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 버려진 소 사건의 경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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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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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7일 카라는 청와대 앞에 유기된 소를 보호 중이던 한국동물구조협회(이하 동구협)에 소 입양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카라가 물색한 입양 신청자는 현재 수천평에 이르는 농지에서 소 다섯 마리를 친환경 농업으로 키우고 있고, 소의 습성에 적합한 환경에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소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는 정면채씨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이 문제의 관할기관인 종로구청이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으로 소를 입양 보낼 것을 동구협 측에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종로구청 측은 카라가 신청한 입양처에 대해 이미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으므로, 카라는 종로구청 담당자에게 연락해 설명을 요청했는데, 당시 정황으로 보아 그 소가 전농 소유의 소라는 것이 맞기에 전농 측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종로구청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그 소에게는 인식표가 부착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소유주를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소가 자신들의 소라는 전농의 이야기만으로는 전농 측이 소유주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소의 소유주에 대한 법적인 증거가 전무한 상황에서 임의적인 판단에 의해 결국 지난 2월 6일 소는 전농 측의 한 농가로 가게 되었는데, 이는 행정에 있어 엄격해야 할 관의 명백한 직무 태만에 따른 결과입니다.
 
소의 원래 주인을 찾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소가 적절한 입양처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종로구청 측은 동물이 평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은 동물보호단체의 바램일 뿐이지 소는 어차피 잡혀 먹히는 동물이니 일반 축산농가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가 동구협에 인도되었다는 것은 소가 꼭 육우용으로 사육되는 곳으로만 돌아가야 한다는 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동물이 동구협에서 보호된다는 것은 원래 주인에게 인도되지 못할 경우 동물에 대한 인간의 잣대를 넘어 '입양의 대상'이 됨을 의미합니다.
 
카라는 전농 측과 다툴 의도는 없습니다. 소를 시위에 동원한 전농 측과 어린 소를 유기한 소유주의 허물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농민들을 이런 지경까지 몰고가는 정부의 잘못된 농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소가 일반 축산 농가로 가지 않고 정면채씨에게 가서 자연수명을 누리고 산다면 정부의 잘못된 농정에 대한 지속적인 저항의 상징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정부는 소 한 마리 거두지 못 할 만큼 무능하지만, 백성은 그 힘없고 버려진 생명을 거두고 살린다는 희망을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단지 행정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먹혀 없어질 하찮은 소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소중한 생명, 어린 생명의 문제였습니다. 이것은 단지 동물보호단체의 관심사항이 아닙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버려진 생명을 거두어 돌보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이고 가장 숭고한 가치입니다.
 
이번 일을 통해 카라는 종로구청 측의 단편적인 문제 인식과 협소한 동물보호 의식을 확인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께서 서울시장으로서는 최초로 동물보호를 시정에 채택하시는 이 변화의 시기에 종로구청은 시민들에게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음은 종로구청에 보낸 공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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