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양을 앞두고 있던 파비의 출국이 취소되었습니다.
파비는 2016년 희망이네 보호소에서 구조되었습니다. 카라는 자체 보호소인 더봄센터를 짓기 전, 미자립 사설 보호소를 지원하였고 희망이네 보호소도 이 중 하나였습니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의료와 봉사, 시설 지원 등 막대한 자원을 지원했지만, 카라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는 끊임없는 문제를 막을 수 없었고 결국 카라가 30여 마리를 구조하며 보호소는 문을 닫았습니다.
파비는 겁이 많은 개 중 하나였습니다. 보호소의 방치로 유년 시절의 사회화 시기를 놓쳐 사람에게 다가가기 어려워했습니다. 하지만 겁만 많을 뿐, 공격성은 전혀 없었고 함께 구조된 개들과 끈끈한 유대를 보여주며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더봄센터가 지어지고 나서는 중앙정원에서 뛰어 놀고 사람 근처에도 조심조심 다가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파비를 가까이서 지켜본 활동가들 모두 ‘입양만 간다면 분명 좋아질 텐데’하고 입을 모으던 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사회성이 없는 중형견의 국내 입양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그랬던 파비에게 해외 입양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파비는 사회화 훈련을 위해 재작년 말 훈련소로 위치를 옮겼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결국 올해 2월 뉴욕으로 출국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건강 검진에서 비장, 간(다발성), 신장 종양이 발견되었고 출국이 취소되었습니다. 올해 10살 추정인 파비는 나이도 많고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가 이루어진 상태여서 수술 대신 호스피스로 전환하여 퇴원하기로 했습니다. 오랜 기간 파비를 훈련 시키며 돌봐 주신 보호소에서 상태가 더 심각해지기 전까지 돌봐 주시겠다 제안해 주셨습니다.
현재 파비는 아직 아무 증상이 없는 상태입니다. 활동가들의 안타까운 마음도 모른 채 그저 사람 주위를 맴돌며 평소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파비의 증상과 건강 상태는 꾸준히 체크 하여 다시 전하겠습니다. 파비가 조금 더 나은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