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없는 대한민국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
대한민국의 개식용 산업을 종식하기 위한 염원 하나로 긴 시간 부단히도 뛰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개식용 문제를 사회에 알리고 뜻을 같이하는 시민들과 함께 정부의 무위에 맞서 현장을 누비며 죽을 위기에 놓인 동물들을 구조하는 일련의 활동이 끊임없이 이어진 결과 드디어 개식용 산업의 종식이 공식화되었습니다.
개식용 합법화, 저지하자!
2002년 카라는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개식용 합법화를 시도하던 정부에 대항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전신 ‘아름품’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합니다. 2002년 <개식용 합법화의 부당성> 보고서와 2005년 자원봉사조직 옐로독팀과 함께 필드조사를 바탕으로 <식용견 위생관리정책과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관련성> 자료집을 발간합니다. 더 나아가, 개식용 문제를 사회에 더욱 알리기 위해 대한민국 최초로 개식용 반대 버스 광고를 이용해 대시민 캠페인을 진행하고, 2007년 국무조정실의 '개식용 양성화 정책' 폐기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살고 싶어요. 살고 싶어요.” 대한민국 최초로 개식용 반대 캠페인을 버스 광고로 진행. 당시 큰 반향이 있었고 사회 내 논의를 이끌었다.
2004년에 진행된 한국인과 개 공모전 (카라 아카이브로 이동)
2000년대 중반부터 진행된 대대적인 복날 캠페인. 동물권행동 카라 임순례 대표(현 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 현장에 있다!
옐로독 팀과 카라의 조사 보고서 및 동물보호법 개정운동은 “동물을 목에 매달아 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명문화하여 최고 형량의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2012년 현장 조사를 기반으로 <개식용 산업 실태조사와 금지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2015년 AI 발병한 모란가축시장에 동물 전수검사를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현장에서 정보를 축적하며 정부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가운데 2016년 개식용 산업을 합법으로 호도하는 움직임을 막기 위해 <개식용 종식을 위한 법규 안내집>을 발간합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6년 경북 김천의 6,000마리 신규 개농장 설립을 저지하기 위해 주민들의 설립 반대 행정 소송을 지원하였으나 결국 기각되어 한계를 절감하고 개식용 종식의 당위성을 보다 널리 알리는 활동을 전방위로 펼칩니다. 그해 8월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를 세계 최초로 개최하며 개를 먹는 행위의 문제점과 세계적인 사양화 흐름을 알리는데 기여합니다.
2016년 8월, 세계 최초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가운데 같은 시각 육견협회 관계자들의 시위가 있었다.
2016년 12월, 성남시와 가축상인회 간 <모란시장 환경정비 MOU>가 체결됨으로써 모란시장 내 살아있는 개의 진열과 도살 중단이 공식화됩니다. 그러나 타 지역에서 도살되어 들어오는 개고기의 판매까지는 금지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2017년 4월 중 완료되었어야 할 업무협약은 이행되지 못했고, 22곳의 상설 건강원 업소 가운데 하나인 서울축산은 약속한 협약 이행을 거부하고 행정대집행이 부당하다며 성남시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에 카라는 성남시를 도와 재판에 참여하고 가열차게 대응하며 서울축산의 패소를 이끕니다. 이후 태평동 도살장에 대한 행정대집행도 진행되어 모란시장과 연계된 도살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2018년 성남시 태평동에 위치한 대형 도살장이 행정대집행으로 폐쇄되었다.
수천 마리에 달하는 개농장의 운영 유지는 바로 음식물쓰레기의 불법 급여입니다. 카라는 필드 조사를 통해 개들에게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급여한 실태를 고발하며 「폐기물관리법」 개정의 필요성을 사회에 알려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20대 국회에서 음식물쓰레기 동물급여 금지를 골자로 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됩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2018년 「가축분뇨법」이 개정되면서 가축분뇨처리시설로 신고되지 않은 불법 개농장을 행정처분으로 폐쇄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었습니다.
개농장과 도살장 현장 조사를 통해 음식물쓰레기 동물 급여의 문제를 사회에 환기시킨 노력의 결과, 20대 국회에서 동물에 음식물쓰레기 급여 금지를 골자로 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개 전기도살 행위, 유죄로 이끌다!
이 과정 가운데 중요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바로 2017년부터 4년간 이어진 <개 전기도살 사건> 소송입니다. 과거 목을 매다는 행위로 개를 도살해 온 행위가 동물학대 금지행위로 규정됨에 따라 도살자들이 전기봉을 이용해 개를 불법 살해한 만행을 대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것입니다. 2019년 역사적인 판결이 내리기까지 카라는 3만 명이 넘는 시민들의 탄원서 제출, 직무유기 검사 고발, 침묵 피켓팅, 거듭되는 기자회견 등을 진행하고, 법률 전문가와 수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 의견서를 마련해 재판부에 제출하며 유죄 판결로 이끌기 위한 노력에 온 힘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12월 19일, 서울고등법원은 ‘개 전기도살 사건’에 유죄를 선고합니다. 이 판결로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등 수시기관의 본격적인 개농장 및 도살장 적발과 고발로 이어지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
개 전기도살의 불법성, 잔인성을 입증하기 위해 카라는 법률 전문가, 수의학 전문가, 해외 전문가 등의 의견을 취합하여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하였다.
정부의 무위에 맞서 시민과 함께한 운동 – 헌법소원청구 소송과 내손으로 들어내는 불법 개농장 캠페인
개식용 종식을 향한 카라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 카라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과 함께 「축산물위생관리법」과 「식품위생법」에 따른 조처를 하지 않은 부작위로 1,018명의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환경권, 보건권을 침해하여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는 등 다층적인 활동을 통해 개식용 종식의 당위성을 끊임없이 알려왔습니다.
