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여행 후기] 상처를 보듬는 낙원에서 생명 존엄성을 생각하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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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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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보듬는 낙원에서 생명 존엄성을 생각하다

-카라의 착한여행 이야기-

 


매년 2천만 인구가 해외로 여행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은 지난 10년 동안 방문객 수가 급증한 국가라고 합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인 출국통계에 따르면 태국과 베트남의 경우 지난 10년 간 한국 방문객 수가 증가하여 매년 1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방문한다고 하는데요. 여행을 즐기는 인구의 증가는 그만큼 구매를 자극하는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로 이끌어 왔습니다.

 

이제는 TV광고 및 프로그램, 온라인 쇼핑몰, 여행사 사이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해외 관광 상품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광 상품들 중 동물과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문구와 함께 동물 관련 관광 상품들도 상당합니다. 동물권 운동에서 이러한 관광 상품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 이면에 감추어진 동물학대를 드러내고 근절하기 위함입니다.  



코끼리 관광상품 이미지


동남아 국가 내 자연과 근접한 관광지를 방문하는 코스 대부분에 코끼리 트레킹이 있습니다. 후기를 보면 온순한 코끼리를 타고, 그 어떤 위험 없이 여유롭게 트레킹을 즐겼다며 탈만한 레저상품으로 남긴 글이 많습니다. 경험한 사람들 중에는 코끼리 트레킹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코끼리의 영혼파괴 의식 파잔의식(Phajaan Ceremony)

코끼리는 자의식이 강한 동물로 하루 만에 사람 손에 길들여지지 않습니다. 사람을 태우고, 앞발을 들려면 오랜 훈련 기간이 걸리는데 그 훈련을 받기 전에 특별한 의식이 선행됩니다. 바로 파잔의식(Phajaan Ceremony)입니다.


파잔의식은 나무로 된 좁은 감금틀에 다리가 결박된 코끼리를 집어넣고 불훅(Bullhook)이라 불리는 꼬챙이로 귀 뒤나 항문 등 피부의 부드러운 부분을 반복적으로 찌르는 행위입니다. 파잔의식을 거친 코끼리들은 철저하게 영혼이 파괴되고, 노예와 다름없는 상태가 되어 죽을 때까지 끌려 다니게 됩니다



파잔의식으로 고통받는 어린 코끼리


그들의 종착지는 바로 우리가 방문하는 코끼리 트레킹 파크와 공연장입니다. 그곳에서 하루 종일 사람을 태우고 다녀야 하고, 말도 안 되는 묘기를 부려야 합니다. 인간은 코끼리의 영혼을 파괴시켜 돈벌이로 악용하거나 오락도구로 전락시키는 이 모든 행위에 어떠한 권리도 없습니다. 야생동물의 존엄성을 생각한다면 동물을 이용한 관광 상품의 과정을 생각하고, 구매하지 말아야 합니다.

 

 

착한여행 그리고 코끼리자연공원(Elephant Nature Park)

카라는 야생동물을 체험하거나 묘기를 부리게 하는 공연이 들어간 관광 상품 이면에 잔인한 학대가 수반됨을 알리고 이러한 상품을 팔지도, 사지도 않는 사회가 되도록 촉구하고자 합니다. 그 시작점으로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코끼리자연공원(Elephant Nature Park, ENP)’을 방문하여 자연 속에서 가족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야생동물의 생명 존엄성과 그 자체로도 관광자원으로서 충분히 매력이 있음을 알리려고 합니다.

 

코끼리자연공원(ENP)은 세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야생동물 보호소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치앙마이에 위치한 ENP는 현재 83마리의 코끼리, 500마리의 개, 300마리의 고양이, 88마리의 물소, 70마리의 소가 보호받고 있고, 이 동물들을 지역 주민을 포함하여 미얀마로부터 넘어온 난민들, 다양한 국적의 활동가들, 코끼리 조련사인 마훗(Mahout)들이 돌보고 있습니다. ENP 설립자인 상둔 렉 차일러(Sangdeaun Lek Chailert)는 과거 코끼리를 통제하기 위해 불훅을 들었던 마훗들을 적대시하지 않고, 함께 코끼리를 보호하도록 설득한다고 합니다



