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결과 1] 유튜브 413개 동물 영상 모니터링했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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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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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증가하는 동물 영상들, 미디어는 동물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요?

귀엽고 희귀한 동물 영상들, 시청자들은 미디어 속 동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동물이 출연하는 1인 미디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카라의 미디어 동물학대 설문조사에서도 시민들은 2,055명 중 74%가 동물 영상을 ‘많이 본다’고 대답하며 동물 관련 미디어가 증가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미디어 속 동물학대' 2,055명이 답했습니다! 게시글 보러 가기: https://ekara.org/activity/education/read/13139)


동물 영상에 대한 법정 제재와 가이드라인이 없는 지금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동물권행동 카라는 미디어 속 동물 학대와 동물권 침해의 구체적인 사례를 찾고 함께 고민할 미디어 모니터링단을 모집하였습니다. 미디어 모니터링의 중요성에 공감한 분들의 관심이 높았고 무려 50여 분이 신청해주셨고, 15명의 시민이 모니터링단으로 모였습니다. 모니터링단은 약 한 달간 유튜브의 동물 영상을 시청한 후 체크리스트에 따라 영상을 분석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영상은 유튜브에 동물 키워드로 업로드된 영상 중 국내 수익 상위권 17개의 채널을 비롯하여 최근 이슈가 된 영상 및 계정을 선정하였습니다. 모니터링단은 5/23~6/20 동안 총 79개 유튜브 계정의 413개 영상(2,649분)을 시청 및 분석하였습니다.



1. 모니터링한 영상의 정보

- 총 계정 수: 79개
- 총 영상 수: 413개
- 총 영상 길이: 2,649분
- 총 누적 조회 수(413개 영상): 805,818,082회


출연 동물 정보

동물 영상은 동물이 주로 1~3마리(74%)가 출연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의 경우에 3마리 이하 출연이 대부분이었으며, 수십 마리나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동물이 등장하는 경우는 야생동물이나 곤충류 관련 영상으로 나타났습니다.

413개의 영상에서 총 82종 이상의 동물이 등장했습니다. 개(47%)와 고양이(24%) 영상이 압도적이었으며, 어류, 파충류, 곤충, 조류를 비롯한 야생동물은 각각 5%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에는 여우, 사향고양이, 미어캣, 갑각류, 토끼, 고슴도치, 호저, 돼지, 알파카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개·고양이 영상은 한 계정에서 지속적으로 같은 종이 등장하는 반면, 야생동물 관련 영상은 한 계정에서 다양한 종이 일회성으로 소개되기 때문에 야생동물은, 영상 숫자는 적었지만 종류는 많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2. 콘텐츠 모니터링

모니터링단은 413개의 영상 속 동물들의 상태, 주변 환경, 출연진(인간)의 태도를 점검하였습니다. 방송의 특성상 촬영 이면의 실태를 조사할 수 없지만, 편집된 영상에서 제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였습니다.


2-1. 동물의 상태

모니터링한 영상들은 대부분 전문적으로 촬영되어 편집된 영상이었습니다만, 동물의 상태가 우려스러운 지점은 발견되었습니다.

모니터링단은 413개 영상 중 46개(11%)의 영상에서 동물의 건강 상태가 나쁘고,  99개(24%)의 영상을 동물이 긴장해 보인다고 체크했습니다. 몇 개의 영상은 유기견이나 길고양이를 구조하는 경우였기에 촬영으로 인한 문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영상들에서는 동물 학대 혹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영상의 경우, 챌린지가 성공할 때까지 도전을 시키거나, 깜짝 놀라게 하고 반응을 담은 영상, 강압적인 훈련 방식의 영상 등이 우려스러운 긴장 상태로 체크되었으며, 야생·희귀동물은 부적절한 생태 환경에 있고, 아무런 장치 없이 이동되고 전시되는 영상이었습니다. 또한, 군소, 민달팽이, 연가시 등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잡아먹거나 문어를 분쇄기에 넣는 영상, 낙지나 문어 연체동물을 혐오 표현을 사용하며 조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먹는 영상 등은 이후 동물 학대 항목에서도 다뤄지겠지만, 동물의 건강 및 긴장 상태에서 최악으로 체크되었습니다.


동물 상태 항목은 이 외에도 '동물이 연기를 하고 있다' 6%(26편), '동물이 의상 및 소품을 착용하고 있다' 5%(21편), 외부 촬영에서 동물이 안전장치(목줄, 펜스 등) 없이 등장한다' 16%(20편), '4개월 미만의 어린 동물이 출연한다' 19%(80편)로 나타났습니다.