또한 당해 “내손으로 들어내자, 불법 개농장” 캠페인을 진행하며 개농장 정보를 파악한 시민들이 카라로 제보하여 이를 카라 아카이브에 개농장 지도로 구축합니다. 이는 향후 정부가 개농장 파악에 있어서 유용한 데이터로서 도움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개식용 산업의 죽음의 유통망: 식용개 경매장, 개농장, 도살장 조사와 추적 그리고 폐쇄
소위 식용개를 거래하는 주요 거점인 개식용 경매장과 도살장은 불가분의 관계이자 죽음의 유통망입니다. 이곳에서 견종을 가리지 않고 유실견, 유기견, 개농장 개들을 모아 보신탕 재료로 경매에 부쳐집니다. 2020년, 카라는 약 1년간 동물생산업과 개식용 산업을 타겟으로 경기도 전역을 전수조사합니다. 직접 방문 조사한 경기도 155개 개농장 중 이미 폐업했거나 폐업 전단계에 있는 개농장 비율은 45.2%로 드러났습니다. 현재 운영 중이나 폐업 의사를 밝힌 개농장 비율 또한 55%에 육박합니다. 그 다음해인 2021년 경기도가 주관하고 국회의원 30인이 공동 주최한 '경기도 개식용 및 반려동물 매매제도 개선 국회토론회'(👉영상보기)에 참석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는 개식용 종식의 당위성에 공감하며 대선 공약으로 이를 반영합니다.
2020년~2021년 4곳의 불법 도살장 폐쇄, 총 147마리 동물 전원구조
카라는 파주에 소재한 소위 식용개 경매장을 시작으로 며칠의 잠복, 추적을 통해서 구입된 개들의 이동 경로를 쫓아 불법 도살장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2020년 1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경기도 고양시의 2개소, 경기도 남양주시 1개소, 경기도 여주시 1개소 등 총 4곳의 불법 도살장을 적발하고 폐쇄하며 총 147마리의 동물을 전원 구조합니다. 현장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개뿐만 아니라 미니피그, 칠면조, 흑염소, 사향오리 등 다양한 종의 동물들 역시 모두 구조되었습니다. 2020년 12월에 적발한 고양시 설문동 도살장은 수많은 시민들의 폐쇄 민원과 카라 활동가들의 설득으로 사상 최초로 검찰의 수색영장이 발부돼 내부 진입 및 원활한 피학대 동물 구조가 가능했습니다.
20년 12월 고양시 설문동 소재 불법 번식장 폐쇄, 34마리 동물 전원 구조
21년 7월 고양시 용두동 소재 불법 도살장 폐쇄, 33마리 동물 전원 구조. 전기도살봉에 물려 쓰러져 있던 천상이를 긴급히 병원에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21년 7월 의정부시 신곡동 소재 불법 도살장 폐쇄, 31마리 동물 전원 구조
21년 8월 여주시 왕대리 소재 불법 도살장 폐쇄, 31마리 동물 전원 구조
계속되는 개농장, 불법 개 도살장의 현장 적발과 완전 폐쇄, 그리고 구조
2022년, 개 도살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파주 소재 개농장을 폐쇄하며 피학대 동물 11마리를 구조하고,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소재 개도살장의 10마리 개를 구조한 후 현행법 위반으로 고발조치 합니다. 2023년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불법 도살장을 적발하며 24마리의 생존견 전원의 소유권을 포기시키고 구조합니다. 이후 탕지, 탈모기 등 도살에 쓰인 시설과 물건들 모두 완전하게 철거합니다.
23년 6월 시흥시 소재 불법 도살장 폐쇄, 24마리 동물 전원 구조
전국 곳곳의 개농장과 불법 도살장에서 구조는 끝이 아닌 시작일 뿐입니다. 이 곳에서 구조된 동물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가정으로 입양을 보내는 과정까지의 여정을 활동가들은 함께합니다.
경매장과 도살장을 수면 위로
일련의 도살장 철폐 활동으로 죽음을 앞둔 동물의 참혹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전국 곳곳 음지에서 이루어지는 도살장 전체에 대한 적발, 철폐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2023년 카라는 동물복지국회포럼(공동대표: 박홍근, 이헌승, 한정애 국회의원)과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국민행동이 공동주최한 '개식용 종식, 현재와 미래 국회 토론회'에서 "개식용 산업의 실태와 개식용 종식 로드맵"을 발표합니다. 당해 식용개 경매장과 도살장에 대응한 수많은 활동을 기반으로 <한국 개식용 경매장・도살장 실태보고서>를 집필하여 발간하고, 이를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식약처, 국회 등에 직접 전달하며 개식용 조기 종식의 필요성과 향후 나아가야 할 로드맵을 인지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개식용 종식 운동 역사는 50년에 이릅니다. 그 과정의 반은 카라와 함께하는 시민들의 연대로 빛날 수 있었습니다. 복날 대국민집회, 국회 앞 행진, 또 여러 현장에서 함께 참여하고 목소리 높여준 시민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개들의 고통을 끊어내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모여 마침내 개식용 종식 특별법 제정이라는 역사의 한 획이 그어졌습니다.
완전한 종식을 향한 새로운 시작!
그러나 이제 시작입니다. 2027년부터 개식용 산업이 전면 금지되지만,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카라는 최단기간 실질적 종식이 이루어지도록 전열을 가다듬고 실효성있는 활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식용 산업의 피해자인 남아있는 개들을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 가열차게 노력할 것입니다. 최단기간 동물의 최소 피해를 향한 카라의 활동에 많은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