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으로 구조된 인싸 고양이 '유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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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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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저희 부부는 동네 고양이 집사들에게 사랑 받던 길고양이 유키에게 밥을 챙겨주는 사람들 중 한 명 이었습니다. 유키는 엄마와 함께 출생 후 약 3주가 지난 여름부터 저희 집 앞 화단에 매일 놀러 왔었습니다. 비록 길냥이긴 했지만, 저희 부부와 유키의 관계는 단순히 밥을 챙겨주는 관계에서 사냥 놀이도 같이하는 등 서로 심적으로 의지하는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사건 발생 일인 11월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밥을 챙겨주기 위해 집 주변에서 유키를 불렀습니다. 보통 이름을 부르면 야옹 소리를 내면서 저희에게 달려왔는데, 그날 따라 옆 건물 지하에서 유키 소리가 들렸습니다. (해당 건물은 지하에 사무실이 위치해있는데, 높이 약 4~5미터의 벙커 형태로 사무실 출입구 부분 천장이 뚫려있는 형태입니다.) 어딘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사무실 주인께 양해를 구하고 유키를 찾았고, 항아리 뒤에 숨어있던 유키에게 다가가자, 유키는 겁에 질려 뒷다리를 질질 끌면서 구석으로 숨으려 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 우선 병원에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에 집에 있던 빈 박스를 가져와서, 병원에 갔으나 박스에 유키 복부에서 나온 피가 묻은 것을 확인하고 응급 상황으로 판단, 주변 병원 여러 군데 전화를 돌리고 당장 진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 골반과 다리 뼈가 골절 되어 있는 점은 볼 때, 교통사고 및 낙상 사고의 가능성이 있어 보이며, 후지 신경 반응이 없다고 하면서, 특히 배에 피가 차있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는 바, 먼저 입원 치료를 통해 복부에 찬 피를 빼내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응급처치를 마치고, 외과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가서 진단을 받으니 다시 걷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입원했습니다. 수술 전 희망적인 소식을 전달 받았는데, 사고로 인해 손상된 유키의 후지 신경이 조금씩 반응을 다시 보인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끝났고,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경과를 지켜보았습니다. 유키는 일시 퇴원하였으나, 대소변을 스스로 가리지 못해 흘러나오는 증상을 보였으며, 결국 어느 순간부터 대소변이 불가하고 패드에 피가 묻어 나와 다시 입원하였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여 방광 인근의 혈괴를 빼고 요 카테터를 꽂은 상태로 며칠을 더 보내며 경과를 지켜보았고, 자가에서 지켜봐도 되겠다는 판단에 다시 퇴원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현재 유키는 수술 후 후지 신경이 돌아오고 부러진 뼈도 수술이 잘 되어, 예전처럼 완전하지는 않지만 사지를 활용하여 걷는데 무리가 없는 상황으로 호전되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예상과 달리 사고 후 충격으로 배변과 소변이 어려운 상황으로 압박 배변 및 배뇨를 하며 신경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키는 저희 집에서 보호하면서 일일 3회 압박 배변 및 배뇨를 해주고 있습니다. 다행히 길에서 지낼 때도 자주 만났고, 병원에도 거의 매일 병문안을 가서 그런지, 유키가 저희 집에 적응을 잘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유키가 사고를 당하고 나서 유키의 형제인 재키가 길에 혼자 있는 게 신경 쓰이고, 유키 같은 사고를 당할까 걱정되어 재키를 집에 데려왔는데, 유키가 병원에 오래 있다 와서 그런지 아직 서로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합사 과정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재키는 사냥놀이를 좋아하여 다행히 잘 적응하였습니다)


저희는 유키의 배변 배뇨가 가능해지길 바라면서, 아이들이 앞으로 좋은 입양처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임시 보호를 할 계획입니다.


* 유키가 안정을 찾으면서  배변 배뇨도 원활해지길 바랍니다. 빠르게 발견되어 수술을 받았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재키와 입양도 함께 가면 럭키 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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