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는 지난여름, 경기도 고양시 용두동 도살장에서 구조되었습니다.
활동가들이 용두동 도살장을 급습했을 때, 도살자는 뜬장에서 도사견 한 마리를 끌어내어 개의 입에 전기 쇠꼬챙이를 물린 직후였고, 활동가들은 전기에 감전되어 쓰러진 도사견을 들쳐 안고 병원으로 달렸습니다. CPR 등 할 수 있는 모든 응급처치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개는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카라는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로, 그 개에게 ‘천상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이는 그날 세상을 떠난 천상이 옆 뜬장에 엎드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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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동 도살장에는 흡사 개 농장처럼 뜬장이 두 줄로 늘어서 있었고, 도사견‧그레이트데인과 같은 대형견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낯선 활동가들이 들어서자 어떤 개들은 두려움에 떨며 더 구석으로 웅크려 숨어 들었고, 어떤 개들은 호기심에 가득한 눈으로 활동가들을 이리저리 살폈습니다. 하지만 이이는 마치 모든 것을 체념했다는 듯이 뜬 장 안에서 웅크린 채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천상이가 끌려나가 도살되는 것을 보며 다음 차례는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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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후 실시한 검진에서 지알디아 감염, 뜬장 생활로 인한 피부감염 등이 발견되었고 눈 주위 근육이 안구 쪽으로 밀려있어 안검 내반 교정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힘든 치료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이이는 짜증 한번 내지 않는 순박한 성품을 지닌 개였습니다.
치료가 끝나고 용두동 도살장 에서 다른 옆 칸에 갇혀 지내던 ‘데인’이 와도 만났습니다. 살아서 다시 만나게 된 데인과 이이는 마치 서로의 안부를 묻듯 냄새를 확인하며 감동스러운 상봉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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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는 요즘행복합니다. 안검 교정 수술 이후 달라진 세상을 더 많이, 더 잘 보게 되었고, 새로운 친구들도 생겼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양주 번식장에서 구조된 ‘빅토리’는 요즘 이이의 둘도 없는 단짝입니다. 빅토리뿐 만이 아닙니다. 이이보다 몸집이 작은 개들은 외모나 체구 크기에 대한 편견 없이 순박한 이이와 함께 뛰어놀기를 좋아하고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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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며 새로운 바람과 공기를 느끼고, 친구들과 달리며 즐거운 시간도 보내지만, 가장 큰 행복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평생 사랑받는 삶을 사는 것일 것입니다. 죽음을 직감하고 모든 것을 체념해야 했던 순간 희망이 찾아왔던 것처럼, 이이에게도 어느 날 가족이라는 더 큰 희망이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죽음의 차례를 기다리던 이이였지만 이제는 행복할 차례를 기다려봅니다.
덩치 큰 개라는 이유만으로 ‘식용견’이라는 누명을 써야 했던 이이가 순박한 미소를 잃지 않도록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세요!
모든 개는 반려동물입니다.
<용두동 도살장 구조견 33마리 결연후원하기>
https://www.ekara.org/kams/alliance/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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