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의 부고 소식을 전합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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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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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팜 생츄어리에서 지내던 아차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아차를 처음 만난 날은 2023년 10월 초입니다. 당시 카라와 동료 단체들은 정읍의 열악한 개 번식장을 적발해 학대받던 동물들을 긴급 격리 조치하고 구조했습니다. 이때 번식장 한구석에서 동종인 죽은 닭을 먹이로 급여 받고 있는 닭들이 발견돼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중 아차가 있었고 급히 구조돼 팜 생츄어리로 이동해 오게 됐습니다.




구조 후 아차는 달라진 환경에도 금세 적응했습니다. 자연과 가까이 있는 환경에서 동료 닭들과 함께 사계절을 지내왔습니다. 생활하면서 이전보다 살도 붙고 털의 윤기도 더했습니다. 풍성한 털로 보온하는 겨울, 화사한 꽃과 풀벌레 소리가 있는 봄, 여름을 보내며 아차의 세상이 이전보다 다채롭길 바라는 나날이었습니다.











아차는 목까지는 짙은 갈색의 털을, 몸 전체에는 옅은 주황색의 보드라운 털을 가진 닭입니다. 신선한 풀과 벌레를 좋아하고 들판에 있을 때는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적극적으로 다니며 탐색하곤 했습니다.

나날이 식욕도 좋고 행동 이상도 없이 풀밭도 잘 거닐던 아차가 지난 2일 저녁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어떤 외상이나 질병 징후도 없었습니다. 보호 공간 안에서 누워있는 아차의 모습은 마치 잠이 든 것 같았지만 숨이 멎어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라고 믿기 어려웠지만 무더운 날씨에 사체가 손상되기 전에 장례를 치러야 했습니다.



2년여의 짧은 시간이지만 만나는 이들과 서로 힘을 주고받았던 활기찬 아차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동안 아차의 힘찬 날개짓을 응원하며 많은 사랑을 함께 보내주신 결연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차의 명복과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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