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돌연 나타나 도로를 질주하던 타조로 전국이 떠들썩했습니다. 인근 생태체험장에서 탈출한 타조 ‘타돌이’는 1시간여 만에 포획되어 다시 생태체험장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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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대부분의 전시동물들은 전시시설에서 탈출을 하고나서야 그 존재가 부각됐습니다. 이어서 그들이 왜 탈출했는가에 주목하며 여실히 드러났던 것은 공통적으로 매우 열악했던 그들의 사육 환경이었습니다.
카라의 활동가가 직접 가본 타돌이가 탈출한 이번 생태체험장 역시 동물들에게 제공된 전반적인 환경이 열악했습니다. 생태체험장에는 타조인 타돌이뿐만 아니라 칠면조와 같은 농장동물부터 라쿤, 앵무새 등 여러 종의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여러 동물에게서 열악한 환경과 관리에서 기인한 정형행동, 자해 흔적 등이 관찰되었습니다. 다람쥐, 토끼, 라쿤 등의 포유류는 매우 비좁은 케이지 또는 뜬장에서 전시되고 있어 움직임이 제한되며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고, 동물들의 물그릇은 대부분 비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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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성남시와 경기도에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생태체험장은 현재까지 ‘동물원’으로 등록(현행 허가)된 바 없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현행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야생동물’과 축산법상 ‘가축’을 10종 또는 50개체 이상 보유 및 전시하는 경우에는 동물원으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번 생태체험장이 보유 및 전시하고 있는 동물 종은 10종을 초과했고, 개체 수 역시 50개체를 넘긴 상태였기에 허가 대상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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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으로 허가를 받는다는 것은 전시동물의 복지에 매우 중요합니다. 허가를 받음으로써 당국의 관리·감독망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기본적인 전시동물복지를 위해 보유동물의 질병관리, 안전관리, 휴·폐원 시의 관리 계획 등 동물과 관람객의 안위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적용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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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체험장으로 돌아온 타돌이는 줄곧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습니다. 탈출 당일 타돌이가 성남 시내의 차도에서 차에 치이는 모습이 시민에 의해 관찰되었단 제보가 잇따라 타돌이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생긴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동물원으로 허가받지 않아 관리·감독망에서 벗어나 있는 이곳에서 타돌이에게 적절한 검진과 치료가 이뤄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카라는 관할 지자체와 소통해 현장 방문을 통한 점검을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