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장에서 가정으로’ 는 동물권행동 카라 · 나비야사랑해 ·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 동물자유연대 · 비글구조네트워크 이하 5단체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소재 폐업 개농장의 개들을 전원 구조하고, 그 이후 단체간 신뢰를 기반으로 치료 · 돌봄 · 입양 활동을 위한 1년의 장기 프로젝트. 지난 3월 4일, 벌교 개농장 구호 프로젝트가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경과를 정리합니다.
구조: 84마리 개들에게 주어진 삶의 기회
벌교의 개농장은 한 시민의 끈질긴 민원 제기에 의해 폐쇄 명령을 받은 곳이었습니다. 당일 다섯 단체가 집결하여 65마리 개들을 전원 구조했고, 개농장은 이후 폐쇄되었습니다. 구조된 동물들은 수도권의 위탁보호소 이동했습니다.
상태가 나쁘다고 판단되는 개체는 동물병원으로 즉각 이동했으며, 임신한 개체는 카라 사무실과 위탁처 안쪽 공간 등에서 특별한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이후 새로 태어난 강아지들까지 포함한 총 개체는 84마리. 소수의 몇 마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개들이 사람을 무척 두려워하고 피했기에 앞날이 참 걱정되었습니다.
참고 게시물 > https://www.ekara.org/activity/against/read/11289
중성화 수술과 치료: 포럼과 회사, 다양한 자리에서의 연대
구조가 진행된 후 카라 등 단체들은 평소 도움을 종종 받던 분들께 연락을 드려 도움을 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개식용 종식을 지지하고, 구조된 개들의 새 삶을 응원해주시며 기꺼이 내민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중성화 수술이 가능한 상태인 52마리 개들의 수술은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에서 진행해 주셨고, 종합접종과 1년치 기생충 예방에 필요한 약품 등은 <버박코리아>, <조에티스코리아>, <바이오노트>, <한국수의약품>, <중앙백신> 그리고 <녹십자동물약품> 에서 지원해 주셨습니다.
열악한 뜬장 생활의 결과 슬개골탈구, 사상충 감염, 중증 피부병 등에 이환되어 집중 치료가 필요한 개들에 대한 <한국수의사임상포럼>의 무상치료연계도 진행되었습니다. <해마루동물병원>, 부천 <이지동물병원>, <일산동물의료원>, 대구 <두남자동물병원> 등에서 개들을 맡아 치료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프게도 또롱이와 푸린이는 치료를 받던 도중 심장사상충으로 인해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그래도 떠나기 전, 사람을 좋아했던 두 아이들은 병원 선생님께 따뜻한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애들이 떠나는 길이 외롭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중성화 수술을 받는 벌교 개농장 구조견들.
| 굉장히 행복해하며 주사를 맞는 삽살이!
| 약품을 지원해 주신 고마운 분들과 활동가들.
돌봄과 입양: 1년의 시간 이후
개들은 모두 접종을 진행했습니다. 위탁보호소에 맡기고 시간이 될 때마다 오며가며 동물들을 살폈고, 카라는 회원님들과 시민분들께 이들을 위한 장난감 후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개들은 거의 생애 처음으로, 혹은 너무나 오랜만에 장난감을 가지고 재밌게 놀 수 있었습니다. 장난감으로 스트레스를 풀며 좀 더 활동가에게 호감을 가지기도 하였고요.
카라는 개들의 활발한 입양 캠페인을 위해 입양파티 <뜬장에서 가정으로: 꼬마네 입양파티>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구조 후 태어나 구김살 없는 강아지들, 그리고 성견 몇 마리가 이 파티를 통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이후 보호하는 개체들에 대하여 꾸준한 돌봄과 입양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그간 사람을 몹시 경계했던 개들은 그래도 호기심을 좀 가지고 가까이 다가오게 되기도 했습니다. 1년이 지난 현재는 총 30마리의 개들이 입양을 갔으며, 2마리(또롱이와 푸린이) 사망, 그리고 52마리의 개들이 입양 대기중으로 남아 있습니다.
| 해외입양을 간 귀염둥이 프랭키와 삽살이 3남매!
| 로다의 변화. 차례대로 2019년 3월, 여름, 2020년 3월의 모습.
| 사무실에서 새끼를 출산한 꼬마와 6남매들
| 조랭이떡과 강아지 그 어디쯤 있던 남매들
| 꼬마네 아이들 중 아빠를 닮은 장군이와 엄마를 닮은 모모는 각각 활동가들에게 입양을 갔고, 이후로도 종종 사무실로 함께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해당 구조에 앞서 다섯 단체는 각자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위탁비는 카라와 <동물자유연대>가 부담하며, 개체관리는 <비글구조네트워크>가, 국내입양은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이, 해외입양은 <나비야 사랑해>가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각 단체들마다 보살피는 동물들이 있고, 동물권에 다양한 이슈가 쏟아지면서 제 역할 이상을 해내거나 예상보다 기여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카라의 경우 위탁비 분담 외에도 동물들을 치료하고 입양보내는 것, 그리고 또 해당 구조 건으로 개식용 종식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각 서로의 일을 배려하며 돕는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연대의 힘이 84마리 동물들의 삶을 개농장에서 꺼내왔음을 깨닫습니다.
해당 벌교 개농장 구호 프로젝트 ‘뜬장에서 가정으로’는 남은 52마리 개체에 대해서는 카라와 동물자유연대, 비글구조네트워크가 각각 데려갈 개체를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느슨한 연대와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개식용을 종식시키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도리'의 새끼 디오. 두개골이 열린 채 태어났으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보호로 좋은 가족을 만났습니다. 얼마 전에는 1살 생일파티도 했어요! (사진 출처: 입양자 황철용 교수님)
덧붙이는 말
카라가 맡게 된 개들은 곧 카라 더봄센터에 입소하게 됩니다. 더 가까이서 보살피며 사회화 교육을 진행하고, 국내와 해외로 입양 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바비와 도도는 해외입양을 위해 사회화 교육을 받으며 준비중이기도 합니다.
이들을 살린 것은 후원을 해주신 여러분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이후 더봄센터가 개관한 뒤, 후원자님들이 구한 것과 마찬가지인 소중한 생명들을 만나러 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도래가 기다리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