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산천어축제,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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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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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열렸던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축제는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넘기며 폐막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규모의 방문객의 즐거움을 위해 인공적으로 동원되는 산천어도 무려 100만 마리가 넘습니다.

 

인간의 유희를 위해 수급되는 이 많은 산천어들은 각각의 개체가 모두 고유의 개성과 존엄성을 가진 생명체입니다. 이미 카라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수년에 걸쳐 화천 산천어축제가 안고 있는 동물학대와 생태계 파괴 요소에 대해 꾸준히 지적하고 규탄해왔습니다.


 

생태계 파괴의 문제

 

산천어축제는 철저하게 만들어진 축제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영동 지방의 깨끗한 물에서 한정적으로 자연 서식하는 산천어는 영서 지방인 화천군에는 서식하지 않는 어종입니다. 따라서 오로지 산천어축제를 위해 화천군은 전국의 양식장에 주문을 넣고 산천어를 위탁 생산하여 축제 기간에 맞춰 들여옵니다. 얼음 낚시터 역시 인공적으로 만들어집니다. 화천천의 일정 구간에는 낚시터 조성을 위한 물막이 공사가 실시됩니다. 한달 동안 하천을 토막 내어 강바닥의 모래와 퇴적층을 긁어내 보를 쌓고 흐르는 강을 막아버립니다. 저서성 어종을 비롯하여 화천천에서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며 조성되어가던 하천 생태계는 매년 초토화됩니다.


 

산천어가 화천에서 서식하는 어종이 아닌 만큼 산천어 자체로부터 야기되는 지역 생태계 교란 및 파괴 위험성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화천군 측은 축제가 끝나면 산천어들을 모두 회수한다고 하지만 이미 춘천호 등 화천천과 이어진 인근 지역의 하천에서 적지 않은 수의 산천어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인수공통감염병 확산의 위험성

 

쫄쫄 굶은 채로 이송돼 투입된 산천어들이 축제 방문객의 낚싯대에 걸리기도 전에 이미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폐사하는 경우 또한 수도 없이 많습니다. 낚싯대에 걸려 얼음 바닥에 나뒹구는 산천어들은 극심한 질식의 고통 속에 천천히 죽어갑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산천어들이 맨손 잡기 행사장에 투입되어 사방이 막힌 풀 안에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손을 피해 필사적으로 헤엄칩니다. 맨손 잡기 행사는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산천어들을 맨손으로 잡아 옷 속에 넣고 입에 무는 등의 행위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부재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각종 세균 및 질병 감염의 위험성을 내포합니다.

 

이번 산천어축제가 시작될 무렵 카라는 화천군에 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심각한 동물학대 행위인 오로지 유희를 위한 맨손 잡기 행사와 낚시 체험 프로그램의 제외를 요청하고 산천어축제의 개선 방안에 대한 화천군의 입장을 확인하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연락에도 화천군은 축제가 끝날 때까지 공문에 대한 회신은커녕 담당 공무원과의 전화 연결은 단 한 차례도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원래라면 화천군에 존재하지도 않는 산천어의 고통과 죽음 없이도 축제는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보호하고 존중해야할 자연 환경과 생명으로 가득한 화천군의 입지는 생태계 보호와 생명 존중이라는 새로운 지역축제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시민 사회의 흐름 역시 무차별 소비가 아닌 존중과 보호라는 방향으로 점차 무르익어가는 와중입니다. 우리 사회가 생명체의 고통과 그들에 대한 학대를 즐거움으로 치환하는 피의 축제가 아닌 생명의 축제를 즐기게 될 때까지 카라는 최선을 다해 활동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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