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뭇해진 입으로 아파트를 지키며 살던 '젖소'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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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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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젖소는 2014년 쯤 아파트 안으로 유입된 청소년냥이로, 기존에 살던 아파트 형아 고양이들과 잘 어울려 자리를 비교적 쉽게 잡은 아이입니다. 밥을 준 지는 6년 쯤 되었고, 2015년 5월에 TNR도 하고, 12월에는 다리절음이 있어 병원에서 가벼운 처치도 받았습니다. 봄이면 벚나무 아래, 여름이면 나무그늘 아래, 가을이면 낙엽을 방석 삼고 겨울이면 만들어준 숨숨지에서 무탈하게 살아주었어요. 오랜 시간 의지하던 애기형아가 2020년에 치료 중 갑자기 쇼크로 떠난 후로, 젖소는 남은 여왕이와 둘이서 아파트를 잘 지켜냈어요. 

그러다 올겨울 들어 사료 양이 줄어드는 게 시원찮아 살펴보니, 입이 거뭇거뭇한 것이 구내염이 시작된 걸 확인하고 연말부터 포획작업을 하였으나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오지 않던 아이라 정말 통덫 근처도 오지 않고 쫄쫄 굶기만 해서 시간이 지체되다가 오늘에야 포획하였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현재 병원으로 이동하여 진료하였고, 검사 후 발치계획을 잡을 예정입니다. 2주 넘게 굶기고 겨우 잡은 젖소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한시름 놓았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검사하면서 발견된 탈장 교정수술도 하고 회복 후, 젖소가 오랜 시간 지켜온 아파트로 돌려보낼 예정입니다. 



[최근 소식]

구조할 아이들이 몇 더 있는 참에 카라의 도움으로 조금 수월해졌습니다. 동물권에서 개인 활동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카라의 시민구조지원 정책에 또 한번 은혜 입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젖소는 계류시간을 거쳐 잘 먹고 그루밍 하는 것을 확인 후, 어제 밤 살던 아파트에 방사했습니다. 자기 영역에서 더 건강하게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네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는 젖소가 건강해보여서 다행입니다. 후다닥 달려가는 뒷모습도 귀엽고요^^ 적지 않은 나이의 젖소가 살던 곳에서 오래오래 잘 지내길 바랍니다. 젖소와 길 아이들을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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