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싸움은 안되고, 경마는 괜찮나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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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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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싸움은 동물을 이용한 사행산업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비판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경마는 어떻습니까.

경마 역시 살아있는 동물의 경기 결과에 돈을 거는 합법적 도박산업입니다. 다만 그 규모는 비교조차 어렵습니다.


2024년 기준 소싸움 매출은 304억 원, 경마 매출은 6조 5,139억 원입니다. 경마는 대한민국 전체 합법 사행산업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말은 생존을 위해 달리고 소는 서열이나 번식 기회를 두고 경쟁합니다. 하지만 경마와 소싸움은 이러한 행동을 인간의 오락과 사행산업에 이용합니다.

경마와 소싸움에서 그 결과의 이익은 동물이 아니라 베팅한 사람과 산업에 돌아갑니다.

복권은 판매 수익의 상당 부분이 공익기금으로 조성되어 복지·주거·장학 사업 등에 사용됩니다. 반면 경마는 거대한 세수와 말산업 구조를 유지하는 재원으로 기능해 왔습니다.

최근 언론은 씨수말 닉스고, 155억에 낙찰된 '괴물 경주마'를 비롯한 종마의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름이 알려진 몇 마리의 종마가 아닙니다.


그 뒤에서 생산되고 선발되고 경쟁하다 퇴역하거나 행방불명된 수많은 말들입니다.

한국마사회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만 8천 마리의 말이 생산되었고 약 2만 4천 마리가 경주 산업에 편입되었습니다.

경마 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말을 생산하고 선발하며 경쟁시키고 탈락시키는 구조 위에서 유지됩니다.


국회는 퇴역 경주마의 복지와 관리 문제를 반복적으로 지적해 왔습니다.

산업은 승용마 전환을 대안으로 이야기하지만, 이는 해결책이 아니라 부분적 사후대책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퇴역마가 아닙니다.

문제는 거대한 도박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말을 생산하고 선발하고 퇴역시키는 구조 그 자체입니다.

소싸움이 비판받는 이유가 동물 이용과 사행성 때문이라면 경마 역시 그 비판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경마장에서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은 전문 기수와 말입니다. 관객의 베팅은 스포츠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동물 이용 합법적 도박산업인 경마는 오랫동안 스포츠와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그럴듯한 포장보다 먼저, 그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그 비용을 누가 치르고 있는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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