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경시 살처분 문제 직시한 '묻다' 출판기념전시회가
오는 12일까지 인사동 갤러리나우에서 열립니다!
살처분 매몰지 사진과 글이 담긴 문선희 사진작가님의 신간 에세이집 '묻다' 출간을 맞아 동물권행동 카라와 책공장더불어가 3월 6일 오프닝 출판기념회를 가진 뒤 12일까지 1주일간 사진전에 들어갑니다. 시민분들은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나우에서 직접 이 사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10~2011년 역대 최악의 구제역 사태를 겪을 당시, 문선희 작가는 돼지들이 산 채로 대거 땅에 파묻히는 뉴스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3년 뒤 전국의 살처분 매몰지 4,799개가 사용 가능한 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작가는 ‘정말 사용 가능한 땅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에 살처분 매몰지를 찾아 나섰고 그 기록을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모든 사진의 제목은 ‘숫자’이며 해당 숫자들은 그 사진을 찍은 매몰지에 묻힌 동물의 수를 의미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상황은 2011년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과도한 예방적 살처분과 위험도 평가가 결여된 탁상행정 살처분 등 생명경시 방역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2000년 이래 구제역과 조류독감만으로 살처분 된 농장동물의 수를 합하면 거의 1억 마리에 가깝습니다. 살처분 수 자체만으로도 해외의 사례와 비교될 정도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현행법상 고병원성조류독감과 같은 가축전염병 발발시에는 감염동물 외에도 감염동물과 같은 축사, 같은 농장에 있던 가금류를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함께 죽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발병농가로부터 반경 500m 내에 있는 농가는 관리지역, 반경 500m부터 반경 3km 내에 있는 농가는 보호지역이라 하여 권역 내 가금류 등은 위험도 평가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조류독감이 발병하면 위험도 평가 없이 예방적 살처분의 최대 범주인 반경 3km까지 그 어떤 요인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살처분하는 것이 거의 관행화 되어 있습니다. 생매장 고통사도 여전히 많습니다.
익산 참사랑 산란계 농장은 당국의 탁상행정 살처분 명령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동물복지농장으로서 2017년 내려진 잘못된 살처분 명령으로 인해 지금도 고통 받고 있습니다. 살처분 명령 당시 '보호지역(발병농가 반경 3km이내)'에 속했던 참사랑 농장의 닭들은 살처분 명령 전후로 수차례 조류독감 비감염 판정을 받았지만 살처분 명령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조류독감 최대 잠복기가 지난 후에도 비감염 판정을 받아 닭들에 대한 살처분이 이미 무효해진 시점에서도 행정상의 이유로 계속 살처분을 강요 받았습니다. 살처분을 거부하고 살아남아 지금도 건강히 지내고 있는 5천마리의 닭들은 잘못된 살처분 정책의 산 증인입니다.
'묻다' 에세이집 인세의 일부는 살처분 명령으로부터 살아남은 닭들의 사료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여러분, '묻다' 에세이집에 관심가져 주시고 12일까지 인사동 갤러리나우에서 열리는 사진전시회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