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저녁 집 근처를 지나가던 중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습니다. 다친 건지 움직이지도 않고 주차장에서 기운 없이 울고 만 있었습니다.날씨도 추운 데다가 다가갔는데 도망치지도 않길래 곧바로 구조해서 데려왔습니다. 밝은 곳에서 보니 마르고 체구도 작은 데다가 추운 날 털까지 다 밀려있었습니다.왼쪽 앞다리가 축 늘어져 있었고, 잘 딛지도 못했습니다. 박스에 넣어주고 몸을 살펴보는데 계속해서 '야옹야옹' 울었습니다. 안쓰러운 마음에 쓰다듬어 주니 계속 골골대고 스킨십을 했습니다. 사람 손을 많이 탄 모습이었습니다.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과 캣맘들이 많아 물어보니 구조하여 신고하면 보호 센터에 들어간다고 들었습니다. 보호소에 들어간 뒤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 대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계속 신경이 쓰여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임시 보호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하루를 집에서 재우고 다음날 동물 병원에 갔습니다. 간단한 검사 결과 중성화도 되어 있는 고양이었습니다. 그런데 귀가 잘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길냥이는 아닌 거 같다고 했습니다. X-ray 사진을 보니 처참했습니다. 왼쪽 앞다리 상완골은 완전히 골절되어 있었으며, 갈비뼈도 거의 모든 갈비뼈가 부러져있었습니다. 살이 찢어지거나 멍이 없는 것으로 보아 사고를 당한 건 아닌 거 같고 떨어졌거나 던지거나 때리는 등의 충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부러진지 최소 2주로 보이는 것으로 보아 수술비 걱정에 고민하다 유기를 한 듯하였습니다.
부러진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예후가 걱정되어 외상 전문 병원을 방문해 수술을 했습니다. 5시간이라는 대 수술을 견뎌내고 의료진들의 판단 하에 예후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퇴원을 하였습니다. 사람도 5시간이라는 수술을 받으면 힘들 텐데 버텨준 고양이가 대견스럽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퇴원하고 현재는 저희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한 번 버려졌던 아이이기 때문에 정말 믿을만한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제가 입양할까 진지하게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내원하여 실밥 및 의료용 스테이플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되는데 아이가 많이 호전되어 왼쪽 앞다리도 이용하는 상황입니다. 아이를 임시 보호하는 동안 무리가 없게 고양이 용품들도 다 준비 해 놓은 상황입니다.
* 갈비뼈 모두가 부러지고 앞다리도 부러진채 이주일을 견뎠을 베베가 너무 안쓰럽고 버텨준 것이 고맙습니다. 그럼에도 사람을 믿고 포근이 안겨 잠든 모습이 같은 사람으로 참 미안합니다. 이제 베베가 행복한 꽃길만 걷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