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웠던 캐시가 무지개다리를 건너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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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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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웠던 캐시가 무지개다리를 건너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캐시는 지난 2022년 연천의 허가 번식장에서 구조되었습니다. 허가받은 번식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열악하고 처참한 환경이었습니다. 게다가 구조됐을 당시 캐시는 추정 나이로 이미 10살을 넘긴 노령이었습니다.

삶의 대부분을 모견으로 이용당하며 고통 속에 살던 캐시의 건강상태는 그간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는지 증명이라도 하듯, 오랜 뜬장 생활에 보행이 불편해보였고 심장 사상충에도 감염되어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간이나 담낭 질환, 고혈압에 쿠싱 증후군까지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투병중에도 캐시는 언제나 온순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활동가들을 반겨주던 강아지였습니다.

올해 들어 부쩍 기력이 떨어지는 날이 많았고 식욕이 줄어드는 등의 모습을 보여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도 점차 늘어났습니다. 평소 구석에서 얌전히 휴식을 취하다가도 활동가가 밥을 준비할 때에는 어떤 강아지보다도 적극적으로 어필을 하던 캐시였기에, 예전만큼 식욕이 왕성하지 않은 모습이 낯설면서도 관절염으로 점점 더 보행이 불편해져가는 모습이 걱정되어 병원을 더 자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캐시는 평소와 다름없이 밥을 먹고 배변하던 중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더니 가쁘게 숨을 내쉬는 모습에 놀라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검진 결과 심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작고 여린 몸에 너무 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던 탓이었을까요…. 캐시는 병원에 입원해서 한동안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견사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방석에서 가만히 앉아 편안히 휴식을 취하던 모습에 잘 회복해서 다시 견사로 복귀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 캐시의 상태는 급격하게 나빠지고 그대로 돌아오지 않을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황망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지만, 부디 캐시가 무지개다리 너머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은 몸으로 평안하게 안식을 취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동안 캐시를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결연자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전합니다. 비록 가족의 품에서 생을 마감하지는 못했지만, 결연자님과 봉사자님들의 따뜻한 애정과 관심을 마음속에 가득 품고 떠났을 거라고 믿습니다.

캐시의 삶에는 마침표가 찍혔지만, 우리 마음속에서 여전히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캐시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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