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의 교통사고로 긴급 구조된 '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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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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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반려 중인 고양이가 입원한 24시 동물 병원에 면회 가는 길이었습니다.

편도 1차로 국도였고, 앞에는 1톤 트럭이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트럭 뒷바퀴에 고양이가 밟히며 튕겨져 나왔고 급정거하였으나 고양이를 지나쳤습니다. 룸미러로 고양이가 앞발로 뒷다리를 질질 끌며 밭으로 도망치는 것을 보았고, 놀란 마음으로 차를 길 옆에 세우고 고양이를 찾았습니다. 고양이는 풀숲에서 가쁜 숨을 쉬고 조용하게 울고 있었고, 들어 올렸을 때 뒷다리가 감각이 없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흔들거렸습니다. 울면서 품에 안은 채 운전하면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도 개구 호흡을 하며 중간 중간 상체를 비틀며 버둥거렸고 바지가 축축해지는 것이 느껴져 살펴보니 똥 몇 덩어리와 피가 나고 있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가까스로 병원에 도착했고, 진료를 받으려고 하니 이름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급한 대로 '양이'라고 등록했습니다.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양이는 고통스러운지 큰소리로 야옹 거렸습니다. 엑스레이상으로 양이의 상태는 흉부, 척추, 복수는 괜찮고, 양쪽 골반의 골절과 탈구로 뒷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자세한 치료를 위해서는 CT촬영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초음파로는 방광에 출혈이 있어 보이고 항문에서 피가 나고 있는데 출혈 원인은 확인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후 치료 방향은 CT촬영으로 골반 골절 및 탈구 부위와 항문 출혈을 확인한 후 골절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장은 호흡이 안 좋고, 혈압과 빈혈 수치가 낮고, 탈수도 심해 시티촬영 및 채혈이 어려워 항생제, 지혈제, 수액 처치를 통해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했는데 수의사 선생님의 진단은 희망적으로 들렸습니다. 또한 다친 곳의 고통이 심할텐데도 만져주는 손길에 비비적거리며 골골송을 불러주고, 묵묵히 고통을 견디고 있는 모습에서 양이의 삶에 대한 의지가 느껴졌고, 양이가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 입원을 결정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양이는 식욕 및 활력이 아주 좋고, 스스로 보행 의지를 보여 향후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양이가 스스로 화장실을 가서 요도 카테터도 제거하였고, 높은 곳 만 올라가지 않게 한다면 집에서 생활하는데 문제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양이를 임시보호 하면서 좋은 가족을 만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양이는 작은 몸으로 5시간이라는 대수술을 견딘 후에도 통증이 심하고 맘대로 되지 않는 다리를 움직이며 삶에 대한 의지를 빛내고 있습니다. 고통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준 양이에 게 평생 함께 해 줄 좋은 가족을 만나게 해주고 싶습니다.