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고, 헨델, 베르데, 강록, 리나, 디아나, 톨리, 볼튼, 에단, 루키, 브람스, 데인, 샤인, 누미, 루키, 니치...
카라가 여러 곳의 개농장과 개 도살장 급습 . 폐쇄를 통해 죽음의 위기에서 구조한 개들의 이름입니다.
이들은 한때 소위 ‘식용개’, 또는 누렁이, 백구, 황구로 아무렇게나 불리었지만 지금은 모두 자기만의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산책에 신나고, 장난감을 사랑하는 누가 보아도 의심의 여지 없는 반려견입니다. 물론,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그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습니다.
사람에 대한 공포, 불신, 불안을 떨쳐내는 긴 시간이 필요하였고, 병들고 다친 몸을 치료하고 회복하고 재활하는 과정도 거쳐야 했습니다. 그 후에는 사람과 지내는 방법, 다른 개들과 지내는 방법을 익히는 사회화 교육도 받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긴 여정을 인내와 용기로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이 아닌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중 실제로 가족을 만난 개들은 87마리입니다. 카라가 최근 2년간 개 도살장,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들만해도 194마리입니다. 이 중 입양된 개들 대부분이 먼 해외로 건너가 가족을 찾았고 국내에서 가족을 찾은 개는 30마리입니다. 도살장을 벗어난지 2년이 지났지만 약 200마리 중 15%에 해당하는 개들만이 국내에서 가족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국내 반려인구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나 개농장·도살장에서 구조된 소위 ‘품종’이 아닌 개들은 여전히 ‘입양 전선’에서 밀려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국내입양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을 입양하여 소위 소형 품종견 못지않게 훌륭히 반려하는 분들이 국내에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원이나 마당이 딸린 주택이 아니라도 실내에서 얼마든지 반려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외모나 종을 떠나 진정한 사랑으로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시는 분들입니다.
아톰이, 아쑬이는 이런 가족에게 입양되어 다른 개들과 마찬가지로 실내에서 가족과 함께 살을 맞대고 생활하는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마당이나 정원이 아닌, 온전한 사랑을 내어 줄 ‘가족’이었던 것입니다.
⠀
지금도 카라 더봄센터, 그리고 카라의 위탁처에는 백여 마리의 개들이 가족을 만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구조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구조의 끝은 카라 입소가 아닌 ‘입양’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평생 가족을 만나는 그날, 구조는 비로소 마무리될 것입니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긴 시간 용기를 내어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친 이 개들에게 진정한 ‘가족’이 되어주는 용기를 내어주십시오.
⠀
모든 개는 반려동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