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역 길고양이]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에서 01 집중 TNR 사전작업하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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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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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동 재개발지역에는 약 100여 마리의 길고양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현동 재개발지역은 재개발을 마치고 새단장한 아파트 단지와 멀끔한 도로 사이에 있는데, 마포구의 동물병원 협동조합 ‘우리동생’의 회원들이 케어테이커로서 그 곳의 길고양이들을 돌봐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밥과 물을 주면서도 느껴왔을 불안감.


‘재개발이 시작되면 어떻게 하지?’


당장의 평화는 모래성과 같은 것입니다. 곧 들이닥칠 중장비들은 물리적인 폭력의 형태로 삶의 터전을 부술 것이기 때문입니다. 케어테이커들은 해결책을 찾고자 카라에 연락했고, 우리는 그렇게 아현동 길고양이들을 위한 이주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밥 먹느라 자기가 잡힌 것도 몰랐던 분 ʕ→ᴥ←ʔ


▶ 이주 작업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 TNR 사전 작업을 한다.

 1) 계류장, 포획틀을 정비한다.

 2) 길고양이 돌봄 일지를 만든다.


2. 고양이들에게 TNR을 시행한다.

 1) 고양이를 잡는다.

 2) TNR 병원으로 데려가 중성화 수술을 시행한다.

 3) 중성화된 고양이들을 계류장으로 데려온다. 계류장 내에서 수컷은 24시간, 암컷은 72시간 경과를 지켜본다.


3. 고양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유도한다.

 1) 밥자리를 안전한 동네(--> 지역) 쪽으로 조금씩 옮기며 영역 이동을 유도한다.

 2) 공사가 끝난 구역으로 다시 길고양이들의 영역 이동을 유도한다.


4. 재개발 공사 중

 혹시 재개발 지역 안에 남아 있을 고양이들을 위해, 건설사와 협의하여 공사 펜스에 ‘길고양이 문’을 만든다. 혹은 공사 펜스를 길고양이가 다닐 만큼의 높이를 주고 설치하도록 한다.



이 과정은 케어테이커들을 주축으로 진행됩니다. 길고양이의 거주지와 특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도 케어테이커이며, 고양이들과 애착관계나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케어테이커들이죠. 중성화 수술 후 회복 중인 고양이들을 잘 돌볼 수 있는 것도, 고양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유도할 수 있는 것도, 재개발 구역을 항상 지켜볼 수 있는 것도 케어테이커입니다.


이 활동에서 카라는 도우미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로서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나누며 케어테이커들이 걷는 길을 튼튼하게 다져주는 역할이죠.






고양이를 잡아봅시다


중요한 것은 고양이를 빨리 잡는 것이 아닙니다. 안전하게 잡고, 안전한 상태로, 안전하게 놓아주는 것입니다. 사냥꾼의 본능은 내려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이 가장 중요함’을 염두에 두고 작업해 주세요.



1. TNR 활동 소문내기


TNR 이전, 동네방네 소문(!)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문을 낸다는 것은 협조를 구하고 도움의 손길을 얻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데, 사실 원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목소리를 내야 고양이 손이라도 빌릴 수 있거든요.


 1) 지자체 협업 : 카라와 우리동생은 마포구청에 TNR 소식을 알리고 협조를 구했습니다. 덕분에 사람이 떠난 빈 집들 중 하나를 얻어서 계류장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 아니었으면 동네에 천막을 칠 뻔 했습니다.


 2) 자원봉사자 모집 : SNS를 통해 TNR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도 걸었습니다. 아현동에 있는 길고양이들은 TNR이 거의 안 된 상태였고, 카라와 우리동생만이 감당할 수는 없었거든요. 눈 게시글을 보고 대학생 등 시민 30여 명이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들의 허리와 승모근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3) 현수막과 안내장 : TNR을 시행한다는 현수막과 안내장을 걸었습니다. 재개발 지역에 아직 남아 있는 주민 분들, 재개발 사업을 위해 지역에 들어온 분들에게 협조를 구하기 위함입니다. TNR 시행 하루 전부터 음식을 주지 않는 것을 비롯해 소소한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 : 고양이 TNR시 수술 전 하루, 수술 당일 하루 공복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공복 상태가 길어지면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익숙한 케어테이커가 참여하여 계획 포획과 신속한 수술 연계가 되어야 합니다.








2. 계류장 정비하기


계류장은 포획한 고양이들을 잠시 대기시키는 공간이면서 수술 후 돌아온 고양이들의 경과를 지켜보는 공간입니다. 중성화 수술 이후 고양이들을 놓은 채 상처가 잘 아물었는지, 별다른 이상은 없는지 등등을 확인하기 위한 물리적인 공간이죠.


사실 계류장은 현실적으로 많은 수의 길고양이들을 수술해 후처치까지 감당할 수 있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설치한 부분이 있습니다. 최선은 병원에서 정성스러운 보살핌을 받는 것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차선을 찾을 수밖에요.


카라와 우리동생은 마포구청의 협조로 2층집에 계류장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부엌 검 겨실인 공간 하나를 두고, 방 세 개와 화장실이었던 공간으로 추정되는 빈 공간 하나로 구성된 계류장이었습니다.







 1) 계류장 구분 : 카라는 잡혀 온 고양이들을 병원으로 데려가기 전 대기시키는 방 하나, 수술 후 돌아온 수컷 고양이들이 지내는 방 하나, 수술 후 돌아온 암컷 고양이들이 지내는 방 하나, 봉사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방 하나로 계류장을 구성했습니다.


 2) 청결과 소독 : 소독약을 바닥에 슥슥 뿌리고 깨끗하게 닦았습니다. 이 때 쓴 걸레는 쓰고 버립니다. 혹시 모를 전염병을 예방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3) 개체별 분리보호 : 소독약이 마른 방에 신문지를 2~3겹 깔았습니다. 혹시나 고양이들의 소변 등이 소변패드를 타고 흘러 바깥으로 흐를 경우 다른 고양이에게 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전염병 등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참고 : 계류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양이들끼리 접촉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당장 병에 걸린 증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전염병 잠복기인 고양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함께 화장실을 쓰거나 밥그릇을 쓰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로 절대 닿지 않도록 해주세요. 


중성화 수술 이후 계류장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게시글에서 실제 사례를 예로 들며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3. 포획틀 정비하기


길고양이를 TNR 하고자 하는 시민 분들이라면 ‘포획틀을 어디에서 구한다’ 하고 막막해 하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집집마다 하나씩 구비하고 있는 물건도 아닐뿐더러, 마트나 공구점에서 파는 것을 보신 적도 없을테고요. 한국 현행법상 개인이 포획장치를 가지는 것은 어렵습니다. 포획장치를 불법적으로 소지하고 사용하면 관계 법령에 따라 처벌될 수 있어요.


그렇다면 포획틀을 어떻게 구하느냐? 시민 분들은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에 포획틀 대여를 요청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빌린 포획틀도 사용하기 이전에 준비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특히나 집중 TNR을 앞두고 있다면 더더욱이요. 


1) 세척 소독 : 이때까지 포획틀을 거쳐간 고양이의 흔적이 없도록 합니다. 깨끗하게 씻고, 소독약을 뿌리고, 햇볕건조를 통해 살균을 한 상태가 좋습니다. 혹시 모를 질병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더불어 다른 고양이의 냄새 없이 길고양이의 포획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2) 기록지 부착 : 포획틀에서의 기록이란 무엇인가? 포획틀에 붙어 있는 길고양이에 대한 일체의 정보를 의미합니다. 한두 마리가 아닌 고양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기억력이 아닌 기록과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좋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