2-2. 주변 환경


촬영 환경은 집 안이나 세트장과 같이 사전에 준비되어 있었지만, 열악한 위생 상태와 부적절한 생태 환경은 있었습니다. 특히, 야생·희귀동물의 생태환경은 대부분 부적절했습니다. 촬영을 위해 어류를 물 밖으로 장시간 꺼내두었고, 사향고양이나 여우, 상어와 같이 행동반경이 넓은 동물이 좁은 케이지나 공간에 갇혀 지냈으며 이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도 없었습니다. 야생에서 동물이나 곤충을 잡아서 집에서 키워보는 영상도 다수 있었습니다. 이는 제작 의도부터 단순한 호기심과 재미를 위해 동물을 생명으로 여기지 않고 소품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반려동물 영상은 주변 위생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편에 속했지만, 챌린지 영상의 유행으로 인해 동물이 부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물건이나 환경에 있다고 체크되었습니다. 특히 투명 벽(비닐 혹은 랩)을 설치하고 개나 고양이가 부딪힌 후 반응을 살피는 영상은 동물의 안전보다는 ‘희화화’ 목적으로 제작되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3. 출연진(인간)의 태도

동물의 컨디션을 체크하지 않는다고 체크된 영상들은 대부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재미 목적으로 기획된 영상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을 괴롭힌다’ 항목과 ‘영상 제목이 자극적이다’에 공통으로 해당하였습니다.

출연진이 동물의 컨디션을 체크하지 않는다고 평가된 영상은 총 22%(91편)이었고, 그중 36%(33편)가 반려동물 관련 영상이었습니다. ‘고양이를 못 자게 해보는 영상’, ‘미로에 갇힌 강아지’, ‘고양이 장애물 피하기를 강아지에게 시키는 영상’, ‘강아지 발을 밟아서 반응을 보는 영상’ 등에서는 동물이 불편해하는 행동을 보였지만, 출연진(인간)은 촬영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그밖에 64%의 58편 영상은 야생동물 관련 영상이었고, ‘살아있는 독거미 먹방’, ‘이거 키워본 사람?’, ‘비주얼 쇼크 동물로 만든 술’, ‘초대형 문어와의 사투’ 등과 같이 동물을 소품처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영상이 25%(104편)이었고, 인간 중심적, 종 차별, 동물에 대한 선입견 및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영상도 25%(102편)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영상은 유튜브가 아니었다면 제작할 필요 없는 영상들로 보였습니다.


카라가 진행한 미디어 모니터링단의 목표는 이전과는 '다르게 보기'입니다. 

동물의 권리를 위한 미디어 모니터링단 첫 번째 분석 결과에서는 413개의 영상들 속 동물의 상태와 인간의 태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미디어 모니터링단이 분석한 영상들은 '동물학대'로 이슈가 된 영상들이 아니었습니다. 유튜브의 인기 영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고, '좋아요'를 누른 영상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재밌는 동물 영상은 동물 학대 영상의 경계에 놓여있기도 합니다. 어떤 계정은 구독과 좋아요 수가 높아질수록 소재가 점점 자극적으로 변했고, 반려동물 인기 계정은 동물 한 마리에서 두세마리로 늘어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모니터링의 목적을 제외하고 그저 재미로 이 영상들을 본다면, 영상들은 더 재밌어졌고, 더 귀여운 동물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는 정도라만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모니터링단 참여자 중에도 이러한 영상들을 역시 이전까지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으나, 카라의 모니터링 분석도구(체크리스트)를 중심으로 영상을 시청하자 새로운 장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1인 미디어와 동물 영상들이 증가하는 요즘,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위의 항목들을 중심으로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영상을 보면 어떨까요? 모든 동물 영상들을 학대로 판단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저 재밌는 영상으로만 여기며 소비함으로써 출연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동물의 입장을 놓쳐서도 안 되지 않을까요?


미디어 모니터링단 분석 결과 두 번째 글에서는 413개의 영상들 중 '동물 학대' 혹은 '동물권 침해'로 체크된 영상들에 집중하여 다루고자 합니다. '문제 영상들'은 어떤 동물 학대 유형에 속하는지, 반려동물, 야생·희귀동물, 농장동물(식용동물)에 따라 어떤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지 살펴보며, 댓글을 통해 각 영상들의 시청자 반응까지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2

이영희 2020-09-05 16:03

아무 생각없이 사랑스럽다고 보는 동물 유튜브나 동물 광고가 오히려 동물을 학대하는 상황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오래 전이지만 미국에서 아기와 어린이를 자주 광고에 등장시켰다고 합니다. 지금은 광고에서 어린이와 아기를 등장시키는것이 금기로 여겨지지만 1960년대 tv가 미국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에는 사랑스런 이미지를 상품에 이용하기 위해 마구 등장시켰던 것입니다. 동물유튜브와 동물이 나오는 영상물 제작에 윤리적이고 인도적 가이드라인을 카라에서 만들어 권장 보급시키는것도 의미있는 사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보는 동물동영상이 사업 수단이 되어 재밌고 흥미로운 동물 사진을 얻기위해 오히려 동물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권장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문제현 2020-08-24 16:18

감사합니다! 참으로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