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에서 포획된 어미개와 새끼 7마리 구조 이야기

  • 카라
  • |
  • 2019-06-12 16:24
  • |
  • 3191





5월 말, 인천대공원에서 떠돌이 개 한마리가 사람이나 반려견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러더니 이어 사람을 문 개를 포획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대공원에서 포획된 개는 어미견으로 공원 벤치 아래에 웅크린 채 새끼를 보살피고 있다가 새끼 7마리와 함께 포획되었습니다. 그런데 대공원에서 개에게 물렸다는 피해자의 증언에 의하면 실제 피해자를 공격한 개와 이번에 포획된 어미견은 크기부터 행동까지 전혀 다른 개로 보입니다. 공격성은 커녕 포획 당시 큰 저항도 못하고 사람 손에 잡혀 케이지에 넣어졌습니다.












길을 떠돌며 비좁고 불편한 벤치 아래에숨어 들어가 출산을 하고 새끼들을 돌보던 어미견은, 이렇게 소위 '들개'라는 이유로 새끼들과 함께 포획되어 보호소에 가야했습니다.

 


소위 '들개'는 사람에 의해 버려진 '유기견'


사실 우리가 '들개'라고 부르는 개들은 결국 사람들에게 버려진 유기견일 뿐이며, 그 유기견들은 생존을 위해 등산로나 공원 등지에서 음식을 구걸하면서 무리를 형성하기도 하고 번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새끼들은 대를 이어 위험하고 척박한 길 위에서의 삶을 이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하고 올무 등 불법포획 도구에 걸려 고통받거나 몸보신거리로 팔려가기도 하고, 보호소로 들어가 안락사 되기도 합니다.

 

물론 길거리 생활을 하며 예민해지고 사회화가 되지 않은 경우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하지만 결국 이 모든 비극은 반려견을 길에 버리거나 함부로 방치한 사람들에 의해 시작된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안락사나 '들개'에 대한 감정적 비난보다는, 방치사육을 처벌하고 중성화를 의무화 해야하며 무엇보다 유기견 방지를 위한 사회적 대책 마련과 구조 및 사회화 교육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카라는 결국 인천대공원에서 포획된 '들개'로 불리는 어미견과 새끼7마리를 구조해 왔습니다. 그 서러운 곳에서 젖먹이 7마리를 데리고 불안에 떨고 있을 어미를 보호소 입소 당일 데리고 오고 싶었으나 보호기간이 경과 되어야만 데리고 올 수 있어서 일정 시일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카라에 새 식구가 된, 어미견과 새끼 7마리



'들개'라는 이유로 인천대공원 벤치 아래에서 포획된 어미견과 새끼7마리는 드디어 '보호기간'이 경과되어 6월 초 카라에 입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건강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빗길을 달려 보호소로 향했습니다.


낯선 보호소 안에서도 철없는 새끼들은 엄마 젖을 먹으며 꼬리를 흔들고 있었습니다카라 활동가가 조심스럽게 담요로 어미견을 안아 이동장에 넣었습니다어미는 예상외로 매우 온순했습니다.

 







카라 병원에 도착해 검진을 해 보니 어미눈에는 진드기가 달라붙어 있었고목욕을 시키는 중간 중간 혈뇨를 보았습니다우려한대로 검사 결과 심장사사충 3기었으며 방광벽 출혈을 포함한 방광염 진단을 받았습니다아기들은 건강했고 이제 막 어금니가 난 상태였습니다.

 

어미견은 몸무게 12kg 정도로뼈가 앙상했습니다그런데 새끼들은 하나같이 알토란같습니다뼈만 남은 상태로 혈뇨를 보는 저 몸으로도 7마리 새끼들을 통통하고 건강하게 키워낸 것은 온전히 어미견의 노력덕분이겠지요벤치 아래에 숨어 7마리를 건강히 지켜낸 어미의 노력이 얼마나 눈물겨웠을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저려왔습니다그동안 길 위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허기가 졌던 건지 어미견은 목욕과 검사를 마치자 밥을 두 그릇 이상 해치웠습니다.

 













어미견이 사상충 3기로 진단되어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라 아기들과 오래 함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막상 치료가 시작되면 아기들과 함께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어려움 속에서도 아기들을 지켜낸 어미가 아기들을 떼어낼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마음을 알아주기만 바랍니다.






아무도 지켜주는 이 없는 소위 '들개'에게도 희망의 소식을 들려주기 위해

 

카라도 이미 오래전 동물들로 포화되어 현재 각 층 사무실 공간까지 아이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근무하면서 똥 밟고 오줌치우며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그래도 인천대공원에서 그저 살처분만을 기다리는 어미와 새끼 7마리에게는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우리 사회가 외면하는 소위 ‘들개’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카라는 목소리를 내 왔습니다인간과 개의 유대의 역사가 여기서 더 비틀어지지 않도록 움직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년 가을많은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했던 상암동 월드컵공원 유기견 '상암이'는 늘 공원에 놀러 온 다른 강아지와 놀고 싶어 근처에서 기다렸습니다그러나 일부 민원과 무리한 포획 과정에서 다리도 아닌 심장 부근에 쏜 마취총을 맞은 상암이는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사람에게 버려져서 떠돌며 살아야했던 것도 서러웠을 상암이는 죽음마저도 쓸쓸하고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서울혁신파크 유기견이었던 '혁구역시 일부 주민들의 신고로 포획되어 보호소에 끌려갔지만, 50명의 주민 모임에서 혁구와의 공존 방법을 고민한 끝에 혁구는 보호소를 나올 수 있었습니다혁구는 퇴근 후에는 시민 분 집에서 잠을 자고 매일 아침 서울혁신파크 내 크리킨디센터에 출근하는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모인 주민들이 보호자가 되어 병원비와 사료를 바련하고혁구를 동물 등록을 하고 건강을 체크하고 정기적으로 산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혁구' 처럼 살게 되는 것도 '상암이' 처럼 죽게 만드는 것도 우리들이 할 탓


소위 '들개라고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거나 혐오감만 갖는 것으로는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동물을 방치하거나 함부로 유기하는 문제에 대한 법적 처벌이 엄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중성화를 의무화 해야하며 무엇보다 유기견 방지를 위한 사회적 대책 마련과 구조 및 사회화 교육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유기견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무책임함에서 비롯된 희생양일 뿐입니다이제는 사회적으로 함께 공존할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합니다.

 

이번 대공원 어미견과 그 새끼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위 '들개'에 대한 시선과 태도에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며어미견이 건강히 치료를 마치고 다시는 버림받지 않을 안전한 가정으로 입양가기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그리고 이를 통해 소위 ‘들개를 구체적으로 돕기 위한 실천적이고 유효한 정책과 제도 수립을 요구할 것입니다.



입양 홍보 : 우리, 같이 살면 좋잖아요 :)







어미견과 새끼들을 위한 인스타그램 이름 공모에 많은 분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주셨고 인천대공원에서 구조된 어미견과 새끼들에게 '들개' 나 '유기견'이 아닌 사랑스러운 이름이 드디어 생겼습니다.

<한치, 두치, 세치, 네치, 뿌뿌, 꾸꾸, 빵빵> 그리고  어미 <뿌꾸>

이제 자신만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소중한 생명들이 평생 가정으로 건강히 입양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입양 홍보 부탁드립니다.


👉  입양 신청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