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개식용 산업의 잔재 속 11마리 개 전원 구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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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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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개식용 산업의 잔재 속 11마리 개 전원 구조”


파주 모처의 지극히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도 기괴한 불법 개식용 산업의 잔재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올해부터 시작한 마을 동물복지 사업 현장답사 중에 도살을 겸한 개농장을 발견했습니다. 한때 백여 마리까지 사육했을 수십개의 뜬장들이 즐비했고, 바로 옆에는 올무, 탕지 등 도살집기들이 방치된 도살장이 있었습니다.




도살장 한쪽 벽면에는 후크 모양의 갈고리가 단단히 붙어있어 올무(밧줄)를 개의 목에 걸어 교살하는 방식으로 개들을 도살해온 것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죽어갔을 수많은 개들의 털은 뜬장 곳곳에 박혀있었고, 개들의 배설물 무더기는 지난 시간의 고통을 말해주듯 먼지와 뒤엉켜 화석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게다가 외부 곳곳에는 마을을 떠돌던 방치견, 버려진 유기견들을 뜬장에서 방치사육되고 있었습니다.




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개식용 산업의 기괴한 단면을 압축적이고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개농장주는 십여 년전 도살목적의 개 사육과 도살을 중단하였지만, 그 흔적은 없애지 못한 채 끌어안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잔존해있는 시설이 또 다른 도살자들의 ‘도살 정거장’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카라가 적발한 불법 도살자들 역시 장소를 옮겨가며 타인소유의 부지에 가건물을 갖추고 개들을 도살한 바 있습니다. 도살자가 사라졌다고 해서 그 행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몇번의 연락 끝에 시설 주인을 만나 대화를 나눴습니다. 비록 과거의 일일지라도 이런 행위들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런 시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설명했습니다. 주인은 시설을 모두 없애고 싶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아 그대로 둔 상태였고, 개들도 더 이상 키우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며 개들에 대한 소유권 포기의사를 밝혔습니다. 현장에서 사육되던 개 11마리 전원에 대한 소유권을 카라로 이전하고, 뜬장과 도살장 설비 일체를 없애는 것에 동의하며 모든 과정을 카라에 위임했습니다. 또한 향후 개들을 키우지 않을 것을 서약하였습니다. 이미 접었고, 완전히 접고 싶었던 개농장, 개도살장이었던 것입니다.


카라는 26일 현장에서 11마리 모두 구조하였고 즉시 심장사상충과 전염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키트 검사와 예방 접종 및 외부 구충을 실시했습니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개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활동가 한명이 뜬장안으로 들어가 조심스레 개를 안아올리자 긴장하며 떨던 개는 곧 안정을 찾으며 활동가의 얼굴을 핥아보기도 하였습니다. 조심스러운 사람의 손길, 포옹을 느껴본 적이 있긴 했을까요.




구조를 마친 후, 개들의 고통과 광기 어린 학살행위로 점철된 개농장과 도살장 철거에 돌입했습니다. 흉물스러운 거대한 시설 속에서 이어져 왔던 개 불법 도살과 비정상적 사육의 맥은 무너지는 건물과 함께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소멸의 과정은 대한민국의 개식용 완전 종식을 앞당기기 위한 카라의 가열한 활동으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완전 철거작업은 수일이 소요될 예정이며 이 과정 또한 시민분들께 실시간으로 공유하겠습니다. 개식용 종식을 위한 카라의 여정에 더 큰 응원과 지지로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댓글 1

김정훈 2022-04-29 09:36

너무 고생많으셨습니다. 잡혀 있는 애들 보면 눈물이 나네요. 저 이쁜애들을 어떻게 먹을생각을 하는건지 하루빨리 개식용문화는 없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