 모두 '유행성 생활불쾌곤충'이라 정의하고, '곤충으로부터 쾌적한 도시 서울 만들기'를 비전으로 수립한 것은 편협한 접근이다. 해롭지 않은 곤충을 해롭다고 낙인찍으며 곤충에 대한 막연한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고, 생태계의 구성원 전반을 인간의 '쾌적함'을 방해하는 존재로 단순화한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통합관리계획도 재고가 필요하다. 



౦ 서울시와 시의회가 진정으로 시민의 안녕을 위한다면, 단편적인 민원해결에 급급해 어떤 곤충이던 방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도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근원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 서울시가 곤충 대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기후변화 △도시화와 서식지 파괴 △국제 무역 증가로 인한 외래종 유입을 해소하고 다종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소통과 숙의가 필요하다. 



౦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 폐기하고 유행성 생활불쾌곤충 통합관리계획을 재검토하라.




2025년 3월 17일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를 반대하는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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