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종 야생동물을 키우는 행위는 중대 범죄입니다.
[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3.7.16.>
* 슬로우 로리스 : CITES 1 급 보호종이며, 국제자연보존연명(IUCN)에서는 이 동물을 '취약'(Vulnerable) 또는 '위기심각'(Critically endangered)으로 경고하고 있음.
슬로우 로리스를 "가공·유통·보관·수출·수입·반출·반입"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에 처함.
8월 29일 금요일
멸종위기종인 슬로우 로리스 한 마리가 카라 동물병원에 들어왔습니다.
슬로우 로리스는 CITE 1급 보호종이며,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그 수가 급감하고 있어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동물입니다. 귀여운 외모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사막여우와 함께 슬로우 로리스의 불법 매매와 소유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동물은 태생이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절대 집에서 보살필 수 없습니다. 슬로우 로리스는 두려울 때 잘 물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이 가여운 동물에게 물리지 않고 마음대로 가지고 놀기 위해 강제로 이빨을 뽑아내기도 합니다. 여기서 생긴 트라우마와 감염으로 죽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철저한 야행성동물로서 사람들이 사는 24시간 시끄럽고 대낮처럼 훤한 환경에서 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 동물은 야생 서식지에서 동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물인 것입니다. 그래서 슬로우 로리스를 전문적인 지식 없이 집에서 키우는 건 이 동물에게 엄청난 학대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슬로우 로리스는 가축질병, 인수공통감염병 등 주요 질병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종이기도 합니다.
카라병원에 들어온 슬로우 로리스로 인해 카라와 환경청, 서울대공원은 여러차례 긴급한 상의를 했습니다.
환경청에서 서울대공원과 여러 차례 협의하여 아이를 법적 절차에 따라 정식으로 인계받도록 조치하는 동안, 카라는 이 슬로우 로리스를 잘 보살펴야 했습니다.
카라에 들어온 슬로우 로리스는 탈수증세가 매우 심했고 몸의 지방과 근육량이 현저히 감소하여 있었다.손이 닿으면 매우 고통스러운듯 울부짖었다.
당장 집중적인 응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주말 저녁에 카라 동물병원으로 온 슬로우 로리스의 상태는 너무나 심각했습니다. 아이의 체중은 겨우 0.5kg. 힘이 없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뿐 아니라, 탈수가 너무 심했고, 건드릴 때마다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정상적인 호흡조차 버거워 입을 벌리고 간신히 작은 숨을 쉬는 불쌍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험자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목숨이 경각에 처한 동물을 살리기 위해 경험자의 조언과 도움을 구하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카라는 슬로우 로리스의 진료경험이 있는 병원으로 아이를 이송하기 위해 대공원에서 추천하는 병원과, 최선의 치료를 해줄 수 있는 병원을 수소문했고 그 중 연계병원인 아크리스 동물병원에서 흔쾌히 도움을 주셨습니다.
카라 동물병원 수의사님과 아크리스 동물병원 원장님의 치료로 슬로우 로리스는 심각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틀 동안 밤을 새워가며 수의사님과 카라 동물병원 스탭들이 많은 애를 쓴 결과 9월 1일 월요일, 아이는 탈수와 고통 호소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서울대공원으로 이동은 가능한 상태까지 호전되어 즉각 환경청과 서울대공원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이틀 동안 카라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은 슬로우 로리스는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었다.
영양식 강제 급여를 한 덕분에 스스로 배변을 하기도 했다. 변의 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다.
9월 2일 화요일
서울대공원에서 카라 동물병원에 찾아와 아픈 슬로우 로리스를 데려갔습니다. 물론 인수인계에 필요한 법적 절차에 따라 카라에서 보호중이던 아이가 서울대공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이제 이 아이는 서울대공원에서 경험 많은 수의사님의 치료를 받게 될 것입니다. 어디가 아픈지 손만 대도 손발을 웅크리며 우는 가여운 슬로우 로리스. 녀석이 꼭 살아날 수 있도록 카라는 최선의 치료와 관심을 부탁드렸습니다. 대공원 관계자 분께는 녀석을 꼭 살려 '카라'라는 이름을 붙여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카라에서 치료받은 이 녀석이 들어가면, 서울대공원도 더 이상은 슬로우 로리스를 수용할 공간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을 알면서도 동물이야 죽건 말건, 장난감처럼 유통하기 위해 밀수하고 매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명백한 범죄자입니다.
하지만 가장 나쁜 사람들은 이런 불법업자들의 밀수와 밀렵을 부추기는, 슬로우 로리스를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멸종 위기종이나 야생동물들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에는 심사나 규제를 소홀히 하면서, 이들을 소유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만 앞세우는 정부에게는 책임이 없을까요?
슬로우 로리스를 살리기 위해 카라의 수의사님들과 활동가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슬로우 로리스는 동물복지와 동물권을 위해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는 책임감을 남겨둔 채 대공원으로 갔습니다.
서울대공원으로 간 녀석이 건강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함께 방사장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대공원으로 인계되기 직전 슬로우 로리스의 모습.
야행성인 녀석의 특성 상 얼굴을 담요에 파묻은 채로 자신을 돌봐 준 카라 동물병원 스탭의 손을 꼭 움켜쥐고 있다.
주선아 2014-10-21 22:53
멸종위기 동물을 키워서 대체 무슨 욕심을 채우고 싶었던 걸까요... 부디 아이가 건강해지기를 바랍니다.
장수임 2014-09-08 11:57
지금 아이의 상태는 어떤지 너무 궁금하네요 부디 건강을 회복하면 좋으련만 새로운 소식 부탁드려요
KARA 2014-09-05 11:13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치료중인 슬로우 로리스 소식입니다. 아이는 튜브 삽관하여 강제급식 중이며, 피하 수액 처치 중이라고 합니다. 아직 나아지는 건 보이지 않고요, 여전히 혈관도 잡을 수 없는 상태가 검사 진행이 어렵다고 합니다. 부디 이 힘든 과정을 견디고 건강히 살아 주기를 바라며, 좋은 소식 전해 드릴 수 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