ENP 전경과 일상의 모습

 

ENP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커뮤니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동물들은 사람을 보면 피하지 않고 오히려 다가와 주거나, 코끼리를 만나러 가는 길 내내 동행한 개들도 있었습니다. 이곳의 동물들은 사람들은 자신들을 헤치지 않고 감싸주려는 존재로 인식한 듯 보였습니다.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ENP 안에서 상생과 공존을 보여주고 있는 동물들


이곳에 오는 코끼리들은 대체로 상업 목적으로 착취당하며 학대받은 코끼리들입니다. 태국 국경지역에서 벌목에 동원되다가 매설된 대인지뢰로 발목을 다친 코끼리도 있었고, 주인이 20번이나 바뀌며 트레킹, 코끼리쇼 등에 이용되던 103살 코끼리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다친 코끼리는 치료 과정 중에 있고, 숱한 학대를 받던 할머니 코끼리도 어린 코끼리와 함께 평온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83마리 코끼리 중에서 아직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개체도 있어 수의사들과 관리자들 모두가 세심하게 보호한다고 합니다.



대인지뢰 사고를 겪고 치료중인 코끼리



주인이 20번이나 바뀌며 온갖 학대를 받아온 103살 코끼리


ENP의 운영은 대부분 방문자와 자원봉사자의 참가비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당일 방문자가 매일 200명 수준이고, 매주 60명의 자원봉사자도 찾아옵니다. 이곳에 기프트숍이 마련되어 있어 운영비를 추가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물품들은 치앙마이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것으로 판매 수익금을 기반으로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돕고 있습니다.

 

설립자 쿤 렉님이 카라의 착한여행팀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카라와 인연이 깊은 쿤 렉님은 ENP 부지 옆에 마련된 코끼리 보호소로 저희들을 안내했습니다. 이곳의 코끼리들은 비교적 건강한 편이라 덩치도 컸습니다. 코끼리들도 제각기 사연이 있겠지만 이곳에서는 그저 자연 속에서 계속 살아왔던 것처럼 자유롭고 평온한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코끼리 보호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상둔 렉 차일러


쿤 렉님은 동물실험에 이용됐던 원숭이 300마리를 구조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구조활동이 반갑기도 하면서도 구조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는 언제쯤 가능할까 생각하니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벌어진 일에 대응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카라는 지속적으로 사각지대 없는 법제 마련을 촉구해 왔습니다. 쿤 렉님도 마찬가지로 태국 정부를 찾아가 코끼리에 대한 상업적 이용을 막도록 정책마련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동물의 생명 존엄성을 생각하는 사회를 위해

카라는 이번 착한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동물을 이용한 관광산업의 근절 필요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현지 곳곳에서는 동물을 학대하며 판매하는 관광 상품이 존재합니다. 동남아 국가를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 역시 가장 거대한 육상동물을 타보는 경험에 고민 없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동남아 코끼리 트레킹을 검색한 결과, 5,000건이 넘는 관광 상품이 나왔습니다. 이 중, 국내 유일 코끼리 공연업체인 점보빌리지도 포함되어 있지요.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공급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야생 코끼리가 사람을 등에 태우고 앞발을 들며 묘기를 부리기까지 어떤 학대가 있었는지 안다면 결코 구매할 수 없는 상품임을 이제는 우리사회가 인지해야 할 때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앞으로 코끼리 학대 관광 상품을 판매하지도, 구매하지도 않는 사회가 되도록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는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진일보가 가능할 것입니다. 동물은 인간의 오락도구가 아닌 생명 존엄의 대상임을 확산시키고, 서로 고통 없는 공존 사회가 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동물은 인간의 오락도구가 아니다!!!’

 

체험중심 동물원의 난립을 방지하고 이윤 목적으로 운영되는 체험동물원을 폐지하도록 여러분의 목소리를 모으고자 합니다. 갇힌 공간에서 가까스로 살아가는 동물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동물은 인간의 오락도구가 아니다!’ 서명에 동참에 주세요. 동물권행동 카라는 오늘도 여러분과 함께 동물복지와 동물권 증진을 위해 행동합니다!

 

 서명에 동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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